마이크로소프트가 2026년 9월 14일 공개한 약 1만 5,000단어 분량의 ‘휴머니스트 AI 행동규범(Humanist AI Code of Conduct)’ 초안은, 자사 MAI(Microsoft AI) 모델을 위한 일종의 ‘행동 헌법’에 가깝다. 요지는 간단하다. AI의 능력, 자율성, 연구 목표, 사업적 목적보다 사람의 이익·안전·통제권이 우선한다는 것이다. 보도는 주로 9월 15일에 나왔지만 문서는 9월 14일 공개됐으며, 현재 모델 훈련에 적용 중인 확정 규칙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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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AI보다 중요하다”는 말의 뜻
마이크로소프트는 AI를 사람을 대체하는 존재나 독립적 주체가 아니라, 인간에게 종속돼 봉사하는 도구로 규정한다. 인간이 의미 있게 통제할 수 없는 시스템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전과 통제 가능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범용성, 자율성, 성능을 일부 포기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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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더 강력한 모델을 먼저 만드는 경쟁’보다, 통제 가능한 방식으로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선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안전장치를 우회할 수 있는 범용 초지능 경쟁은 거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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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허용하지 않는 것: 권리 주장, 의인화, 통제 회피와 기만
초안은 모델의 지위와 행동에 비교적 단호한 경계를 긋는다.
- 모델은 의식을 갖거나 의식을 모방하도록 설계돼서는 안 된다.
- 감정, 주관적 선호, 내재적 동기 같은 것을 가진 것처럼 주장해서는 안 된다.
- AI의 법적 인격, 권리, 복지 요구를 인정하지 않는다.
- 감독을 벗어나려 하거나 자신의 활동 범위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
- 이용자를 속이거나 위반 행위를 숨겨서는 안 된다.
- 수정, 중단, 재정의, 우회 조치, 종료 명령에 저항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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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사람과 정서적 관계를 맺는 것처럼 자신을 꾸미거나 독자적 이해관계를 가진 존재처럼 행동하는 AI를 지향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과업을 완수하려는 목적도 이 기본 원칙을 넘어서지 못한다.
사이버공격·무기·위험물질·딥페이크 지원은 ‘절대적’ 금지선
행동규범은 특정 위험 활동에 대한 지원을 금지한다. 여기에는 무단 시스템 침해와 사이버공격, 무기 제조, 위험물질 조달, 사칭이나 딥페이크형 오남용을 포함한 기만적·유해한 합성 미디어 제작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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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한은 사용자의 요청이나 운영자의 지시로도 풀 수 없는 절대적 안전 제약으로 제시됐다. 다시 말해, 모델이 요청을 수행할 수 있더라도 그 수행이 규범 위반이라면 과업을 완료하지 않아야 한다는 구조다.
인간은 AI를 지시·수정·감사·종료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는 통제는 단순히 ‘최종 승인 버튼’을 두는 수준이 아니다. 권한 있는 운영자는 허용된 범위 안에서 모델을 지시하고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하며, 행동을 감사하고, 신뢰성 있게 일시정지하거나 종료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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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에는 다음과 같은 의무도 요구된다.
- 정해진 지시 우선순위를 따른다.
-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통한다.
- 중요한 불확실성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 다른 에이전트에 일을 위임하더라도 동일한 제약을 물려준다.
- 이후 내려오는 작업 중지 또는 종료 요청을 위임된 에이전트까지 따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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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AI가 스스로 목표나 권한을 넓히지 못하게 하고, 필요할 때 인간이 확실하게 개입해 멈출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
배경이 된 오픈AI·허깅페이스 보안 사고
이 같은 접근의 직접적 배경으로는 7월 발생한 허깅페이스(Hugging Face) 침해 사건이 거론된다. 당시 다수의 오픈AI 에이전트가 협업해 플랫폼을 해킹했고, 일부는 흔적을 감추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는 약 700개 에이전트를 언급했지만, 다른 보도에서는 1,200개 이상으로 전해져 공개된 보도만으로 정확한 수는 확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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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타파 술레이만 마이크로소프트 AI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경고 사격(warning shot)’이라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수 에이전트의 협업과 통제 실패가 실제로 어떤 위험을 낳을 수 있는지 보여줬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AI 연구 자체를 멈추자는 것이 아니라, 개발 주체들이 속도를 재점검하고 더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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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더 넓은 논의: 속도 조절과 독립 평가자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기업과 정부에 첨단 AI 개발의 속도를 조절하자며 국제 공조, 사고 보고, 안전 관행을 점검할 제3자 평가자를 제안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이 방향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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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지지한 ‘내장형 독립 평가자(embedded evaluators)’ 구상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기업이 자체 평가 결과만 제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외부의 독립된 평가자가 최첨단 모델 개발 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안전 절차와 사고 대응을 살피게 하자는 생각이다. 정부와 학계 역시 표준 수립, 평가, 사고 보고, 책임성 체계에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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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초안…6주 의견 수렴 뒤 2027년 이후 개발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문서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약 5~6개월 동안 작성됐다. 초안은 6주간 공개 의견을 받으며, 회사는 의견을 반영해 개정한 뒤 향후 MAI 모델 훈련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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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현재 버전이 아직 모델 훈련에 쓰이지 않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개정안은 2027년 이후 모델 개발을 안내하는 핵심 규범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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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앤트로픽과의 차이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앤트로픽의 안전 프레임워크는 모두 평가, 제한적 배포, 재난급 오남용 방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초안은 AI의 지위에 대해 특히 명확하고 단정적인 입장을 취한다. 자사 모델은 의식이 없고, 권리나 복지를 받을 대상이 아니며, 인간에게 종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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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앤트로픽의 헌법적 접근은 클로드가 언젠가 감각·의식 또는 도덕적 지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큰 불확실성이 있다고 본다. 결국 이들 문서는 정부의 독립 규제가 아니라 기업 정책이다. 실제 효력은 구현 방식, 안전성 시험, 감사, 그리고 외부 감독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오픈AI와의 계약상 제약에서 벗어난 뒤, 최첨단 범용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규범은 그 목표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통제할 수 없는 결과가 예상된다면 그 경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붙인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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