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멕시코에서 조립된 뒤 미국으로 수출되는 AI 하드웨어에 대해 북미 이외 지역에서 조달한 부품의 비중을 제한하는 원산지 규정을 멕시코 측에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상은 AI용 칩, 서버 등 관련 장비다. 워싱턴의 목표는 중국 기업을 비롯한 해외 업체가 멕시코의 조립 라인을 경유해 미국 관세나 기술안보 규제를 우회하는 경로를 차단하는 데 있다.
7
새 규정의 핵심: ‘멕시코 조립’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보도된 구상은 AI 하드웨어 생산에 들어가는 부품 가운데 북미산이 아닌 부품의 허용 비중에 상한을 두는 방식이다. 기준이 엄격해질 경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제조사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내 조달과 생산을 늘리거나,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특혜 적용을 받지 못해 해당 미국 관세 부담을 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비북미산 투입 비중을 제한하려는 정책 목적에서 예상되는 영향이다.
7
다만 아직 정확한 비율 기준, 세부 품목 목록, 검증·집행 방식, 발효일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7 따라서 모든 일반 반도체에 대한 확정 관세 규정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미국의 기존 수출통제는 특히 중국의 첨단 반도체 확보·생산 능력과 AI·고성능 컴퓨팅 활용을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4
5
왜 지금 AI 장비가 협상 쟁점이 됐나
AI 하드웨어는 멕시코의 대미 수출에서 빠르게 비중이 커진 분야다. 보도에 따르면 AI 하드웨어는 자동차를 제치고 멕시코의 최대 대미 수출 품목으로 부상했다.
7 올해 1분기 멕시코의 컴퓨터·전자장비 수출은 500억 달러로, 1년 전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13
전자제품은 최종 조립은 멕시코에서 이뤄져도 핵심 부품의 상당 부분을 아시아에서 들여오는 공급망이 가능하다. 미국이 겨냥하는 것이 바로 이 구조다. 북미 밖에서 생산한 부품을 멕시코 조립을 거쳐 미국으로 보내면서 관세를 피하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다.
7
현재 USMCA의 무관세 혜택은 협정의 품목별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 상품에 적용된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USMCA 무관세 대우를 신청하고 자격을 갖춘 상품은 미국의 무역법 122조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3
USMCA 재협상과 연결된 사안
AI 하드웨어 부품 규정 논의는 USMCA 공동검토 협상의 더 큰 틀 안에 있다. 미국과 멕시코는 이미 자동차 원산지 규정 변경을 놓고 이견을 드러낸 바 있다.
8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3차 양자 협상 라운드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났다. 멕시코의 실무 협상 상대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장관이다.
1 양국은 경제안보,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등을 포함한 현안을 논의했고,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1
8
이 과정에서 철강·알루미늄·자동차 관세도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 다만 AI 장비 규정이나 다른 관세 항목에 관해 최종 합의가 나왔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멕시코 제조업에는 어떤 의미인가
새 기준이 도입되면 멕시코 전자 제조업은 선택지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 북미 역내에서 부품을 조달하거나 생산 기반을 확충할 유인이 커지는 반면, 중국·아시아산 부품에 의존하는 기업은 비용 상승과 공급망 재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7
전환 유예기간과 현실적인 원산지 기준이 마련되면 멕시코로 향하는 ‘니어쇼어링’ 투자 흐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프로젝트 지연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확정된 결과가 아니라, 제도 설계에 따른 경제적 가능성이다.
정치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관세 우회에 더 강경하게 대응했다는 성과를 내세울 수 있다. 멕시코의 셰인바움 대통령과 에브라르드 장관은 대미 수출과 제조업 투자를 방어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종 기준과 타결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