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대립은 이제 단순한 핵 사찰 분쟁을 넘어섰다. 2026년 9월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는 핵연료 공급을 조건으로 한 미국의 제안, 군사 압박, 이란 고위 핵 당국자의 입국 불허,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안전 우려가 한꺼번에 드러났다. 핵심 쟁점은 여전히 이란의 우라늄 농축과 IAEA 사찰 접근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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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안: “농축을 영구 중단하면 외부에서 연료 공급”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은 이란이 자국 내 우라늄 농축을 영구적으로 끝낸다면, 미국이 해외 공급 핵연료 체계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전 운용에 필요한 연료는 외부에서 조달하되, 이란이 자체 농축 능력을 유지하지 않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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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단순한 협상 제안만은 아니었다. 라이트 장관은 미국이 협상 타결을 선호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어떤 방식으로든” 끝날 것이라는 취지의 경고를 내놨다. 미국은 이란에 IAEA와의 전면 협력 및 사찰단 접근 허용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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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책임자 입국 불허가 낳은 외교 마찰
이란의 핵 담당 부통령이자 이란원자력기구(AEOI) 수장인 모하마드 에슬라미는 IAEA 총회 연설 예정이었지만, 오스트리아의 입국 불허로 참석하지 못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제재 면제 허용에 반대한 미국 측 압박 뒤 내려진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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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이를 정치적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레자 나자피 이란 대사는 이 조치가 이란의 권리와 주권 평등 원칙을 침해했다고 비판했고, 테헤란은 오스트리아 대사대리를 초치했다. 핵 검증을 논의하는 국제회의에서 당사국의 최고 핵 당국자가 배제된 일은, 대화 공간 자체가 축소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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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접근과 피카스 마운틴 활동이 더한 압박
IAEA 이사회에서는 이란이 요청된 접근과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문제를 두고 압박이 이어졌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은 이란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다시 회부하는 방안도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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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IAEA는 이란의 요새화된 피카스 마운틴 부지에서 공사 활동 징후를 원격 영상으로 관측했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활동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현장에서 무엇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 정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란은 관련 의혹을 ‘언론 과장’이라고 일축하며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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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와 군사 행동을 둘러싼 상반된 책임 공방
미국의 메시지는 외교가 실패하면 이란의 핵 역량을 제거해야 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더 강경해지고 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의 군사 행동이 사찰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선의의 관여에는 열려 있으며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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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확인되는 사실은 협상과 검증이 교착 상태라는 점이다. 다만 사찰 중단과 긴장 고조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둘러싼 양측의 주장은 상충하며, 제시된 자료만으로 이를 독립적으로 판정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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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으로 번진 긴장
핵 갈등은 해상 안전 문제로도 번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파나마 선적 유조선 엘 가이아가 호르무즈 해협 남쪽의 통항 금지 구역에서 기뢰에 맞아 화재가 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중부사령부는 이를 부인하며, 이란이 앞서 미사일로 선박을 무력화한 뒤 드론으로 다시 공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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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양측의 엇갈린 설명을 보도했다. 따라서 정확한 피해 경위와 공격 주체는 여전히 다툼의 대상이다. 분명한 것은 핵 협상 교착이 빈 회의장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 핵심 해상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과 맞물리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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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IAEA 총회는 외교가 완전히 사라진 장면이라기보다, 외교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 빠르게 무너지는 장면에 가까웠다. 사찰 접근, 안전조치 이행에 대한 신뢰, 그리고 역내 군사 사건에 대한 최소한의 공동 인식이 모두 약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