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의 2026년 2분기 놀라운 수익성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을 선도해서라기보다, 표준 D램 시장의 공급 부족과 DDR5 가격 상승이 겹친 국면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결과에 가깝다. 매출 급증과 높은 가동 효율, 비용보다 훨씬 빠르게 오른 판매가격이 맞물리며 82% EBIT 마진이 가능했다. 다만 이는 중요한 이정표이지만, HBM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동등한 기술력·고객 생태계를 확보했다는 뜻은 아니다.
3
11
82% 마진의 핵심은 가격과 비용의 격차
QUICK FactSet 기반 보도에 따르면 CXMT의 4~6월 EBIT 마진은 82%였다. SK하이닉스의 76%,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70%를 웃돈 수치다.
3
11
메모리 업종에서는 단기적으로 제조비용의 상당 부분이 고정비 성격을 띤다. 이때 출하량과 판매가격이 비용 증가보다 빠르게 오르면 이른바 영업레버리지가 크게 작동한다. CXMT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73.64% 증가한 1,503억1,000만 위안이었고,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776억 위안으로 전년 비교 기간의 23억 위안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1
분석 자료에서는 같은 기간 매출원가가 70.76%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상반기 매출총이익률은 13.00%에서 84.74%로 뛰었다고 집계했다.
8 2분기 매출총이익률도 87.59%로 보고됐다.
12 즉 비용 구조가 갑자기 획기적으로 바뀌었다기보다, 가격과 물량이 비용보다 훨씬 가파르게 늘어난 분기가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DDR5가 유난히 돈이 된 이유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능력과 투자 우선순위를 HBM으로 옮겨 놓았다. HBM은 AI 가속기와 함께 쓰이는 적층형 고대역폭 메모리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대역폭을 제공한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메모리 업체들이 HBM에 집중한 것이 범용 메모리 공급을 타이트하게 만들었고, 이는 DDR5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CXMT에는 이것이 주력 표준 D램 포트폴리오를 팔 수 있는 호재가 됐다. 한 분기에 DDR5의 마진이 HBM보다 높아졌다고 해서 DDR5가 HBM보다 전략적으로 중요해졌다는 뜻은 아니다. 또 CXMT가 선단 D램 설계, 첨단 패키징, 고객 인증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섰다는 의미도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공급이 부족한 표준 D램은 가격이 급등하는 국면에서 매우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다. 반면 HBM은 AI 가속기 공급망의 핵심 부품이며, 기술 난도와 고객 검증의 장벽도 훨씬 높다. CXMT의 2분기 실적은 D램 사업의 상업적 존재감을 보여주지만, HBM 역량과 생태계 지위까지 입증하는 결과는 아니다.
실적 반전은 ‘마진’뿐 아니라 ‘규모’의 이야기
CXMT의 상반기 매출 1,503억1,000만 위안은 전년 대비 거의 10배 수준이며,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776억 위안이었다.
1
13 상반기 매출만으로도 2025년 연간 매출을 넘어섰다는 보도도 나왔다.
15
글로벌 D램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커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CXMT의 2분기 글로벌 D램 매출 점유율은 10%로 처음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회사는 세계 4위 D램 업체로 언급된다.
17
18
물론 점유율 10%가 시장 지배력을 뜻하지는 않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여전히 상위 3개 공급사다. 그럼에도 CXMT가 더 이상 중국 내수 중심의 주변 공급사로만 보기 어려운 수준에 들어섰다는 점, 그리고 중국산 메모리를 원하는 고객에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텐센트 계약과 중국 내 고객 기반
로이터는 CXMT가 텐센트와 200억 위안을 넘는 장기 메모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계약 내용을 아는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17 CXMT의 기업공개(IPO) 투자설명서에는 텐센트와 함께 알리바바 클라우드, 바이트댄스, 레노버, 샤오미가 주요 고객으로 기재됐다.
17
중국의 클라우드·기기 업체들은 CXMT에 큰 내수 수요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제공된 공개 보도에서 계약 규모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텐센트 건이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나 바이트댄스의 구매액 또는 구매 물량이 CXMT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 기업은 주요 고객으로 보되, 정량적으로 확인된 매출 견인 요인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공격적인 증설이 바꿀 수 있는 것
보도된 추정치에 따르면 CXMT의 월간 웨이퍼 생산능력은 2026년 약 30만 장 수준이며, 2028년에는 월 50만~60만 장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19
계획이 실현된다면 CXMT는 범용 D램 시장의 공급과 가격에 훨씬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웨이퍼 투입량이 곧 지속 가능한 기술 리더십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증설의 실제 가치는 공정 수준, 수율, 제품 구성, 첨단 패키징, 공급망 접근성, 고객 인증에 달려 있다. 빠른 증설은 장기적으로 시장에 공급을 늘려, 오히려 지금의 높은 수익성을 만들었던 가격 환경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CXMT의 부상은 한국 메모리의 약세 신호인가
그렇지는 않다. CXMT의 성장과 한국 메모리 업체의 호황은 동시에 가능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2026년 5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2% 증가한 877억5,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AI 투자에 따른 반도체 수요 확대로 반도체 수출은 169%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과 서버용 메모리의 수요 확대에서 수혜를 볼 수 있고, CXMT는 DDR5와 기타 표준 D램에서 공급 공백을 활용할 수 있다. CXMT의 마진 우위는 그 분기에 공급이 가장 타이트했던 제품군이 어디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장기적인 기술 우위를 한 숫자로 판정할 수는 없다.
일시적 호황이 구조적 변화가 되려면
앞으로의 관건은 CXMT가 이번 호황에서 확보한 현금흐름을 신규 팹, 공정 개발, 패키징, 고부가 메모리 프로그램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입하느냐이다. 이런 투자가 성과를 낸다면 특히 범용 D램 분야에서 기존 강자들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다만 현재 증거가 뒷받침하는 결론은 더 제한적이다. CXMT는 D램 시장의 의미 있는 ‘4번째 축’으로 부상했고, 매우 유리한 메모리 업황에서 이례적인 수익 기회를 잡았다. 2분기 EBIT 마진 82%는 실재하는 중대한 성과지만, 영구적인 고수익 체제나 HBM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대등함을 보여주는 증거는 아직 아니다.
다음 시험대는 표준 D램 공급이 회복될 때다. 가격 환경이 덜 우호적인 상황에서도 품질, 고객 채택, 투자수익률을 지킬 수 있다면 CXMT의 성장은 구조적 변화에 가까워질 것이다. 반대로 가격이 빠르게 정상화하면 2026년 2분기는 메모리 사이클에서 유난히 수익성이 높았던 한 시점으로 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