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의 핵심: 러시아와의 연속성, 프랑스와의 기술 전환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 서기장 겸 국가주석의 2026년 9월 7~12일 러시아·프랑스 순방은 두 갈래 성과를 남겼다. 러시아와는 오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했고, 프랑스와는 비교적 새로운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과학기술, 청정에너지, 교통, 우주 분야의 실행 협력으로 옮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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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한 양자 외교 일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베트남은 같은 주에 러시아와 프랑스를 차례로 방문하면서, 서로 다른 지정학적 입장에 선 주요국들과 모두 실질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후 미국, 유엔, 캐나다를 향한 외교 일정도 준비 중이었던 점은 이러한 다변화 기조를 더욱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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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에너지·산업 협력의 기반 재확인
모스크바에서 또 럼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베트남·러시아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새 시대’에 맞춰 더욱 강화하기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논의 의제에는 원자력 협력의 재활성화, 석유·가스, 에너지, 운송 및 철도 연결, 연구개발, 과학기술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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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입장에서 러시아는 전통 에너지와 석유·가스 분야, 그리고 원자력 협력 가능성에서 중요한 선택지다. 이번 방문은 특정 사업의 즉각적 완공보다, 에너지와 산업 협력을 계속 추진할 정치적 방향과 협의 틀을 다시 세운 데 의미가 있다.
파리: 과학기술·에너지·항공우주를 새 협력 축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베트남·프랑스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이행을 재확인하고, 과학기술을 에너지·항공우주와 함께 핵심 협력 축으로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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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베트남을 자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한 파트너로 본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7 베트남으로서는 프랑스를 통해 유럽의 기술, 투자, 제도적 협력망에 접근하는 통로를 넓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프랑스는 동남아시아에서 ASEAN의 중심성을 중시하는 베트남과의 협력을 통해 인도태평양 관여를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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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양국은 보건, 민방위, 지구관측 위성, 핵심광물 및 희토류, 수자원 관리, 철도 인프라, 항공, 운송에 걸친 9개 협정 또는 협력 문서를 체결했다. 에어버스, 탈레스, 알스톰 등이 참여하면서 이번 방문은 외교적 상징성뿐 아니라 상업 협력과 기술 이전의 가능성도 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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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협력: 재난 대응과 산업 고도화를 잇는 영역
또 럼 주석은 파리 국제우주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전과 회복력을 위한 우주(Space for Development and Resilience)’ 네트워크를 제안했다. 이는 위성과 지구관측 기술을 재난 대응, 기후 변화, 수자원 관리, 농업, 인프라 계획과 연결하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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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협력은 단지 상징적 첨단산업 의제가 아니다. 기후 위험과 자연재해 대응, 국토·농업 관리, 디지털 전환을 함께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라는 점에서 베트남의 장기 기술 고도화 전략과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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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전략적 함의: 선택이 아니라 분산
러시아는 기존 에너지·원자력 협력의 잠재 파트너이고, 프랑스는 에너지 전환, 전력망 및 철도 현대화, 항공우주, 민수 원자력 전문성에서 서방 측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 두 관계를 병행하는 실질적 가치는 한 국가에 의존하기보다 공급자, 기술, 자금, 전문성을 분산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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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접근은 흔히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로 설명된다. 러시아와 프랑스를 연이어 방문해 양측과 관계를 심화한 것은, 베트남이 전략적 자율성과 다자적 연계를 유지하려 한다는 신호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이 무역 불확실성 속에서 시장과 투자 원천, 전략 파트너를 넓힐 유인을 갖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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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단계와 남은 과제
로이터는 또 럼 주석이 9월 21일 시작 주간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예정된 미국 방문 뒤 캐나다 국빈방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완료된 일정이 아니라 당시 기준의 예정 사항으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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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정이 실현된다면, 러시아·유럽·북미·다자기구와 실질 관계를 병행하되 경쟁하는 강대국 진영 가운데 어느 한쪽을 공식적으로 택하지 않겠다는 베트남의 메시지는 더 선명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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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순방의 성과는 협력 틀과 정치적 방향, 협정 체결에 우선 놓여 있다. 원자력, 철도, 위성, 핵심광물 사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자금 조달, 기술 이전 조건, 제재 및 수출통제 제약을 넘고 구체적인 투자 사업으로 전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