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Inc.는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선택형 ‘28번째 체제’ 회사 제도다. 창업자가 27개 회원국의 서로 다른 회사법을 일일이 맞춰 적용하는 대신, EU 전역에서 통용되는 하나의 조화된 틀로 법인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게 하자는 구상이다. 핵심은 단순히 기존 국가별 회사 형태에 하나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빠르고 국경 간 운영이 가능하며 스타트업 투자 관행에 맞는 법인 수단이 되는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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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CEO·투자자 50명이 나섰나
인덱스 벤처스, 액셀, 발더턴, 아토미코, EQT 관계자 등을 포함한 유럽 CEO와 투자자 50명은 브뤼셀의 최종 협상 과정에서 EU Inc.의 핵심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최종 법안이 ‘27개 국가 제도 위에 또 하나의 층을 더한’ 형태가 아니라, 진정한 유럽 단일 회사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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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의 초점은 국가별 예외 조항, 느리거나 비싼 설립 절차, 불충분한 표준화, 유연한 지분 도구의 축소다. 이런 요소가 남으면 벤처투자를 받는 기업은 결국 국가별로 별도 법률 구조를 만들어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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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 핵심 조항은 다음과 같다.
- EU 전역에서 유효한 중앙 디지털 설립 경로: 완전 온라인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신속 절차에서는 48시간 이내 처리와 최대 100유로의 비용 상한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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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소 자본금 요건 폐지: 창업 초기부터 자본금을 묶어둘 필요가 없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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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에 맞는 지분·자본 구조: 복수 종류 주식, 유연한 거버넌스, 현대적 자금조달 수단, 간편한 디지털 주식 이전 및 자본 관련 절차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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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 차원의 직원 스톡옵션 체계: 주식 처분 시점까지 과세를 미루는 방안이 포함된다. 현금 보상에서 대기업과 경쟁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이 인재를 채용하는 데 중요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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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생애주기 전반의 디지털 절차: 설립뿐 아니라 도산 절차까지 디지털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EU 명칭만 붙었을 뿐 실제 행정은 국가별로 파편화되는 제도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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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라웨어 플립’과 스케일업 문제의 연결고리
EU Inc.의 정책 목표는 유럽 창업자가 더 익숙하고 벤처투자 친화적인 해외 법인 구조를 선택하기 위해 설립지나 법인 구조를 옮기는 마찰을 줄이는 데 있다. 흔히 ‘델라웨어 플립(Delaware flip)’이라 불리는 현상이다. 국경을 넘는 투자 유치, 채용, 주식 보상, 사업 확장을 유럽 안에서 더 쉽게 하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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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과제는 창업 숫자만이 아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유망 기업이 세계적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후기 단계의 자기자본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유럽 밖에서 자금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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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유럽 펀드는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책
약 50억 유로 규모의 **스케일업 유럽 펀드(Scaleup Europe Fund)**는 자본 공급 문제를 겨냥한다. 반면 EU Inc.는 회사법과 운영 절차의 문제를 겨냥한다. 이 펀드는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반도체, 로보틱스, 에너지, 우주, 바이오테크 등 전략 기술 분야의 유럽 후기 단계·성장 기업을 위한 민관 공동 투자 수단이며, EQT가 우선 운용사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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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된 미스트랄 AI 투자 사례는 이 펀드가 노리는 역할을 보여준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유럽 기업이 해외로 소유권이나 성장 자금 조달 역량을 옮기지 않고도 유럽 주도의 성장자본을 얻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만 대형 펀드만으로는 법인 설립, 주식 구조, 스톡옵션 과세, 국경 간 행정 절차의 장벽을 없앨 수 없다. EU Inc.가 해결하려는 영역이 바로 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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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가 지적하는 한계
법학 연구자들은 디지털 설립과 더 유연한 회사법 도구 자체의 가치는 대체로 인정한다. 하지만 현재 제안이 애초의 스타트업·스케일업 지원 목표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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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다.
- 대상이 지나치게 넓다: 제도가 고성장 기업에 맞춰 설계된 것이 아니라 기존 대기업 집단을 포함한 사실상 모든 기업에 열려 있다. 비판론자들은 혁신 촉진을 위한 표적형 수단이 일반 회사 제도로 바뀔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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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시간·100유로 약속은 표준 서식 사용이 전제다: 표준 정관 서식이 우선주, 복수 주식 종류, 벤처투자 계약의 주요 조건을 수용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스타트업은 맞춤형 문서를 써야 한다. 그 결과 빠르고 저렴한 경로를 이용하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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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톡옵션 제도의 조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제도 적용이 선택 사항이고 국가별 세율·분류 요소가 남아 있어, 국경을 넘는 사례에서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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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행 방식이 결정적이다: 형식상 EU 전역 제도라도 각국의 심사 관행, 서식, 세금 처리, 절차 요건이 다시 파편화를 만들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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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일정과 남은 쟁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5년 1월 ‘경쟁력 나침반(Competitiveness Compass)’에서 28번째 체제 도입 방침을 밝힌 뒤, 2026년 3월 18일 EU Inc. 제안을 공식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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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은 유럽의회와 EU 이사회 간 합의가 필요하다. 2026년 입법 절차 말미에 예상되는 유럽의회 표결은 중앙 EU 인터페이스, 신속·저비용 설립, 유연한 자본 규칙, 실효성 있는 직원 지분 보상 체계를 유지할지, 아니면 국가별 제도에 실질적으로 매력 없는 선택지를 하나 더하는 수정안을 받아들일지를 가를 전망이다. 다만 제공된 근거만으로는 최종 표결의 정확한 날짜를 확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