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율 500%’라는 숫자는 실제로 1년 내내 500%를 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하이퍼리퀴드 원유 무기한계약에서 특정 시점의 시간당 펀딩비가 매우 높았고, 이를 연간 8,760시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서 나온 수치다. 펀딩비는 매시간 바뀔 수 있으므로, 이는 확정 비용 예측이 아니라 현재 부담 수준을 보여주는 환산 지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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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숏이 롱에게 돈을 냈나
무기한계약(퍼페추얼)은 일반 선물처럼 만기일이 없다. 대신 계약 가격이 오라클(참조) 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롱과 숏 사이에 펀딩비를 주고받는 구조를 쓴다.
하이퍼리퀴드는 펀딩률을 8시간 기준으로 계산하지만, 계산된 금액의 8분의 1을 매시간 정산한다. 무기한계약 가격이 오라클 가격보다 낮게 거래되면 펀딩이 음수가 될 수 있으며, 이때는 숏이 롱에게 펀딩비를 지급한다. 이번 원유 시장에서는 음의 시간당 펀딩이 나타났는데, 이는 숏 포지션이 한쪽으로 과도하게 몰렸음을 뜻한다. 롱은 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 노출뿐 아니라 펀딩 수익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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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매우 높은 시간당 지급률에 연간 시간 수를 곱하면 눈에 띄는 연율 수치가 나온다. 그러나 매시간 정산 때마다 펀딩률은 달라질 수 있다. 연율 수치는 장기 전망치가 아니다.
최대 20배 레버리지가 위험을 키우는 방식
브렌트유와 WTI 무기한계약은 최대 20배 레버리지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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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단순화하면 수수료와 유지증거금 요건을 제외하고, 증거금 1달러로 약 20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보유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펀딩이 예치한 증거금이 아니라 포지션 명목금액을 기준으로 부과된다는 점이다. 원유 숏에는 다음 위험이 동시에 작용한다.
- 반복되는 펀딩 차감: 음의 펀딩이 이어지면 포지션을 유지하는 매시간 증거금이 줄어든다.
- 방향성 손실: 유가가 오르면 숏 포지션의 손실도 커져 증거금이 추가로 감소한다.
- 청산 위험: 펀딩 부담과 가격 손실이 겹치면, 유가 하락 전망이 맞더라도 그 전에 강제 청산될 수 있다.
결국 레버리지 무기한계약에서는 연율 펀딩 숫자만 볼 일이 아니다. 가격 변동, 펀딩, 거래 수수료, 증거금 요건이 계속 맞물린다.
유가를 100달러 위로 끌어올린 중동 긴장
로이터에 따르면 9월 9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1.21달러에 마감했고, 미국 WTI는 96.05달러에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의 유조선 타격이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해상 공격으로 번지면서 중동 에너지 공급 차질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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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는 올해 앞서 배럴당 126달러까지 올랐지만, 100달러를 다시 넘었을 당시에는 그 고점 아래에 있었다. 제공된 보도는 분쟁이 촉발한 큰 폭의 유가 상승을 뒷받침하지만, 유가가 연초 대비 ‘약 75%’ 올랐다는 단정은 지지하지 않는다. 해당 상승률은 어떤 기준 유종과 시작 시점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실물 생산량이 영구적으로 줄지 않았더라도 해상 운송 차질은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운송 지연과 위험 증가, 향후 공급 흐름에 대한 불안이 커지기 때문이다. 석유 시설 위협은 실제 생산 감소라는 별도의 위험을 더한다. 반면 선물 만기가 돌아올 때 계약을 다음 만기로 교체하는 롤오버는 계약 간 가격 차이와 베이시스를 통해 수익률이나 지표 가격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실물 공급 부족을 만들지는 않는다.
주식·물가·국채금리로 번진 충격
유가 100달러 돌파의 여파는 원유 시장에 그치지 않았다. 로이터는 유가 급등과 미 국채금리 상승, 에너지 가격발 인플레이션 우려, 중동 분쟁 확산 가능성에 대한 경계 속에 미국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증시도 브렌트유가 100달러에 접근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권에서는 에너지 비용 상승이 물가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달 초에는 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채권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약 4.8%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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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를 ‘유가 상승=주가 하락, 금리 상승’이라는 일방적 공식으로 볼 수는 없다. 유가는 기대인플레이션, 기업 비용, 소비 여력, 중앙은행 정책 위험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며 시장은 이 요소들을 함께 재평가한다.
ICE와 CME가 문제를 제기한 이유
ICE와 CME는 미국 당국에 하이퍼리퀴드의 원유 거래를 제한해 달라고 촉구했다. 두 거래소는 익명성이 있는 해외 플랫폼이 조작에 취약할 수 있고, 내부자나 국가 행위자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거나 제재를 우회하는 데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거래가 충분히 커져 영향력이 생길 경우 세계적으로 중요한 원유 가격 지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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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기존 거래소들이 제기한 시장 구조 및 규제상 우려이지, 하이퍼리퀴드가 이미 글로벌 원유 가격을 왜곡했다는 증거는 아니다. 하이퍼리퀴드의 정책 조직은 이런 주장을 반박하며 공개된 거래 설계가 조작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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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자가 확인할 점
원유 무기한계약은 브렌트유와 WTI에 24시간 현금결제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하지만,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암호화폐 시장 특유의 레버리지와 펀딩 구조가 더해진 상품이다. 포지션을 잡기 전에는 현재의 시간당 펀딩률, 화면에 표시되는 8시간 기준 수치, 그리고 연율 환산값을 구분해야 한다. 동시에 불리한 유가 움직임과 반복되는 펀딩 지급을 모두 버틸 증거금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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