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2026년 말까지 국방비를 충당하려면 270억 달러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고 밝힌 배경은 단일 비용 항목 하나가 갑자기 발견됐기 때문이라기보다, 하반기에 쓰도록 배정된 돈을 상반기에 긴급 집행한 데 따른 현금흐름 공백과 계속 상승하는 전쟁비용이 겹친 결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8월 말 키이우에서 유럽 파트너들에게 이 문제를 제기했고, 요청 규모와 시점은 유럽 측을 놀라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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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분은 어떻게 생겼나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국방부는 드론 생산과 기타 긴급 수요를 위해 원래 2026년 하반기에 집행할 예산 일부를 상반기에 사용했다. 연말로 갈수록 쓸 재원을 미리 당겨 쓴 만큼, 예산 집행 후반부에 큰 자금 공백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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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자체의 비용도 더 빠르게 늘었다. 우크라이나 의회 예산위원회는 2026년 첫 8개월 국방지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초에는 약 75억 달러 수준의 부족이 예상됐지만, 실제 격차는 훨씬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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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추가 소요는 무기와 기타 조달, 군 장병 급여, 전사 장병 유가족 지급금 등과 관련된다. 장비를 확보하기 위한 선지급금 역시 국방예산을 압박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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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270억 달러 전체에 대한 항목별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무기 구매, 급여, 유가족 지원, 선지급 조달, 세수 감소, 행정·집행 문제 등이 각각 얼마를 차지했는지를 공개 자료만으로 비율화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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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돈이 사라진 것’보다 ‘먼저 써버린 것’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예산 집행 시점 문제가 있다. 뒤에 쓸 돈을 먼저 썼다는 뜻이다. 그러나 부족 규모가 커진 것은 전쟁의 구조적 비용 상승도 반영한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조기 대출 집행을 요청하면서, 파트너들에게 전쟁 수행 계획을 더 명확히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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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산업시설·수출 인프라 공격은 생산과 수출, 정부 세입을 약화시켜 국가 재정 전반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현 단계 보도만으로 이 경제적 타격이 270억 달러 국방예산 공백 가운데 정확히 얼마를 만들었는지는 산정할 수 없다. 확인되는 것은 광범위한 재정 압박이지, 원인별 달러 단위 배분은 아니다.
전임 국방장관 미하일로 페도로우나 특정 관리가 부족분의 어느 정도를 초래했다는 주장도 신중히 볼 필요가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논란이 된 지출 결정 일부를 페도로우 재임기와 연결했지만, 제공된 보도 범위에서 그에게 공백의 일정 부분에 대한 개인적 책임을 배정한 완료된 공개 감사 결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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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더 상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이유
유럽 당국자들은 요청의 큰 규모와 늦은 공개 시점 모두에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묻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추가 자금이 필요한지 여부만이 아니다. 지출 필요성에 대한 신뢰할 만한 설명과 지속 가능한 군사 계획이 뒷받침되는지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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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이미 2026년과 2027년을 위해 총 900억 유로 대출을 합의했으며, 해마다 450억 유로씩 배정할 계획이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의 2026년 예산 자체가 약 1조9,000억 흐리우냐, 약 430억 달러의 적자를 예상했으며, 분석가들은 전쟁비용 추정이 낮게 잡혔다고 봤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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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장기 지원 약속과 당장의 국방 현금 위기가 서로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2년짜리 금융지원 약정이 있더라도, 필요한 달에 즉시 현금이 들어온다는 뜻은 아니다.
EU 자금을 앞당기면 2026년은 버티지만, 2027년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키이우가 제시한 단기 해법은 2027년 배정분으로 예정된 EU 자금 일부를 2026년에 앞당겨 받는 것이다. 그러나 8월 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공개적으로 지급 일정 가속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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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지급은 2026년의 유동성 압박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새 돈을 만드는 해법은 아니다. 앞당겨 받은 액수가 신규 지원·차입 또는 다른 재원으로 보충되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는 2027년에 이미 약속된 지원금이 줄어든 상태에서 출발하게 된다.
세르히 마르첸코 재무장관은 전쟁이 계속된다는 전제 아래 2027년의 잠정 미충당 대외자금 수요를 326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군사비, 세입 흐름, 향후 지원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추정치다. 다만 2027년 몫을 대체 재원 없이 2026년으로 당기면, 내년의 자금 조달 과제는 완화되기보다 더 무거워진다.
동결 러시아 자산 활용론이 다시 부상한 배경
자금 압박이 커지면서 유럽에 동결된 러시아 국유자산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요구도 되살아났다. 폴란드·스페인·네덜란드·스웨덴은 EU에 이 논의를 재개하라고 요청하며 900억 유로 대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EU에는 약 2,100억 유로 규모의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이 동결돼 있으며, 대부분은 벨기에 브뤼셀의 금융결제기관 유로클리어에 보관돼 있다. 벨기에는 자산 원금을 활용하는 데 반대해 왔다. 그 결과 EU 정상들은 당시 러시아 자산 활용안이 주로 벨기에의 반대로 실행되기 어렵다고 판단하자, 900억 유로 공동 차입 방식의 대출을 택했다.
결국 우크라이나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세 갈래다. 새로운 자금을 확보하거나, 기존 EU 지원의 지급 시점을 바꾸거나, 러시아 자산에서 더 큰 가치를 동원할 정치적·법적 해법을 찾는 것이다. 2027년 자금을 2026년으로 앞당기는 방식은 당장의 공백을 잇는 다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비용이 계속 오르는 전쟁에 대한 완전한 해답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