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A 2025의 메시지는 ‘학교에서 생성형 AI를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단순한 찬반 결론이 아니다. 핵심은 학생이 AI를 어떤 방식으로 쓰는가다. 91개 국가·경제권의 15세 학생 76만여 명을 조사한 결과, 학생 스스로 해야 할 읽기·조사·글쓰기 과정을 대신하게 하는 방식으로 챗봇을 자주 사용한 집단은 과학 성취도가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다만 이 비교는 관찰 자료에 기반하므로, AI 사용 자체가 점수 격차를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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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수치: 과학 점수 28점 차이
글쓰기 과제의 초안을 만들 때 AI를 ‘전혀 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의 PISA 과학 평균 점수는 509점이었다. 반면 이를 ‘매일 또는 거의 매일’ 사용한다고 답한 학생은 481점으로, 사회경제적 배경을 보정한 뒤에도 28점 차이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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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제에 대한 사전 조사나 읽기 과제 요약에 AI를 쓴 경우에도 비슷한 패턴이 보고됐다. 이런 과업별 사용에서 점수 차이는 평균 약 20점이었으며, 읽기 요약을 자주 하는 경우의 격차는 30점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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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챗봇이 특정 학생의 점수를 반드시 떨어뜨렸다는 뜻은 아니다. AI를 더 자주 찾는 학생들은 기존 학업 수준, 학습 동기, 가정환경, 교사의 지원, 맡은 과제의 성격 등에서도 다를 수 있다. 자료가 뒷받침하는 결론은 더 제한적이다. 학습 과정을 대체하는 고빈도 AI 사용과 낮은 과학 성취가 PISA 자료에서 함께 나타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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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AI는 학생들의 일상 도구가 됐다
학교 과제에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은 14%뿐이었다. 즉, 86%는 적어도 가끔은 AI를 사용한 셈이다. 미사용 비율은 교육체계별로 크게 달랐는데, 일본은 약 10명 중 4명 수준인 반면 베트남은 약 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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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학교가 마주한 질문은 학생들이 챗봇을 접할지 여부가 아니다. 수업과 과제에서 읽기, 추론, 출처 평가, 자기 문장으로 쓰기를 놓치지 않도록 어떤 기준을 세울지의 문제다.
사용 빈도보다 ‘목적’이 갈랐다
보고된 관계는 단순한 ‘AI는 나쁘다’가 아니었다. 학습을 돕는 목적으로 AI를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사용하는 중간 수준의 활용은,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매일 사용하는 경우보다 더 나은 성과와 연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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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챗봇에게 자신의 설명에 대한 피드백을 받거나, 다른 예시를 요청하거나, 이해도를 점검할 질문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일은 학습을 보조하는 활용에 가깝다. 반면 읽기 자료의 요약, 조사 메모, 과제 초안을 받아 학생이 직접 읽고 검토하지 않는다면, 이는 사고 과정을 건너뛰는 사용이 될 수 있다.
이번 결과는 모든 AI 사용이 학습에 해롭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읽고, 초안을 쓰고, 근거를 확인하는 인지적 노력을 우회하는 방식은 PISA가 측정하는 역량과 맞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용법’보다 ‘검증법’을 가르쳐야 한다
교육의 역할도 중요하게 나타났다. AI를 자주 쓰는 학생 가운데 AI가 생성한 정보를 평가하는 방법을 배운 학생은, 그런 교육을 받지 않은 또래보다 약 13점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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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유용한 원칙은 AI를 ‘목발’이 아니라 발판으로 쓰게 하는 것이다. 교사의 안내 아래 다음과 같은 과정을 요구할 수 있다.
- AI 답변 속 근거 없는 주장이나 오류를 찾아내기
- 답변을 수업 자료·지정 출처와 대조하기
- 최종 답에 이른 자신의 추론을 설명하기
- AI 초안을 자기 언어로 고쳐 쓰고 수정 이유 밝히기
- AI가 기여한 부분과 학생이 바꾼 부분을 기록하기
이런 방식은 매끈한 결과물을 제출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학습을 만드는 사고 과정에 학생이 책임지게 한다.
더 큰 학업 성취 하락 속에서 읽어야 할 결과
AI 관련 결과는 OECD 국가 전반의 성취도 하락이라는 더 큰 흐름 속에서 나왔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OECD 평균 읽기 점수는 28점, 수학 점수는 22점 떨어졌고, 과학은 7점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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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기 추세를 생성형 AI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점수 하락은 챗봇이 널리 보급되기 전부터 시작됐으며, 결과 발표를 다룬 보도는 학습 몰입 저하, 독서 약화, 디지털 환경에서의 주의 분산 등 더 폭넓은 요인을 함께 지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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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가져갈 결론
PISA 2025는 학생의 모든 AI 사용을 금지하라는 근거라기보다, 증거에 기반해 신중하게 설계하라는 신호에 가깝다. 학교는 학습을 지원하는 AI와 학습을 대신하는 AI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읽기, 조사, 글쓰기가 핵심인 고부담 과제에서는 학생이 기초 작업을 직접 책임져야 한다. AI 사용을 허용한다면 출처 검증, 풀이·추론 설명, 자기 언어로의 수정 과정을 과제 설계에 넣는 편이 바람직하다. 요지는 명확하다. 챗봇의 교육적 가치는 교실에 존재하느냐가 아니라, 학생을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느냐, 아니면 생각을 피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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