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시장은 9월 8일, 중동발 에너지 공급 불안과 일부 시장의 반등이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걸프 지역의 에너지 운송 차질 우려가 커졌고, 유가와 채권 수익률은 상승했다. 엔화 강세는 일본 수출주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역 증시의 지수 움직임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자산시장 전반에서는 위험 회피 성향이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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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증시, 일제 하락 아닌 ‘선별적 혼조’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약 0.2% 내렸다. 일본과 호주 증시는 약세였지만, 한국 코스피는 1.13% 오르며 지역 흐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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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는 특히 방향성이 제한적이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닛케이225는 장중 상승과 하락을 오간 뒤 0.2% 상승 마감했다. 같은 날 엔화는 2월 이후 가장 강한 수준까지 올랐다.
1 다른 시장 집계에서는 닛케이225가 사실상 보합권의 소폭 하락을 기록했고, 토픽스는 0.46% 내렸다.
7 표면적인 지역 지수보다 투자자들의 확신이 약했다는 뜻이다.
원유 수입 비중이 큰 경제권에는 유가 상승이 더 민감한 문제다.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물가로 전가되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압박할 수 있고, 중앙은행이 빠르게 통화완화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도 낮아질 수 있다.
브렌트유 장중 98달러 돌파…시선은 호르무즈 해협으로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배럴당 98달러를 웃돌았고, 100달러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관리하기 위한 이란·오만 간 협의 가능성과, 지역 에너지 공급에 대한 지속적인 위험을 함께 저울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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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단순히 유가 수준만이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다. 로이터는 확대된 미국·이란 충돌이 이미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통한 걸프 지역 수출에 차질을 빚게 했으며, 추가 확전 위험이 유가에 공급 불안 프리미엄을 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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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해협 운항에 관한 신뢰할 만한 합의가 진전되면 유가의 위험 프리미엄은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새로운 위협이나 공격이 이어지면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달러 약세 속 엔화가 강해진 이유
엔화는 달러당 153.51엔까지 상승하며 2월 18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질 때 엔화 강세는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움직임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번 움직임에는 일본 통화정책 전망의 변화도 작용했다.
일본은행(BOJ)은 2026회계연도 하반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져 2%를 웃도는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일본의 금리 경로를 다시 평가하게 하는 배경이 될 수 있으며, 낮은 금리의 엔화로 자금을 조달해 다른 자산에 투자하던 거래가 청산되면 엔화 강세가 더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주식시장에는 엔화 강세가 반갑지만은 않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엔화로 환산할 때 규모가 줄어들 수 있어 수출기업의 실적 기대에 부담이 된다. 엔화가 올랐는데도 일본 증시가 부진했던 배경이다.
구리 사상 최고가, 수요 회복보다 ‘관세·재고’ 영향
LME의 기준물인 3개월물 구리는 톤당 1만4,533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직접적인 배경은 정련 구리에 대한 미국 관세가 더 폭넓게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내 가격이 높아지자 거래업자들은 정련 구리 관세가 도입될 가능성에 대비해 금속을 미국 COMEX 창고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다른 지역의 재고가 줄면서, 당초 공급 과잉이 예상됐던 시장이 실제로는 훨씬 타이트하게 보이게 됐다.
이는 구리 가격 상승을 전 세계 산업 수요가 일제히 강해졌다는 신호로 단정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재고가 미국으로 이동하고 지역별 가용 물량이 줄어든, 관세 전망과 재고 위치 변화의 영향이 컸다.
시장이 주목할 다음 변수
이날 거래는 전면적인 약세장이라기보다 취약한 균형에 가까웠다. 코스피의 상승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일괄적으로 회피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그러나 높은 유가, 지정학적 불확실성, 강한 엔화가 위험 선호를 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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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변수는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이다. 운항 차질 위험이 완화되면 유가와 인플레이션 기대의 압력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긴장이 더 고조되면 시장은 더 오래가는 에너지 충격을 반영해야 하며, 아시아 주식·통화·원자재 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