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 반도체 관세 구상은 한국·일본·대만에 공통된 압박을 가한다. 그러나 대응 논리는 다르다. 한국과 일본은 이미 체결한 국가 단위의 무역·투자 합의가 보호막이 돼야 한다고 보고, 대만은 대미 무역 합의와 TSMC의 대규모 현지 생산 확대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핵심 변수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시사한 기준이다. 관세 감면이나 면제가 국가의 합의 내용이 아니라 개별 기업의 미국 내 공장 건설 및 생산 약속에 따라 결정된다면, 국가 간에 협상한 보호 조항이 기업별 허가·쿼터 체계로 사실상 재편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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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검토되고 있나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 반도체를 겨냥한 관세를 준비하고 있다. 대상은 반도체 자체에 그치지 않고 서버, 노트북, 게임 콘솔처럼 반도체가 들어간 제품까지 넓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내 제조시설 건설을 약속한 기업에는 관세를 줄이거나 면제하고, 미국 생산이 없는 기업에는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 내 투자·생산 규모에 비례해 무관세 수입 물량을 배정하는 쿼터 방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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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구체적인 관세율과 대상 품목, 쿼터 산식, 시행 시점, 법적 근거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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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리하지 않은 대우’ 약속이 관건
한국 정부는 추가 반도체 투자 가능성을 미국과 논의하면서도, 한국산 반도체가 경쟁국 제품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한 양국 간 약속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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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우려하는 지점은 비교 기준의 변화다. 국가별 합의가 기준이면 한국은 대만 등 경쟁국과의 형평성을 요구할 수 있다. 반면 기업별 미국 생산능력과 공장 건설 일정이 기준이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투자 확대 속도가 빠른 TSMC보다 불리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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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텍사스 중부 반도체 생태계에 37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고, 최대 47억4,500만 달러의 CHIPS 지원금도 잠정 배정받았다.
7 SK하이닉스도 미국에서 첨단 패키징과 AI 제품 관련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관세 논의가 본격화된 국면에서 두 기업 모두 TSMC의 확대된 미국 팹 건설 계획에 맞먹는 새로운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 약속을 내놓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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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미 투자 패키지에는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는 특정 기업의 반도체 공장 생산능력과 직접 연동되는 정량 기준과는 성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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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5,500억 달러 투자 프레임워크의 효력을 요구
일본은 2025년 7월 체결된 미·일 전략적 무역·투자 프레임워크를 근거로 대응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 전략 산업에 최대 5,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그 대가로 대부분의 일본산 수입품에 적용되는 일반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합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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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관심사는 향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반도체 조치가 이 합의의 관세 대우를 보존할지다. 일본으로서는 기존에 합의한 예측 가능한 관세 조건 위에, 기업별 투자 여부에 따라 한도가 없는 별도 반도체 부담이 얹히는 상황을 피하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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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TSMC: 미국 생산 확대가 가장 분명한 카드
대만은 반도체 중심의 대미 무역 합의를 통해 관세 완화와 미국 기술 생산 투자 약속을 연계해 왔다.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는 대만 반도체 기업은 반도체와 관련 장비·제품 수입에서 낮은 관세 또는 일부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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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준에 가장 잘 들어맞는 기업은 TSMC다. TSMC는 애리조나 신규 팹,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 역량을 포함해 미국에 최대 1,6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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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업별 면제는 파장이 큰가
한국이 확보한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 같은 국가 단위 약속은 형식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일본 공급업체가 각자의 미국 공장 건설 일정, 생산능력, 제품 구성, 투자 규모에 따라 서로 다른 면제나 수입 쿼터를 받을 수 있다.
그 경우 협상의 중심은 국가 간 조약이나 프레임워크에서 미국 정부의 기업별 판단으로 이동한다. 각국이 광범위한 투자, 시장 접근, 정부 조달 등의 양보를 제공한 대가로 얻으려 했던 예측 가능성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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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국은 추가 투자 협상과 기존의 동등 대우 원칙을 병행하고, 일본은 5,500억 달러 프레임워크의 적용을 요구하며, 대만과 TSMC는 미국 내 생산 확대를 가장 직접적인 대응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세 나라 모두 실제 관세율과 적용 범위, 내장 반도체 제품 포함 여부, 투자 실적 산정 방식, 양자 합의가 면제를 보장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답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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