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캐나다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대응은 세 갈래로 정리된다. 캐나다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협상안을 거부하고, 미국의 신규 관세에는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로 맞서며, 국내 제조업과 수출시장 다변화로 최대 교역 상대국인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카니 정부가 내세운 목표는 관세 자체가 아니다. 캐나다 기업 대다수의 미국 시장 무관세 접근을 지키고, 양국 교역 관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며, 자동차·철강 등 전략 산업에 부과된 미국 관세를 크게 낮추고,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시에 다른 나라와 협정을 맺을 수 있는 정책 자율성과 주권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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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재개의 조건: “미국이 진지해져야 한다”
카니 총리는 8월 21일 미국 측의 막판 요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며 협상을 중단했다. 이후에도 미국이 강경한 태도를 연출하는 데서 벗어나 “진지하게” 협상에 임해야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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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경을 넘나드는 공급망 비중이 큰 자동차 산업이 쟁점이다. 카니 총리는 제시된 조건이 고도로 통합된 자동차 산업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캐나다 정부 역시 핵심 전략 산업에 대한 미국 관세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것을 공식 협상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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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막판 미국의 요구는 캐나다의 문화 정책, 자동차 산업, 주권, 그리고 제3국과의 무역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권한까지 건드렸다는 것이 캐나다 측 설명이다. 카니는 이를 미국의 ‘힘겨루기’로 규정하며, 미국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내놓는 것은 너무 적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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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규모와 일정: 9월 8일 캐나다의 맞대응 예고
협상 결렬 뒤 미국은 광범위한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새 조치는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 수출품에 적용되며, 철강·알루미늄·자동차·목재 등 기존에 관세 영향을 받던 분야와 별개로 추가된 것이다.
캐나다는 이에 상응해 약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달러 대 달러 방식의 보복 관세를 9월 8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에는 철강, 유제품, 가전제품, 농기계, 펄프·종이, 전자제품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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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일괄 관세를 매기는 방식이 아니라, 특정 품목을 겨냥한 대응이다. 다만 카니도 이 조치가 캐나다 소비자의 비용을 높이고 선택지를 줄이며, 분쟁에 직접 책임이 없는 미국 기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인정했다.
미국 정치권을 겨냥한 압박 효과
관세 대상 품목은 경제적 계산만이 아니라 정치적 의미도 갖는다. 캐나다는 미국 26개 주의 최대 수출 고객이고, 45개 주에서는 상위 3대 수출 고객에 든다. 메인·미시간·위스콘신처럼 캐나다와 상업적 연결이 깊은 주들이 오타와에 협상 지렛대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캐나다 정부는 보복 관세의 목적을 2026년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정부는 조치가 “비례적이고, 표적화됐으며, 전략적”이라고 설명했고, 보도와 분석에서는 접경 지역 및 경합주의 산업과 선거전에 미칠 수 있는 부담이 주목받았다.
즉 맞불 관세는 경제 피해에 대응하는 수단인 동시에, 통상 갈등을 지속하는 데 따르는 미국 내 정치적 비용을 높이는 협상 신호이기도 하다.
‘캐나다에서 만들기’: VIA Rail 객차 계약
카니 정부는 통상 분쟁 대응을 ‘캐나다에서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생산하는’ 산업정책과 연결하고 있다. 9월 3일 오타와는 알스톰 캐나다에 VIA Rail 여객객차 313량의 구매·정비를 맡기는 데 47억 캐나다달러 이상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생산은 온타리오주 선더베이와 퀘벡주 라포카티에르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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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따르면 VIA Rail 객차가 전량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것은 약 40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에서 조달하던 객차 생산을 국내로 돌리는 이 계약은, 국경 간 교역 환경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정부 조달을 국내 생산 기반 강화에 활용하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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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해법: 수출 다변화와 투자 유치
카니의 더 큰 목표는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캐나다 경제가 과도하게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협상 중단 뒤 국내 경제 기반을 강화하고 해외 교역 관계를 다변화하는 것이 새 진로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캐나다 정부는 9월 14~15일 토론토에서 캐나다 투자 서밋을 열 예정이다. 정부는 이 행사를 통해 향후 5년간 캐나다 내 총 1조 캐나다달러의 투자를 촉진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수출 다변화도 공식 정책 목표다. 캐나다의 무역 다변화 전략은 2035년까지 미국 이외 시장으로의 수출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기간에 미국 시장의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국가와 자유롭게 무역 관계를 구축할 권한을 카니 정부가 핵심 협상 의제로 보는 배경이다.
앞으로 볼 지점
당장의 관건은 캐나다가 예고대로 9월 8일 보복 관세를 시행할지, 그리고 양측 중 어느 쪽이 협상 태도를 바꿀지다. 오타와의 기준에 따르면 지속 가능한 합의는 단순히 이번 관세 위협을 유예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캐나다 기업에 더 큰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고 전략 산업에 의미 있는 대우를 보장하면서도, 캐나다의 주권과 무역 다변화 여지를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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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카니의 입장은 분명하다. 캐나다는 표적화한 보복 관세의 비용을 감수하되, 정부 조달·투자 유치·새로운 대외 교역 관계를 통해 장기 협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