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도이체텔레콤 지분 취득은, 이미 난항 조짐을 보인 T모바일 US 완전합병 구상을 더 선명한 자본배분 논쟁으로 바꿔 놓았다. 핵심은 단순하다. 이미 지배력을 가진 미국 자회사에 막대한 자금을 들여 잔여 지분까지 사들일지, 아니면 그 자금을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쓸지다.
엘리엇은 후자를 요구하고 있다. 이 행동주의 투자자의 지분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고, 회사에 공식적으로 어떤 요구를 전달했는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분 보유 자체가 ‘합병 대신 주주환원’이라는 논리에 조직적이고 영향력 있는 주주 목소리를 더했다는 점에서 압박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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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완전합병의 부담이 더 커졌나
도이체텔레콤은 T모바일 US 지분 약 53~54%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논의됐던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완전 결합은 미국 사업의 경영권을 새로 얻기 위한 거래라기보다, 남은 소수주주 지분을 인수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 구상은 발표된 정식 거래가 아니라 초기 단계의 탐색적 논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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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경영진은 상당한 인수가격 프리미엄, 자금 조달 방식, 거래 실행 위험이 정당화될 만큼의 추가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엘리엇의 주장은 도이체텔레콤이 현재의 지배지분만으로도 T모바일 US의 현금창출력과 성장 잠재력에 계속 참여할 수 있다는 데 기반한다. 굳이 잔여 지분을 비싼 값에 사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특히 T모바일 US 경영진과 일부 기관 소수주주가 거래에 반대했다는 보도, 그리고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관련 조건 가능성은 엘리엇의 논리를 강화한다. 다만 이는 보도에 근거한 내용이며, 실제 거래 조건이나 미국 내 투자 유지 의무의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합병 논의가 현재도 진행 중인지 역시 공개 정보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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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은 ‘더 즉각적이고 낮은 위험’이라는 대안
엘리엇은 완전합병을 중단하고 더 큰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대안을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남은 주주의 지분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주주환원 수단이다. 도이체텔레콤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보는 투자자에게는, 대형 인수보다 즉각적이고 실행 위험이 낮은 선택지로 제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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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숫자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도이체텔레콤은 8월 2026년 자사주 매입 계획에 최대 30억 유로를 추가했지만, 이는 독립된 30억 유로 프로그램이 아니다. 연초부터 진행된 최대 20억 유로 규모 프로그램에 더한 것으로, 2026년 총 승인 한도는 최대 50억 유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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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이 거래를 막을 수 있나
엘리엇이 단독으로 경영진의 전략을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지분을 보유한 채 공개적으로 다른 자본배분 방식을 제시하면, 합병 추진에 따른 평판·설명 책임과 주주 설득 비용은 높아진다.
이제 팀 회트게스 CEO와 도이체텔레콤 경영진은 완전합병이 단순한 규모 확대를 넘어, 잔여 지분 매입 프리미엄과 재무 부담, 규제상 약속을 감수하고도 더 큰 가치를 만든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반대로 엘리엇의 선택지는 기존 지배지분을 유지하면서 T모바일 US의 성과를 공유하고, 여유 현금과 재무여력을 자사주 매입으로 돌려 주주환원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결국 엘리엇의 진입은 합병을 자동으로 무산시키는 사건이 아니라, 도이체텔레콤이 ‘미국 자회사 완전자회사화’와 ‘지배지분 유지+주주환원 확대’ 중 어느 쪽이 더 높은 가치를 만드는지 훨씬 엄격하게 증명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