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OpenAI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 소송의 최신 보충 서면에서 핵심으로 내세운 것은 단순한 ‘접근’이나 ‘보관’이 아니다. 애플은 전직 직원인 창 류(Chang Liu)가 OpenAI에 입사한 뒤 자사의 기밀 회로 설계를 실제로 시뮬레이션 업무에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이 서면은 2026년 8월 31일 제출됐고, 9월 1일 전후로 보도됐다. 다만 아래 내용은 어디까지나 애플 측의 주장으로, 법원이 사실로 인정한 판단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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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새로 제시한 주장: OpenAI 입사 뒤 회로도 ‘사용’
애플에 따르면 전직 수석 시스템 전기 엔지니어인 창 류는 2026년 1월 OpenAI로 이직한 뒤에도 애플과 연계된 제3자 클라우드 저장소에 접근할 수 있었다. 애플은 그가 3월 7일 기밀 전력 변환기(power converter) 회로도를 내려받고, 3월 18일 ‘changliu’라는 프로필로 해당 회로도를 이용한 LTspice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LTspice는 전자회로의 동작을 설계·검증하는 데 쓰이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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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 시뮬레이션의 출력 파일이 이후 iCloud를 통해 동기화됐고, 그 결과 애플 지급 맥북에 관련 흔적이 남았다고 설명한다. 류 측 변호인단은 8월 21일 이 맥북을 제출했으며, 애플은 초기 포렌식 검토에서 파일 다운로드·시뮬레이션·동기화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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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전략상 이 구분은 중요하다. 기밀 파일을 내려받았다는 주장만으로는 접근과 보관 여부가 주된 쟁점이 될 수 있다. 반면 애플은 OpenAI 재직 중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는 정황을 근거로, 자사의 기밀 설계가 OpenAI 관련 업무에서 능동적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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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주장을 부각한 이유
애플은 류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LTspice 사용법을 익히고, 시뮬레이션과 연결된 보상(compensation) 파라미터를 최적화했다고도 주장했다. 로이터는 애플이 류가 2026년 3월 기밀 회로에 접근하고 애플 독점 정보를 이용해 AI 에이전트를 학습시켰다고 법원에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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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제기한 우려는 AI 보조 작업이 영업비밀 분쟁의 통제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다. 애플의 논리는 기밀 정보가 에이전트나 모델에 제공됐을 경우, 이후 작업이나 산출물에 영향을 줬는지를 식별하기 어렵고 정보를 회수하거나 피해를 바로잡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 AI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법원이 결론 내린 것이 아니라, 애플이 신속한 증거개시와 증거 보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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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번 서면은 전통적인 영업비밀 쟁점에 AI 특유의 문제를 더한다. 즉, 기밀 파일이 복사되거나 사용됐는지뿐 아니라, 기술 정보가 AI 지원 작업흐름에 포함돼 포렌식 검토를 복잡하게 만들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기기 초기화와 증거훼손 주장
애플은 류가 애플의 6월 내부 조사를 알게 된 뒤, OpenAI 동료인 유팅 ‘앨리사’ 펑(Yu-Ting “Alyssa” Peng)에게 애플 지급 기기를 복원(초기화)한 뒤 계속 사용하라고 지시했다고 추가로 주장했다. 애플은 기기 복원이 포렌식 분석에 필요한 로그와 메타데이터 등 기록을 지울 수 있다며 이를 증거훼손 시도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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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 역시 다툼의 대상이다. 당장의 법적 쟁점은 애플이 증거훼손을 최종적으로 입증했는지가 아니라, 관련 전자증거가 사라지기 전에 기기·계정·문서·통신 기록·증언에 더 빨리 접근할 필요성이 충분히 제시됐는지다.
지금의 핵심 싸움은 ‘신속한 증거개시’
애플은 예비적 구제조치도 추진하면서 에드워드 J. 다빌라(Edward J. Davila) 판사에게 신속한 증거개시를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애플은 제출된 맥북의 분석 결과를 근거로, 문제의 시뮬레이션 활동과 관련된 맥 미니를 포함해 아직 조사되지 않은 다른 기기와 계정에도 관련 증거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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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이를 허용하면 애플은 통상적인 증거개시 절차보다 이른 시점에 관련 전자자료의 조사·수집, 통신 기록 확보, 증언 청취 등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결정이 영업비밀 소송의 본안 승패를 가르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통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증거를 보존하고 조사할 범위를 정하는 문제다.
애플의 가장 중요한 주장은 결국 증거에 관한 것이다. 애플은 해당 맥북이 기밀 회로도 다운로드, LTspice 작업, 클라우드 동기화, 그리고 류의 OpenAI 입사 후 사용을 연결하는 포렌식 고리를 제공한다고 본다. 이 연결 관계가 반대신문과 기술적 검증을 거쳐 유지되는지는 향후 증거개시 범위와 예비적 금지명령 요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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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I의 반박
OpenAI는 애플의 영업비밀 주장이 근거 없다고 밝혔다. 법원 제출 서면에서 애플이 전직 직원들이 기밀 정보를 훔쳤다는 점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이 분쟁을 “애플 스스로 만든 난맥상”이라고 표현했다.
OpenAI의 방어 논리는 애플의 퇴사 처리와 정보 관리 관행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업무에 개인 계정을 사용하게 한 관행과 퇴사 후에도 접근 권한이 유지된 문제 등이 애플 측 관리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점이 애플 주장을 약화시킨다는 입장이다.
OpenAI는 애플의 영업비밀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고 밝혔으며, 이번 소송을 인재 영입과 경쟁을 방해하려는 시도로 규정했다. 애플의 보충 서면 자체에 대해서는 OpenAI가 즉각 별도의 공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향후 일정
보충 서면에는 피고 측 답변 마감일이 2026년 9월 4일로 기재됐고, 애플의 신속한 증거개시 신청 심리는 10월 1일 오전 9시 다빌라 판사 앞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돼 있다.
현재 이 보충 서면이 갖는 의미는 애플이 가속화된 증거개시 요청을 뒷받침할 보다 구체적인 포렌식 서사를 제시했다는 데 있다. 다만 류가 OpenAI에서 애플 회로도를 사용했는지, AI 에이전트 활동이 기밀 유용 위험을 실질적으로 키웠는지, 관련 증거가 부적절하게 삭제됐는지 등 핵심 주장들은 모두 분쟁 중이며, 소송 절차를 통해 검증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