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이 커질수록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전력도 급증한다. 일론 머스크의 해법은 과감하다. 지상 전력망을 우회해 태양광으로 가동되는 AI 위성을 대규모로 지구 저궤도에 배치하자는 구상이다. 스페이스X는 최대 100만 개의 위성으로 구성된 ‘궤도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신청했다.
5
중국 재생에너지 기업 엔비전그룹은 정반대의 해법을 제시한다. 컴퓨팅을 우주로 보내는 대신, 풍력·태양광 발전원이 풍부한 내몽골 울란차브에 AI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방식이다. 엔비전은 갤럭시 캠퍼스의 초기 120MW 규모 단계를 가동했으며, 전체 시설을 2GW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3
14
핵심 차이: 전력망을 떠날 것인가, 전력원 곁으로 갈 것인가
| 비교 항목 |
엔비전 갤럭시 캠퍼스 |
스페이스X 궤도 데이터센터 구상 |
| 위치 |
중국 내몽골 울란차브. 풍력·태양광 자원과 비교적 서늘한 기후를 활용하는 지상 시설 3 52 |
지구 저궤도에 배치하는 태양광 AI 컴퓨팅 위성군 5 |
| 현재 상태 |
초기 단계가 이미 가동됐으며, 장기적으로 2GW 이상 규모를 목표로 함 3 14 |
운영 중인 AI 데이터센터 위성군은 확인되지 않음. 스페이스X는 최대 100만 개 위성을 신청했고, 머스크는 첫 AI 위성을 2027년 4분기에 발사해 2028년 상당한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4 5 |
| 에너지원 |
풍력·태양광 발전을 컴퓨팅 시설에 직접 연결하고 배터리로 변동성을 완화 52 |
궤도에서 태양광을 직접 활용해 원칙적으로 지상 전력망 병목을 피함 5 |
| 기본 구조 |
지상 서버, 냉각·통신 설비, 에너지 저장장치, 전력관리 시스템을 결합 3 52 |
AI 칩을 탑재한 태양광 위성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분산형 컴퓨팅 시스템 4 5 |
| 해결하려는 문제 |
전력망 접속을 기다리기보다 전력이 풍부한 지역으로 AI 연산을 이동 3 52 |
데이터센터 자체를 지상 전력망에서 분리하고 궤도에서 전력을 생산 5 |
엔비전이 머스크의 전제를 흔드는 이유
엔비전의 사례는 AI 전력 부족에 대한 첫 번째 해법이 반드시 ‘지구 밖’일 필요는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풍력과 태양광, 저장장치, 넓은 부지, 낮은 냉각 부담을 갖춘 지역에 연산 시설을 함께 배치하면 된다. 즉, 문제를 우주공학으로 바꾸기 전에 데이터센터의 입지를 바꾸는 접근이다.
3
52
이 방식의 가장 큰 강점은 현재 사용 가능한 기술과 운영 체계에 기반한다는 점이다. 지상 데이터센터는 기존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냉각 설비, 유지보수 인력, 부품 교체 체계를 활용할 수 있다. 반면 궤도 컴퓨팅은 새로운 위성 구조와 발사 일정, 우주에서의 장기간 운영 체계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
3
4
두 접근 모두 태양에서 비롯된 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차이는 에너지를 얻는 장소와 인프라의 난이도다. 엔비전은 육상 풍력·태양광과 배터리를 이용하지만, 스페이스X는 우주에서 태양광을 얻은 뒤 발사·냉각·통신·정비·교체까지 해결해야 한다.
5
6
7
안정성에서는 어느 쪽이 유리한가
엔비전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는 않다. 풍력과 태양광은 발전량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배터리 저장, 지능형 전력관리, 작업량 조정, 출력제어 또는 보조 전력원이 필요할 수 있다. 다만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엔비전 캠퍼스가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용량이나 정전 대응 성능을 확인하기 어렵다.
52
우주는 햇빛을 더 꾸준히 받을 수 있는 궤도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차갑다’는 이유만으로 냉각이 쉬운 환경은 아니다. 진공에서는 공기를 통한 대류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센터가 발생시키는 열을 밖으로 내보내려면 대형 방열판과 열 제어 시스템이 필요하다.
6
7
여기에 우주의 방사선과 극한 환경, 제한적인 수리 가능성도 더해진다. 로이터가 인용한 전문가들은 궤도 데이터센터가 냉각, 발사 비용, AI 부품의 우주 환경 내구성이라는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7
비용 경쟁력은 ‘확인된 장점’과 ‘가정에 기반한 장점’의 대결
엔비전의 경제적 논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전력망 접속 대기열을 피하고, 지역의 풍력·태양광을 활용하며, 서늘한 기후를 통해 냉각 부담을 낮추는 것이다. 엔비전 시설의 전력 가격이 kWh당 약 0.05달러라는 보고가 있지만, 제공된 자료에서는 이를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없으므로 확정된 공급 단가가 아닌 참고 수치로 봐야 한다.
52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과 우주 태양광이 장기적으로 지상 데이터센터보다 저렴한 컴퓨팅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럽의회 자료는 경제성이 핵심 장벽이며, 특히 발사 비용이 결정적인 변수라고 평가한다. 현재 재사용 로켓의 발사 비용도 여전히 탑재 중량 1kg당 수천 유로 수준으로 제시된다.
1
별도의 비동료심사 분석은 스타십의 저궤도 발사 비용을 1kg당 200달러로 가정할 경우, 1GW 규모의 AI 컴퓨팅을 우주에 배치하려면 위성 약 1만 톤, 스타십 V3 약 50회 발사, 발사 비용만 약 2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이는 달성된 스페이스X의 실제 비용이 아니라 특정 가정에 따른 분석이다.
2
반대로 엔비전 역시 전체 비용이 공개된 것은 아니다. 서버와 AI 가속기 가격, 배터리 저장 시간, 장비 교체 비용, 네트워크 비용, 가동률, 실제 재생에너지 구매 단가를 모두 따져야 한다. 스페이스X는 여기에 로켓 재사용률과 발사 빈도, 위성 무게, 태양광 패널과 방열판, 방사선 차폐, 보험, 고장률, 교체 발사, 빠르게 구형화되는 AI 칩의 감가상각까지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1
6
7
시간표가 보여주는 전략적 차이
엔비전은 이미 내몽골 캠퍼스의 초기 단계를 가동했다. 따라서 AI 전력 부족에 대응하는 단기적 선택지라는 점에서 우주 데이터센터보다 앞서 있다. 다만 수GW 규모의 전체 계획은 아직 완공된 용량이 아니라 향후 확장 목표다.
3
52
스페이스X의 일정은 실행 가능성에 달려 있다. 머스크는 2027년 말 첫 AI 위성 발사와 2028년 상당한 규모의 구축을 제시했지만, 실제 진행에는 규제 승인, 위성 생산, 발사체의 저비용·고빈도 운용 능력이 필요하다.
4
5
중국의 관점에서 엔비전 모델은 에너지와 토지가 풍부한 지역에 컴퓨팅을 집중한 뒤 수요지와 연결하는 지상 인프라 전략과 맞닿아 있다. 다만 제공된 자료만으로는 이 캠퍼스가 중국 전체 컴퓨팅 전략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또는 특정 국가 정책 성과를 이 시설에 직접 귀속할 수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3
아직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
- AI 수요와 서버 수명: AI 가속기는 빠르게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학습과 추론 수요, 모델 효율, 시설 가동률에 따라 수GW급 지상 캠퍼스와 100만 위성 네트워크의 경제성이 달라질 수 있다.
- 지상 전력의 안정성: 엔비전의 경쟁력은 값싼 재생에너지와 효과적인 저장·전력관리에 달려 있다. 명목상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곧바로 24시간 보장되는 컴퓨팅 전력과 같은 것은 아니다.
52
- 궤도 발사 비용: 우주 데이터센터의 사업성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발사 비용 하락에 크게 의존한다. 1kg당 200달러는 가정치인 반면, 유럽의회는 발사 비용을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경제적 제약으로 꼽는다.
1
2
- 기술적 신뢰성: 엔비전은 지상 데이터센터의 익숙한 문제를 다룬다. 스페이스X는 전례 없는 규모로 고밀도 AI 연산, 열 방출, 부품 내구성, 통신, 장비 교체를 우주에서 입증해야 한다.
6
7
결론적으로 엔비전의 프로젝트가 궤도 AI 데이터센터의 장기적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상의 전력 부족 때문에 확장 가능한 대안이 없다’는 주장에는 의문을 제기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원 옆에 대규모 AI 시설을 짓는 모델은 이미 현실에서 가동되기 시작한 반면, 우주 데이터센터는 여전히 높은 위험과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미래의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