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University of Hong Kong)와 KAI·Chaowei 연구팀이 공개한 SMASH 2.0 시연의 핵심은 단순히 공을 오래 받아친 데 있지 않다. 연구팀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두 대가 서로 서브를 넣고, 날아오는 공을 인식해 받아치며, 공격과 수비를 주고받고, 점수를 쌓아 한쪽이 승리할 때까지 11점제 경기를 완주했다. 원격 조작, 사람의 공 투입, 외부 카메라는 사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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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초’라는 표현은 연구팀이 제시한 주장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현재 확인 가능한 보도가 뒷받침하는 성과는 외부 카메라에 의존하지 않는 기체 탑재 인식과, 휴머노이드 대 휴머노이드 방식의 완전 자율 경기 형식까지 연결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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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 랠리’와 ‘11점제 한 경기’는 다르다
탁구에서 랠리는 한 점이 끝날 때까지 공을 주고받는 과정이다. 반면 11점제 한 경기를 완주하려면 서브와 리시브, 리턴, 실점 처리, 득점 기록, 서브 교대, 최종 승자 결정까지 경기의 흐름 전체를 관리해야 한다. 공을 11차례 연속으로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과정을 입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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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이는 로봇 기술에서 특히 중요하다. 사람이나 공 투입 장치가 일정한 공을 보내주는 협력형 훈련에서는 공을 돌려보내는 기능만으로도 시연이 가능하다. 하지만 두 로봇이 실제로 승부를 벌이려면 스스로 경기를 시작하고, 서로 다른 궤적에 대응하며, 상대의 득점을 막고 자신이 점수를 따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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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SH 2.0의 ‘인식에서 타격까지’ 폐루프
SMASH 2.0은 하나의 거대한 모델이 모든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라기보다, 여러 기능을 연결한 모듈형 시스템으로 설명된다.
- 기체 탑재 인식: 로봇의 1인칭 카메라가 공을 감지하고 로봇의 상태를 추정한다. 배치 환경에서 외부 카메라 장비에 의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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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궤적 예측: 공이 어느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는지, 어디에 떨어지고 튈지를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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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작·타격 계획: 들어오는 공의 궤적에 맞춰 타격 위치와 방법, 공을 보낼 코스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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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신 제어: 다리와 몸통, 팔, 라켓을 함께 움직여 공에 도달하고 균형을 유지하면서 선택한 타격을 실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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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날아오는 순간부터 다음 타격 기회가 오기까지의 시간은 매우 짧다. 관련 보도는 공 인식, 궤적 계산, 타격 동작 계획이 밀리초 단위의 시간 창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SMASH 연구 논문 역시 타격 제어를 위한 작업 정렬 모방학습과 실시간 상호작용을 위한 기체 탑재 인식을 핵심 요소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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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SH 1.0에서 무엇이 달라졌나
SMASH 2.0의 업그레이드는 편리한 리턴 시연을 넘어 실제 경기 형식에 대응하기 위한 기능에 초점이 맞춰졌다.
자율 서브
로봇이 직접 서브를 넣고 경기 규칙에 따라 서브를 교대할 수 있게 됐다. 자율 서브가 없다면 로봇은 이미 시작된 랠리에 참여할 수는 있어도 스스로 경기를 시작하고 끝내는 완전한 경기 운영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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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어진 타격 범위
2.0에서는 짧게 떨어지는 공과 길게 들어오는 공을 모두 처리하도록 로봇의 도달 가능한 타격 공간을 넓혔다. 연구팀은 사람의 움직임 데이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훈련으로 더 다양한 타격 동작 라이브러리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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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형 리턴에서 공격과 수비로
두 로봇이 모두 이기려는 경기에서는 정해진 공을 무조건 되돌려 보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공을 어디에 배치할지, 언제 공격적으로 치고 언제 수비적으로 대응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SMASH 2.0은 여러 리턴 유형과 코스 배치를 지원해 보다 경기 지향적인 동작을 보여줬다. 다만 현재 자료만으로 로봇이 인간 선수 수준의 전술적 다양성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확인 가능한 결론은 자율 서브와 인식, 이동, 타격, 득점이 하나의 경기 루프로 연결됐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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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상대 맞춤형’ 실시간 학습이 아니다
현재 로봇에는 빠른 경기, 느린 경기, 서로 다른 타깃 지점 같은 전략을 미리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실제 경기 중 특정 상대의 성향을 파악하고 즉석에서 전략을 수정하는 진정한 온라인 학습은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 단계의 로봇은 상대가 선호하는 코스나 반복되는 약점을 계속 추론해 전술을 바꾸는 선수는 아니다.
다음 단계로 연구팀은 로봇끼리 경기하면서 나온 성공과 실패의 데이터를 저장한 뒤, 이를 실제 로봇의 강화학습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런 데이터가 축적되면 장기적으로는 연구팀이 말하는 로봇의 ‘자기 진화’에 가까워질 수 있지만, 이는 이번 시연에서 이미 입증된 기능이 아니라 향후 목표다.
사람의 동작 데이터로 배운 로봇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훈련 데이터는 주로 사람의 동작에서 나왔다. 사람의 움직임을 기록해 시뮬레이션에서 활용했고, 이를 통해 로봇이 더 넓은 공간에서 타격하도록 훈련했다. SMASH 연구는 모션 캡처 시연과 생성된 동작 라이브러리를 기술 학습의 일부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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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구체적인 보도에는 코치가 모션 캡처 장비를 착용한 채 약 한두 달 동안 매일 훈련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연구팀은 장기적으로는 장비를 줄인 마커리스 동작 수집으로 이동하는 방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 세부 훈련 과정은 팀이 설명한 방법론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며, 이용 가능한 자료가 모든 과정을 독립적으로 검증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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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탁구가 휴머노이드의 어려운 시험대인가
탁구는 작은 공을 빠르게 추적하고, 공의 궤적과 바운드를 예측하고, 적절한 대응을 선택한 뒤,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 여러 관절을 동시에 움직여 정확히 맞혀야 하는 종목이다. 상대와 공의 상태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미리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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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탁구는 휴머노이드의 체화된 인공지능을 시험하는 적대적 과제로 평가된다. 격투 종목처럼 상대의 움직임과 물리적 환경 변화에 즉각 반응해야 하는 정식 로봇 스포츠와도 문제의 성격을 공유한다. 핵심은 정해진 동작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달라지는 상황에서 인식·판단·동작을 이어가는 데 있다.
베이징 대회에서는 은메달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스포츠대회는 2026년 8월 22일부터 26일까지 베이징 국가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아이스리본’에서 열렸다. 탁구는 이번 대회에서 공식 종목으로 처음 추가됐고, 12개 팀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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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전체로는 16개국 666개 팀에서 로봇 2,056대가 참가했지만, 이 숫자를 탁구 종목 참가 로봇 수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홍콩대 SMASH 팀은 탁구 결승까지 진출했으며, 베이징대·베이징인공지능연구원 연합팀에 0-2로 패해 준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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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SH 로봇은 인간 선수와의 시범 경기에도 등장했다. 홍콩대 시스템과 맞붙은 인간 선수로 자료에서 명확히 확인되는 인물은 올림픽 탁구 챔피언 딩닝이다. 대회에서는 다른 선수들의 별도 시범도 진행됐지만, 이를 SMASH 로봇의 상대라고 확대해석할 근거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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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만들었나
SMASH는 홍콩대 연구진과 체화된 인공지능 기업 KAI가 협력한 프로젝트다. 일부 보도에서는 KAI를 Chaowei 또는 Chaowei Motion으로도 표기한다. 팀은 홍콩대 박사과정 학생을 중심으로 구성된 젊은 체화형 AI 연구 그룹으로 소개됐으며, 홍콩대의 로핑 교수가 지도와 연구를 맡은 인물로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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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로봇이 사람과 경기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약 6개월을 썼고, 이후 두 로봇이 서로 자율적으로 경기하도록 준비하는 데 약 보름을 추가로 들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시연을 위한 준비 기간에 대한 설명이며, 탁구 로봇 연구 전체가 언제 시작됐는지는 현재 자료만으로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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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SH 2.0의 성과는 가장 넓은 의미의 ‘인간형 로봇이 인간처럼 탁구를 친다’는 주장보다 조금 더 좁고, 그래서 오히려 기술적으로 유용하다. 두 로봇이 인식, 예측, 이동, 타격, 득점을 연결해 완전한 경기 형식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지만, 상대를 경기 중 모델링하고 계속 학습하는 전략적 적응 능력은 아직 다음 단계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