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트댄스가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일부러 느린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창업자 장이밍이 Seed 연구팀에 경쟁사의 모델을 증류해 성능 격차를 빠르게 좁히기보다, 당분간 뒤처지는 편을 받아들이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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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침은 단순한 연구 철학을 넘어 바이트댄스가 안고 있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보여준다. 하나는 회사가 실제로 통제할 수 있는 독자적인 모델 역량을 확보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수억 명 규모의 소비자 서비스에 AI를 제공하는 데 드는 막대한 연산 비용을 감당하는 일이다.
장이밍이 Seed에 전한 것으로 알려진 메시지
장이밍은 7월 말 또는 8월 초 열린 Seed 내부 회의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는 Seed가 중국 내 경쟁사보다 일시적으로 뒤처지더라도, 최첨단 경쟁 모델을 증류해 따라잡는 방식에는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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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증류(distillation) 는 더 강력한 ‘교사 모델’이 생성한 답변을 활용해 더 작고 저렴한 ‘학생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법이다. 비용을 줄이면서 특정 능력을 옮기는 데 유용할 수 있지만, API를 통해 얻은 답변을 모방하는 것과 교사 모델의 가중치나 내부 표현에 직접 접근하는 것은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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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밍이 제시한 원칙은 단기적인 벤치마크 순위보다 장기적인 연구·개발 역량을 우선하자는 것이다. 다른 시스템의 행동을 재현해 당장의 점수를 높이기보다, 바이트댄스가 자체적인 연구와 엔지니어링 기반을 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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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재 보도만으로 바이트댄스가 회사 전체에서 모든 형태의 증류를 금지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TechNode 역시 이번 결정이 Seed의 AI 증류 의존에 관한 것이라고 전했으며, 전사적인 모델 증류 금지령이라고 확인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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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크를 올려주는 지름길을 왜 거부하나
증류가 쓸모없어서가 아니다. 핵심은 증류가 평가 점수의 격차는 좁힐 수 있어도, 지속적인 기술 발전에 필요한 원천 역량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생성된 답변으로 학습한 모델은 익숙한 유형의 과제에서 빠르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제품 출시를 앞당기고 서비스 비용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과정만으로 새로운 모델 구조, 데이터 선별, 후학습, 도구 사용, 에이전트의 신뢰성 같은 분야에서 독창적인 돌파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학생 모델이 교사 모델의 답안 스타일을 따라 해 성적은 높일 수 있어도, 교사 모델을 강하게 만든 핵심 발견을 개발자가 보유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증류 모델이 중대한 기술 혁신을 절대 이룰 수 없다는 발표된 기술적 증명이 아니다. 장이밍이 단기적인 열세를 감수하겠다고 했다는 보도에서 도출되는 전략적 해석이다. 바이트댄스가 우려하는 실질적인 위험은 의존성에 가깝다. 외부 선두 모델을 주로 모방한다면 제품 차별화와 가격 결정력이 약해지고, API 접근권이나 라이선스 제약에도 더 취약해질 수 있다.
중국 오픈 모델 열풍에서 증류가 차지한 역할
증류는 최근 중국 오픈 웨이트 모델 경쟁을 가속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값비싼 최첨단 모델의 행동을 더 작고 저렴하며 배포하기 쉬운 시스템으로 압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중국 연구소가 해외 모델의 API를 대규모로 활용해 능력을 추출했다는 주장도 분석가와 정책 논평에서 제기돼 왔지만, 구체적인 방식과 용어는 보고서마다 다르다.
이런 맥락에서 장이밍의 입장은 가장 빠른 추격 전략과 거리를 둔 선택이다. 그가 증류의 기술적 가치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 Seed가 선도 모델과의 격차를 좁히는 주된 수단으로 증류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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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시장에서는 대규모이면서도 성능이 높은 오픈 웨이트 모델이 빠른 속도로 등장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공개 순위와 벤치마크 점수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고 싶은 유혹도 커진다. 동시에 장기적인 경쟁 우위가 될 독자 연구 역량을 구축하는 일은 더 어려워진다.
8월 6일 조직 개편, 기업용 AI를 전면에 세우다
‘증류를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는 사업 조직의 큰 변화와 함께 나왔다. 8월 6일 바이트댄스 중간 전사회의 관련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두바오와 더우인(중국판 틱톡)을 두 개의 ‘두꺼운 주축(thick main lines)’으로 제시했다. 주요 인사는 다음과 같이 재배치됐다.
- 페이슈 제품 조직을 두바오와 함께 자오치 휘하에 배치
- 기존 페이슈 책임자였던 셰신이 자오치에게 보고하도록 조정
- 볼케이노 엔진과 페이슈의 영업·마케팅·고객서비스 조직을 통합해 탄다이가 이끄는 ‘크리에이티비티 서비스 플랫폼’으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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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조는 기존에 서로 다른 역할을 맡던 AI 사업 부문을 하나의 운영 흐름으로 연결한다. 두바오는 소비자용 AI 제품을 제공하고, 페이슈는 업무 맥락과 소프트웨어 워크플로를 보유한다. 볼케이노 엔진은 클라우드와 연산 인프라, 기업 고객을 이 고리에 더한다.
이는 기존 앱에 AI 기능을 몇 가지 추가하는 수준의 전략과는 다르다. 모델이 기업의 업무, 내부 데이터, 소프트웨어 시스템 전반에서 작동하는 기업용 에이전트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에 가깝다. 상업적으로는 사용량에 따라 비용이 계속 발생하는 소비자 챗봇보다, 업무 흐름과 소프트웨어 통합, 클라우드 사용량에 연결된 에이전트와 인프라 서비스가 수익화에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알리바바·텐센트와 같은 ‘통합’ 흐름
바이트댄스의 개편은 중국 대형 기술 기업들이 여러 AI 제품을 따로 운영하기보다 소수의 플랫폼 아래 연결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알리바바는 QoderWork, MuleRun, Wukong을 기업용 AI 에이전트 제품인 QwenWork로 통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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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도 QClaw 데스크톱 비서 사업과 일부 팀을 WorkBuddy가 속한 클라우드 부문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QClaw는 계속 운영되지만, 이번 조직 조정으로 사무용 AI 관련 자원이 WorkBuddy를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구조에 더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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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공된 보도만으로 바이트댄스나 텐센트의 전략에 ‘SkillHub’라는 명칭이 공식적으로 사용됐다고 확인하기는 어렵다. 확인 가능한 비교 대상은 바이트댄스의 두바오·페이슈·볼케이노 엔진 통합, 알리바바의 QwenWork 통합, 텐센트의 QClaw·WorkBuddy 연계다.
배경에는 두바오의 수익화 압박이 있다
바이트댄스의 장기 전략은 두바오가 수익화에서 겪는 큰 격차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LatePost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두바오의 2026년 상반기 일일 매출은 전자상거래 수수료를 중심으로 100만 위안에 못 미친 반면, 하루 컴퓨팅 비용은 수천만 위안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바이트댄스가 공시한 재무 수치가 아니라 언론 보도와 추정치다.
두바오는 6월 24일 월 68위안, 200위안, 500위안의 Pro 구독 상품을 출시했다. 유료 등급은 급증한 소비자 사용량을 반복적인 매출로 전환하려는 초기 시도였다.
이 수치가 기업용 AI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무료 또는 낮은 가격의 소비자 서비스는 이용자 기반을 키울 수 있지만, 특히 멀티모달 기능과 에이전트 기능이 확대될수록 고성능 모델 제공 비용을 충분히 회수하기는 어렵다.
기업용 AI는 다른 수익 경로를 제공한다. 일반적인 대화량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소프트웨어 통합, 클라우드 사용량에 매출을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트댄스가 두바오·페이슈·볼케이노 엔진을 묶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이트댄스가 거는 승부
장이밍의 ‘무증류’ 방침과 량루보의 조직 개편은 같은 가설을 가리킨다. 단기적인 모델 성능 격차를 줄이는 것보다, 외부 도움 없이 개선되고 자체 업무 흐름에 판매할 수 있는 완결된 AI 스택을 보유하는 편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물론 비용은 분명하다. Seed는 더 오랫동안 경쟁사보다 약해 보일 수 있다. 바이트댄스는 다른 기업들이 더 빠른 방법으로 공개 성능을 끌어올리는 동안에도 연구개발과 추론 비용을 계속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빌려온 모델의 행동에 의존하면 결국 가격과 유통망만으로 경쟁하게 될 위험이 있다.
바이트댄스가 시도하는 조합은 다음과 같다. 더우인은 이용자 도달 범위를 제공하고, 두바오는 소비자용 AI 층을 맡으며, 페이슈는 업무 맥락을, 볼케이노 엔진은 기업 배포와 연산 인프라를 담당한다.
이 조합이 지속 가능한 수익률로 이어질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다만 전략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바이트댄스는 AI를 단순한 기능 추가 경쟁이나 벤치마크 순위 경쟁이 아니라, 장기적인 독자 연구와 기업용 에이전트 사업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