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토종 AI 칩 산업이 정책 구호를 넘어 실제 매출로 존재감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2026년 상반기 무어 스레즈(Moore Threads), 메타엑스(MetaX), 벽련(Biren), 엔플레임(Enflame)은 모두 의미 있는 매출 또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수출 규제와 중국의 국산화 조달 정책이 현지 컴퓨팅 인프라 수요를 끌어올린 결과다.
하지만 재무제표를 한 꺼풀 더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매출 확대가 안정적인 영업이익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 메타엑스의 겉보기 흑자는 금융투자 평가이익에 크게 의존했고, 무어 스레즈도 조정 기준으로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벽련과 엔플레임은 여전히 적자 상태다.
기술 전략도 하나로 수렴하지 않는다. 메타엑스·무어 스레즈·벽련이 엔비디아 CUDA 생태계와의 호환성을 앞세운다면, 엔플레임은 AI 학습·추론에 특화한 DSA와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선택했다.
2026년 상반기 실적: 매출은 무어 스레즈, 성장률은 벽련
네 회사는 상용화 단계가 서로 다르다.
무어 스레즈: 상반기 매출은 17억3,6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42% 증가했다. 2025년 연간 매출 15억600만 위안을 이미 넘어선 규모다. 지배주주 귀속 순손실은 1,156만 위안으로 크게 줄었지만, 비경상 항목을 제외한 조정 순손실은 약 1억5,100만 위안이었다. 영업 손익분기점에 가장 가까워진 것은 맞지만, 지속적인 흑자를 달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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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엑스: 매출은 13억2,400만 위안, 전년 대비 44.67% 증가했다.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6억1,200만 위안으로 집계됐지만, 금융투자에서 발생한 공정가치 평가이익 8억8,700만 위안이 이익을 크게 웃돌았다. 조정 순이익은 약 4,900만 위안 적자였다. 따라서 이 수치를 GPU 본업의 수익성으로 곧바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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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련: 매출은 12억3,6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997.6% 급증했다. 다만 낮은 전년 기저의 영향이 컸으며, 약 3억7,700만 위안의 손실을 기록했다. 조정 손실도 약 3억3,700만 위안에 달해, 규모는 빠르게 커졌지만 수익 사업으로의 전환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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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플레임: 상반기 매출은 11억2,000만 위안이었다. 회사의 투자설명서가 제시한 상반기 조정 순손실 전망치는 5억8,200만~6억1,400만 위안이다. 매출이 10억 위안을 넘어섰지만, 절대적인 손실 규모는 네 회사 가운데 가장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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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칩만 판매하는지, 보드·서버·클러스터·관련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지에 따라 매출 인식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네 회사의 수치는 완전히 동일한 기준의 비교는 아니다. 그럼에도 무어 스레즈가 매출 규모에서 앞서고, 벽련이 성장률에서 압도적이며, 메타엑스의 순이익은 본업과 비영업 항목을 구분해 읽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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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엑스의 흑자, GPU 본업의 흑자와는 다르다
메타엑스 실적은 AI 칩 기업의 headline 순이익만으로 사업 건전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를 보여준다.
6억1,200만 위안의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만 보면 큰 폭의 흑자 전환처럼 보인다. 그러나 금융투자 공정가치 평가이익이 8억8,700만 위안에 달했고, 이를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약 4,900만 위안 적자였다. 제품을 판매해 상당한 매출을 올린 것은 맞지만, 공개된 수치만으로는 GPU 사업이 반복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고 결론 내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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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분은 업계 전반에 중요하다. 반도체 기업은 제품 개발과 양산 전환 과정에서 연구개발비와 시스템 검증 비용을 크게 지출한다. 일회성 투자이익이나 정부 지원금, 기타 비영업 항목은 특정 기간의 손익을 일시적으로 바꿀 수 있다. 핵심 영업이익률, 반복 주문, 현금 창출력이 사업 모델의 실질적인 작동 여부를 더 잘 보여주는 지표다.
기술 경쟁의 두 갈래: CUDA 호환 GPU와 독자적인 풀스택
이 네 회사를 중국의 대표적인 국산 GPU 도전자로 묶어 부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기술적 선택을 하고 있다.
메타엑스·무어 스레즈·벽련: 기존 개발자의 이동 비용을 낮춘다
메타엑스, 무어 스레즈, 벽련은 범용 GPU 노선에 속하며 CUDA 소프트웨어 생태계와의 호환성을 강조한다. 목표는 엔비디아 하드웨어를 사용해 온 고객이 AI 작업을 옮길 때 드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개발자는 익숙한 프로그래밍 모델과 프레임워크, 연산자 구조를 상당 부분 유지할 수 있어 전체 소프트웨어 스택을 처음부터 다시 구축할 필요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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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스레즈의 MUSA 플랫폼은 CUDA와 높은 호환성을 지향하며, 개발자의 전환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전략은 특정 용도에만 맞춘 가속기보다 더 넓은 작업 부하를 겨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호환성이 곧 성능, 안정성, 생태계 성숙도가 엔비디아와 동일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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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플레임: AI에 특화한 DSA와 TopsRider
엔플레임은 네 회사 가운데 가장 뚜렷한 이방인이다. CUDA 스타일의 범용 GPU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AI 학습과 추론에 초점을 둔 **도메인 특화 아키텍처(DSA)**를 개발하고 있다. 제품 전략은 수이쓰(Suisi) 프로세서, 가속 카드와 모듈, 컴퓨팅 클러스터, 그리고 TopsRider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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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sRider는 드라이버, 컴파일러, 연산자 라이브러리 등 엔플레임 하드웨어를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활용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 계층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엔플레임이 판매하려는 것은 단순한 칩 사양이 아니라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용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플랫폼에 가깝다.
두 접근법의 교환 조건은 비교적 명확하다.
- CUDA 지향 범용 GPU는 기존 시스템에서의 전환 비용을 낮추고 더 넓은 작업을 지원할 수 있다.
- 특화 DSA 풀스택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긴밀하게 최적화하고 플랫폼에 대한 통제력을 높일 수 있다.
- 반면 DSA 방식은 고객이 새로운 도구 체계를 받아들여야 하므로 소프트웨어 품질, 모델 이식성, 장기 지원 능력이 특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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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느 한쪽이 승리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진짜 경쟁력은 반복적인 고객 배포, 안정적인 클러스터 성능, 고객의 총운영비 절감으로 입증될 것이다.
9월 2일 엔플레임 IPO, 자금 조달과 독립 성장의 시험대
엔플레임은 2026년 9월 2일 청약을 시작해 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기술혁신판(STAR Market)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목표 조달액은 약 60억 위안으로, 로이터는 이를 약 8억9,200만 달러로 환산했다. 예정 종목 코드는 688801이다. 공모 자금은 차세대 AI 칩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공동 혁신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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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장은 엔플레임이 칩 로드맵을 이어가고 상용화를 확대할 자금을 확보하는 계기다. 동시에 중요한 질문도 던진다. 텐센트와 밀접하게 연결된 플랫폼이 더 넓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는 엔플레임의 2025년 매출 9억9,000만 위안 가운데 **74.9%**를 차지했다. 다른 자료는 그 비중을 **83.79%**로 제시한다. 수치 차이는 공시 기준이나 분석 기간의 차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어느 쪽을 따르더라도 고객 집중도가 상당하다는 점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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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앵커 고객은 초기 제품 검증과 규모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고객 집중이 자동으로 약점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장 이후에는 텐센트 외 고객의 반복 주문과 독립적인 시장 수요가 엔플레임의 가장 중요한 상용화 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AI 가속기 시장, 현지화를 지탱할 만큼 커졌다
중국에서는 2025년 서버용 AI 가속기 카드가 약 400만 장 출하됐다. 중국 GPU·AI 칩 업체들의 합산 출하량은 약 165만 장, 전체 시장의 **41%**였다. 엔비디아는 약 220만 장을 출하해 개별 공급업체 기준으로는 여전히 가장 큰 **5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두 가지 사실을 동시에 보여준다. 첫째, 중국 업체들이 시제품 발표 단계를 넘어 상당한 실제 도입을 이끌어냈다. 둘째, 국산 업체들이 엔비디아 시장을 완전히 대체한 것은 아니다. 2025년 출하량 기준으로 외국 업체의 비중도 여전히 컸고, 41%는 네 회사만의 점유율이 아니라 중국 업체 전체의 합산 점유율이다.
미국의 수출 규제와 중국의 국산 제품 우대 조달 정책은 이러한 이동을 가속했다. 규제로 엔비디아의 최첨단 제품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졌고, 중국의 클라우드 사업자와 AI 기업들은 국내 대안을 검증하고 배치할 유인을 갖게 됐다. 업계 보도에서 인용된 전망은 중국산 가속기가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의 최대 90%를 공급할 수 있다고 제시하지만, 이는 확인된 결과가 아닌 전망이다. 화웨이와 캠브리콘이 주요 수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다만 가속기 카드 한 장을 교체한다고 곧바로 시스템 전환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은 모델 이식, 컴파일러와 연산자 지원, 인터커넥트, 클러스터 성능, 공급 안정성, 양산 환경에서의 시스템 안정성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 국산 출하 비중 41%는 중요한 이정표지만, AI 컴퓨팅 전체 스택에서 엔비디아와 동등하다는 증거는 아니다.
2028년 전망: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정확한 시장 규모는 미확정
현재 공개된 근거는 중국 AI 가속기 시장이 여러 해에 걸쳐 성장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미국의 수출 통제, 정부 주도 국산화, 데이터센터 투자, AI 모델 배포 확대가 모두 국내 하드웨어 수요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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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공된 자료만으로는 2028년 중국 AI 가속기 시장 규모를 특정하는 신뢰할 만한 수치를 확정할 수 없다. 따라서 정확한 2028년 시장 규모를 단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더 타당한 결론은 시장 자체는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성장분이 화웨이·캠브리콘·이번에 살펴본 네 회사·기타 중국 업체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매출 급증이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이유
AI 칩 기업은 고정비 부담이 특히 크다. 연구개발에는 칩 아키텍처 설계, 반복적인 테이프아웃,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컴파일러와 라이브러리 개발, 시스템 검증, 고객 지원이 모두 포함된다. 무어 스레즈의 2025년 연구개발비가 매출의 **87%**에 달했다는 보고는 매출이 빠르게 늘어도 개발비가 대부분을 흡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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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성공적인 제품에는 단순히 높은 칩 사양 이상의 조건이 필요하다.
- 최고 성능 수치가 아니라 실제 고객 작업에서 유용한 성능
- 프레임워크·연산자·컴파일러·디버깅을 지원하는 성숙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 보드·서버·클러스터 단위의 안정적인 공급과 시스템 통합
- 연구개발비와 제조 관련 고정비를 분산할 만큼 충분한 반복 주문
- 특정 고객이나 한 번의 조달 사이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폭넓은 고객 기반
상반기 실적은 수요 측면의 진전을 보여줬지만, 아직 견고한 진입장벽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무어 스레즈가 영업 손익분기점에 가장 가까워 보이는 반면, 메타엑스의 보고된 흑자는 주로 투자평가이익에서 비롯됐다. 벽련과 엔플레임은 매출이 빠르게 증가했음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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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중국의 네 토종 AI 칩 도전자는 의미 있는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무어 스레즈는 현재 매출 선두이고, 벽련은 낮은 기저에서 가장 빠르게 규모를 키웠다. 메타엑스는 보고된 이익은 크지만 조정 기준 수익성은 약하며, 엔플레임은 네 회사 가운데 가장 차별화된 비(非)CUDA 아키텍처와 대규모 IPO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전략적 기회는 분명하다. 중국 업체들은 2025년 중국 AI 가속기 서버 시장의 약 41%를 차지했고, 미국의 수출 통제는 현지 대안 도입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러나 산업 경쟁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매출 증가율만이 아니다. 정책이 만든 수요를 반복 주문, 소프트웨어 채택, 안정적인 클러스터 운영, 그리고 지속적인 영업이익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