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확대에 강한 말로 맞섰지만, 지금까지 미국을 겨냥한 별도의 맞불 제재 패키지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베이징은 미국의 조치를 “불법적인 일방 제재”라고 비판하고, 중국과 이란의 협력은 국제법의 틀 안에서 이뤄진다며 자국의 이익을 지키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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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중국이 워싱턴의 이란 관련 무역 통제 시도에는 저항하면서도, 주요 중국 은행이 미국의 금융 제재에 노출되는 상황은 피하려 한다는 점이다. 말은 단호하지만 실제 행동은 계산된 수준에 머무는 모습이다.
‘경제적 아웃캐스트 작전’이 바꾼 것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8월 24일 발표한 ‘경제적 아웃캐스트 작전’은 이란 정부와 기업만이 아니라 이란의 해외 거래 상대방까지 압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은 석유 관련 거래와 함께 디지털 자산, 기술, 금, 항공, 해운 분야로 2차 제재의 범위를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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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력한 지렛대는 미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권이다. 이란과의 거래를 계속 지원하는 기업과 은행은 이란과의 관계를 유지할지, 아니면 달러 결제와 국제 환거래 은행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을 지킬지 선택해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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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제재 명단에는 중국 본토와 홍콩의 기업들이 포함됐지만, 주요 중국 금융기관은 즉시 지정되지 않았다. 이는 중요한 차이다. 규모가 작은 중개업체를 겨냥하면 제재 회피 비용을 높일 수 있지만, 대형 중국 은행을 제재하면 워싱턴과 베이징의 충돌이 훨씬 넓은 영역으로 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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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기업 카멩 트레이딩 지정이 키운 압박
미 재무부는 8월 28일 홍콩 소재 카멩 트레이딩 리미티드(Kameng Trading Limited)를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미 재무부는 이 회사가 이란의 환전업체를 위한 전면회사로 활동하며, 제재 대상 이란 인사들이 국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도록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지정은 홍콩 기업도 미국의 제재망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이란 관련 결제, 운송 또는 무역 서류를 처리하는 중국 및 역내 기업의 준법·평판 리스크도 높인다.
다만 현재 공개된 보도만으로는 카멩 트레이딩 지정에 대해 중국 정부가 별도의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의 반응은 여전히 중국·이란 협력에 대한 광범위한 경고와 미국의 간섭 반대에 머물러 있다.
중국이 제재를 거부하는 이유
중국의 반대에는 법적 논리와 전략적 이해가 함께 담겨 있다. 중국 당국은 이란과의 협력이 국제법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외부에서 이를 방해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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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미국이 일방적으로 어떤 국가와 기업이 이란과 정상적인 무역을 할 수 있는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원칙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중국에 이 문제는 이란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2차 제재 요구를 수용하면 미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권이 중국의 상업적 관계에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란과의 무역 공간을 지키는 일은 중국이 독자적인 경제·외교 정책을 펼칠 여지를 확보하는 일이기도 하다.
중국은 제재와 압박이 분쟁을 해결하기보다 긴장을 키울 수 있다며 자제를 촉구하고 협상 복귀를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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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은행 제재가 미국의 가장 강력한 카드인 이유
앞으로의 최대 변수는 미국이 소규모 중개업체 제재에서 나아가 이란산 원유 거래에 관여하는 중국 은행이나 주요 구매자를 직접 제재할지 여부다. 미국 당국은 이란산 원유가 수익으로 전환되는 거래를 지원하는 중국 기관이라면 자동 면제 대상이 아니라는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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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협이 강력한 까닭은 미국과의 거래가 많지 않은 은행이라도 달러 결제, 환거래 은행 관계, 국제 금융 인프라에 의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이 지정되면 이란 관련 업무를 넘어 해당 은행의 국제 영업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비용은 미국에도 돌아온다. 중국 대형 은행을 제재하면 이란을 압박할 수 있지만, 중국의 보복을 촉발하고 무역을 흔들며 금융권의 분절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초기 제재에서 주요 중국 은행을 제외한 것은 미국이 압박을 유지하면서도 더 넓은 미·중 관계를 관리할 여지를 남겨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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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가 위안화와 CIPS를 키울까
2차 제재가 반복되면 제재 대상국과 위험을 경계하는 무역 상대국은 달러 의존도를 낮출 유인을 갖게 된다. 위안화 결제, 양자 간 결제 협정, 물물교환에 가까운 거래, 대체 금융망 등이 가능한 대응 수단이다.
중국은 에너지 수출국들과 위안화 결제 채널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수년간 확대해 왔다. 호르무즈 해협 위기는 에너지 거래에서 위안화가 맡을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였다.
다만 이는 달러를 곧 대체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점진적인 다변화에 가깝다. 이번 미국의 조치는 달러 기반 금융 제재가 여전히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줬고, 달러는 유동성·환전 가능성·축적된 국제 금융망에서 여전히 우위를 갖고 있다.
가장 신중한 결론은 이렇다. 제재는 대체 결제 수단의 확대를 서서히 자극할 수 있지만, 달러의 지배력이 당장 무너진다는 증거는 아니다. CIPS 역시 중국이 주도하는 위안화 국제 결제 시스템이지만, 현재로서는 달러 중심 금융망 전체를 대체한다고 단정할 근거가 없다.
이란의 고민: 중국은 중요하지만 무조건적인 방패는 아니다
이번 압박은 이란과 중국의 관계 안에 있는 긴장도 드러낸다. 중국은 이란이 제재를 견디고 원유 수출과 경제·기술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 서방 시장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국은 이란에 사실상 핵심적인 경제적 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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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의 지원은 중국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춰 조정된다. 베이징은 이란 에너지에 접근하고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를 원하지만, 미국의 제재 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되거나 워싱턴과의 광범위한 무역 관계를 훼손하는 일은 피하려 한다. 테헤란에 대한 직접적인 안보 공약에 끌려 들어가는 것도 원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중국이 이란을 완전히 버릴 것”이라는 해석과 “중국이 이란을 끝까지 무조건 보호할 것”이라는 해석 모두 지나치다. 중국은 이란을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낮지만, 테헤란을 보호하기 위해 무제한의 경제적 비용을 감수할 가능성도 낮다. 이 때문에 이란 내부에서는 최대 압박 상황에서 중국이 얼마나 신뢰할 만한 파트너인지 논쟁이 커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보여주는 중국의 한계
걸프 지역 에너지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은 특히 민감한 사안이다. 중국은 이 해협의 봉쇄나 운항 차질이 국제사회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자제와 외교적 해결을 촉구해 왔다.
동시에 중국은 걸프 해운이 흔들릴 때 상업적 타격을 직접 받는다. 미국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 자료는 앞선 걸프 해운 위험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통관을 마치지 않은 일부 정제 석유제품의 수출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는 역내 불안정이 중국의 경제 계산을 얼마나 빠르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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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항로를 열어두고 이란에 자제를 요구할 강한 이해관계를 갖는다. 그러나 그것이 미국의 해상 봉쇄에 군사적으로 맞서거나 이란 선박을 위해 미국과 전쟁을 벌이겠다는 뜻은 아니다. 베이징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수단은 외교적 압박, 무역 경로 조정, 테헤란에 대한 제한적 영향력 행사, 선택적인 해상 활동이지 워싱턴과의 공개전은 아니다.
시진핑의 9월 24일 방미에 미칠 영향
이란 제재 갈등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 24일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 주석의 방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일환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으며, 중국이 중동의 안정을 촉진하려는 broader한 외교적 노력도 함께 전했다.
방문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이란 관련 무역은 동시에 두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은 이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고, 중국은 자국의 대이란 상업 관계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통제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할 수 있다. 다만 양국 모두 이 문제가 주요 중국 은행을 둘러싼 직접적인 금융 충돌로 비화하는 것은 피할 유인이 있다.
방문의 최종 의제와 성사 여부는 양국 정부의 공식 확인 전까지 잠정적으로 봐야 한다. 현재 자료가 뒷받침하는 것은 이 사안이 외교적 제약이자 협상 쟁점이라는 점이지, 미·중 간 합의가 이뤄졌다는 뜻은 아니다.
결론: 금융 패권의 단절보다 ‘느린 다변화’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캠페인에 정치적으로 반발하고 이란과의 교역을 이어갈 공간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과 무제한으로 대결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베이징의 전략은 일방 제재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중국 기업을 보호하며, 미국의 금융 압박에 대한 취약성을 낮출 대안을 키우는 것이다. 동시에 당장 달러 금융망에 대한 접근권을 포기할 만큼 위험한 행동은 피한다.
이번 대립은 세계 금융 질서가 한순간에 갈라지는 사건이라기보다 제재의 힘을 시험하는 과정에 가깝다. 미국은 여전히 이란의 거래 상대방에 상당한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을 겨냥한 위협이 커질수록 베이징은 비달러 결제망을 발전시킬 동기도 커진다.
가장 가능성 높은 결과는 달러 지배의 즉각적인 붕괴도, 중국·이란 교역의 단절도 아니다. 달러가 여전히 중심에 있는 가운데 위안화와 대체 금융 경로가 서서히 확대되는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