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아니라 ‘빙하 붕괴’가 시작점이었다
네팔과 중국 티베트의 국경을 잇는 히말라야 계곡에서 8월 26일 거대한 돌발홍수가 발생했다. 초기에는 규모 5.2의 지진이 산사태와 홍수를 촉발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후 미국지질조사국(USGS)과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른 원인을 가리켰다.
이번 재난은 빙하의 일부가 암반과 함께 붕괴해 계곡 아래로 떨어지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빙하와 암석이 지면에 충돌한 충격이 규모 5.2 지진에 해당하는 지진 에너지를 만들어냈고, 이어 물·얼음·진흙·암석이 거대한 토석류로 변해 강 계통을 따라 하류로 밀려 내려갔다. 따라서 ‘지진이 빙하를 무너뜨렸다’기보다 ‘빙하 붕괴가 지진과 같은 진동을 일으켰다’고 보는 것이 현재까지의 설명에 가깝다. 12
사망자 579명…실종자는 1,924명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 당국은 8월 28일 기준 네팔에서 579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실종자 수는 거의 2,000명에 달했으며, 관련 보도에서는 1,92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캐나다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는 32명, 다른 외국 국적자는 최소 517명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으로 재난의 영향을 받은 사람은 9만 명 이상으로 추산됐다. 34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도 사망자와 실종자가 보고됐지만, 국경 양쪽의 집계 방식과 발표 시점이 달라 수치가 일부 겹칠 가능성이 있다. 구조와 수색이 계속되는 만큼 현재 숫자를 최종 집계로 보기는 어렵다.
마을과 교량이 물·진흙·바위에 휩쓸려
홍수는 산악 계곡을 따라 마을과 주요 기반시설을 잇달아 덮쳤다. 교량은 끊어졌고, 여러 층짜리 건물은 기초에서 뽑혀 나갔다. 도로와 통신망이 파괴되면서 일부 지역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됐다. 관광객과 현지 주민, 현장 노동자들이 급류에 휩쓸리거나 고립됐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56
피해 지역에 병원 등 의료시설이 얼마나 파괴됐는지는 접근이 제한돼 독립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실종된 순례객과 생존자의 전체 명단도 확정되지 않았다. 가족들은 불안정한 통신과 부족한 정보 속에서 시신을 확인하고 실종된 친척의 행방을 찾고 있다. 35
헬리콥터와 지상 수색대도 험준한 지형에 막혀
네팔군과 구조대는 헬리콥터와 지상 인력을 투입해 잔해로 뒤덮인 계곡을 수색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와 교량이 유실된 데다 산비탈이 불안정하고, 악천후와 광범위한 잔해 지대까지 겹쳐 접근이 쉽지 않다.
급류에 휩쓸린 사람이 하류 멀리까지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어 신속한 구조와 시신 수습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네팔군은 임시 의료시설을 운영하고 부상자를 수도 카트만두로 이송하는 한편, 중국 측도 티베트 지역에서 구조·재난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67
잔해가 만든 호수, ‘2차 홍수’ 우려
붕괴한 토사와 암석이 강의 일부를 막으면서 장벽호도 형성됐다. 이 가운데 한 호수가 물을 넘치기 시작해 구조 작업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만약 자연 제방이 무너질 경우 이미 큰 피해를 입은 하류 계곡에 또 한 번 파괴적인 물살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4
다만 중국과 네팔 당국은 이후 호수의 급격한 붕괴 위험이 점차 낮아졌거나 당장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계곡 주민과 구조대는 수위와 제방 상태를 계속 감시하고 있다. 67
구조와 인도적 지원은 진행 중
네팔은 보안군과 헬리콥터, 임시 의료 역량을 동원해 수색·구조와 긴급 구호에 나섰다. 중국은 티베트 측에서 구조 및 재난 대응을 진행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실종된 자국 시민과 영주권자 32명의 소재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사 네트워크를 포함한 인도주의 단체들은 긴급 대피소, 의료 지원, 식량과 식수, 통신 복구, 가족 찾기 등을 지원하고 있다. 37
다만 구조 인원 3,742명, 피해 인구 9만3,000명, 의료시설 피해 규모처럼 현재 유통되는 일부 수치는 현장 집계에 따른 잠정치다. 네팔과 티베트의 발표가 서로 다르고 수색이 계속되는 만큼, 이 수치들은 최종 결과가 아니라 변동 가능한 운영 추정치로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