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의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 **아폴로 고(Apollo Go)**가 리프트(Lyft)의 유럽 모빌리티 플랫폼 **프리나우(Freenow)**와 손잡고 런던 도로에서 6세대 RT6 로보택시 시험을 시작했다. 다만 현재는 안전요원이 차량에 탑승하는 상용화 전 단계의 시험 운행으로, 승객이 앱으로 호출하는 무인 택시 서비스는 아직 아니다. 양사는 영국의 관련 규제 승인을 얻는다는 전제 아래 2027년부터 일반 승객을 태우는 방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1
이번 시험은 중국의 주요 자율주행 사업자와 리프트의 유럽 네트워크가 결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시에 런던에서 로보택시 시장을 겨냥하는 사업자는 바이두만이 아니다. 우버와 영국 자율주행 기업 웨이브(Wayve)의 감독형 운행, 웨이모(Waymo)의 별도 시험도 진행되고 있어 런던은 여러 자율주행 사업 모델이 맞붙는 시험장이 되고 있다.
바이두가 런던에서 시험하는 것
초기 시험 지역은 런던 서부·북서부에 걸쳐 있는 자치구 브렌트다. 주행 경로에는 도시 도로와 교외 도로가 함께 포함된다. 제한된 사유지가 아니라 좌측통행과 복잡한 도로 환경이 특징인 실제 런던 도로에서 차량의 주행 성능과 운영 방식을 검증하는 셈이다. 110
투입되는 차량은 아폴로 고의 6세대 모델인 RT6 로보택시다. 현재 단계에서는 안전요원이 차량에 탑승해 상황을 감시하고 필요하면 개입한다. 따라서 차량이 완전히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단계는 아니며, 일반 승객을 받는 서비스도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12
공개 운행의 구체적인 날짜는 발표되지 않았다. 양사가 밝힌 것은 2027년부터 일반 승객을 태우고 싶다는 목표이며, 실제 운행은 영국 관계 당국의 승인에 달려 있다. 즉 ‘2027년’은 확정된 출시일이 아니라 조건부 목표 시점이다. 19
프리나우와 리프트는 어떤 역할을 맡나
바이두는 자율주행 기술과 로보택시 운영을 담당하고, 프리나우는 향후 승객과 차량을 연결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승객은 별도의 바이두 택시 앱을 내려받기보다 프리나우를 통해 아폴로 고 차량을 호출하게 되는 방식이다. 116
이는 리프트가 BMW그룹과 메르세데스벤츠 모빌리티로부터 프리나우를 인수한 데 따른 유럽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리프트는 2025년 4월 프리나우 인수 가격을 약 1억7,500만 유로, 당시 기준 약 1억9,700만 달러로 발표했고, 같은 해 인수를 완료했다. 이 거래는 북미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리프트가 유럽 모빌리티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사례다.
프리나우가 구상하는 운영 방식은 ‘하이브리드’에 가깝다. 로보택시가 기존 인간 운전자 택시 및 개인용 차량호출 서비스망을 곧바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차량과 함께 운행되는 모델이다. 시간대와 수요, 도로 상황, 규제 허용 범위에 따라 차량 유형을 달리 배치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 하이브리드 모델은 아직 계획 단계이며, 이미 일반에 제공되는 서비스는 아니다. 5614
2027년 목표를 좌우할 영국 규제
영국에서는 정부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지침과 현행 도로교통법을 준수하면 공공도로에서 자동화 차량을 시험할 수 있다. 다만 안전요원이 탑승하는 감독형 시험과, 안전요원 없이 상업적으로 운행하는 서비스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
영국의 다음 단계는 2024년 제정된 **자동화 차량법(Automated Vehicles Act 2024)**을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법은 승인된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법적 책임 체계를 만들고, 승인 차량마다 ‘승인된 자율주행 주체(Authorised Self-Driving Entity)’를 지정하도록 한다.
정부는 사람 운전자 없이 승객을 운송하는 상업 서비스에 적용할 별도의 허가 절차도 마련하고 있다. 이른바 자동화 승객 서비스 허가 제도는 택시, 개인용 차량호출 서비스, 버스와 유사한 승객 운송 사업이 자율주행차를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경로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세부 시행 절차는 계속 구체화되는 중이다.
관련 2026년 규정 일부는 2027년 1월 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해당 규정이 시행된다고 해서 바이두의 런던 서비스가 자동으로 승인되는 것은 아니다. 차량과 운영자는 별도로 요구되는 인증, 안전 기준, 운행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버·웨이브·웨이모와 비교하면
우버·웨이브: 승객 운송 허가에서는 한발 앞서
우버와 영국 자율주행 기업 웨이브의 런던 사업은 한 가지 측면에서 바이두보다 앞서 있다. 런던교통공사(TfL)가 웨이브 기술이 적용된 일부 차량에 개인용 차량(PHV) 면허를 발급하면서 감독형 승객 운송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면허 조건상 자격을 갖춘 인간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해 운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17
웨이브가 사용하는 차량은 ‘웨이브 AI 드라이버’와 주변 카메라·레이더를 장착한 전기차 포드 머스탱 마하-E다. 바이두가 자율주행 전용으로 설계한 RT6 로보택시와는 차량 구성과 운영 방식이 다르다. 19
그렇다고 개인용 차량 면허가 제한 없는 무인 운행을 허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8월 보도에 따르면 우버와 웨이브의 런던 출시 계획은 규제와 기술 문제로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차량 면허 발급, 안전요원 탑승 승차, 완전 무인 서비스 사이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단계가 남아 있다. 17
웨이모: 별도 시험 프로그램
웨이모도 안전요원이 탑승한 자율주행차를 런던에서 시험해 온 것으로 보도됐다. 이는 바이두·프리나우 협력이나 우버·웨이브의 런던 사업과는 별개의 프로그램이다. 312
다만 현재 확인된 자료는 웨이모가 런던 중심부에서 시험했다는 점은 뒷받침하지만, 시험의 정확한 시작 시점과 규모를 모두 확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일부 보도에서 언급된 ‘4월 시작’이라는 구체적인 날짜는 확정된 사실처럼 단정하기보다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런던 로보택시 경쟁이 보여주는 것
바이두의 시험은 승객이 실제로 차량을 호출하기 전부터 중요한 검증 단계다. 아폴로 고의 전용 차량과 운영 모델이 런던의 교통 흐름, 도로 구조, 좌측통행 환경, 규제 체계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리프트 입장에서는 이미 인수한 프리나우를 기반으로 유럽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긴다.
현재 런던에서는 같은 시장을 향해 서로 다른 경로가 진행되고 있다.
- 바이두는 프리나우와 함께 브렌트에서 안전요원이 탑승한 RT6 로보택시를 시험하고 있다.
- 우버와 웨이브는 안전요원이 동승하는 승객 운송 차량에 대한 면허를 확보했지만, 실제 출시 일정은 지연될 수 있다.
- 웨이모는 바이두 및 우버·웨이브와 별도로 런던에서 감독형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결국 런던의 로보택시 경쟁은 이미 도로 위에서 시작됐지만, 상용화의 결승선은 기술보다 규제에 더 가깝다. 바이두가 제시한 2027년 목표도 ‘곧바로 무인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안전요원 탑승 시험을 통과하고, 영국의 자율주행 승객 서비스 허가 체계에 따라 차량과 운영 방식이 승인을 받아야 비로소 일반 승객이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