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의 실적 발표 후 매도세는 단순한 전망치 하회에 대한 반응이 아니었다. 시장은 바이두가 기존 검색·광고 중심 사업에서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줄어드는 핵심 수익원을 새 사업이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바이두 주가는 약 13% 하락해 90.39달러를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313억 위안(약 46억 달러)이었고, 비GAAP 기준 ADS(미국예탁주식)당 이익은 7.22위안으로 시장 예상치 9.84위안을 크게 밑돌았다.
4
7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바이두의 분기 매출은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 약 319억6,000만 위안보다 낮았다.
1 조정 이익 역시 실제 7.22위안과 컨센서스 9.84위안을 비교하면 약 27% 부족했다.
4
이번 ‘더블 미스’가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여진 이유는 투자자들이 이미 바이두의 기존 사업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는 또다시 전년 대비 매출 감소를 기록하며, 과거 수익을 지탱해 온 사업 기반이 계속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6
9
광고 사업의 급락이 AI 성장을 압도했다
가장 뚜렷한 약세는 온라인 마케팅 부문에서 나타났다. 바이두의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 매출은 131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5
검색 광고는 바이두의 현금 창출과 수익성을 오랫동안 뒷받침해 온 핵심 사업이었다. 따라서 이 부문의 감소폭은 아직 규모가 작은 초기 성장 사업의 증가분보다 회사 전체 실적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AI 관련 사업은 일부 상쇄 효과를 냈다. 바이두의 핵심 AI 사업 매출은 125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으며, 바이두 일반 사업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10
14
문제는 성장의 방향이 아니라 규모다. AI 사업은 전략적으로 빠르게 중요해지고 있지만, 기존 광고 사업이 더 빠른 속도로 위축되면서 회사 전체 매출은 여전히 감소하고 있다.
AI 클라우드는 빠르게 크지만 출발점이 더 작다
바이두의 AI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이 가운데 GPU 클라우드 매출은 283% 급증했다. 이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실제 서비스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 수요가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높은 성장률이 곧바로 충분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체 매출은 여전히 전년 대비 4% 감소한 313억 위안에 머물렀다.
2
따라서 시장이 바이두에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AI 클라우드가 성장하고 있는가”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AI 클라우드가 충분히 크고, 수익성이 높으며,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자리 잡아 회사 전체의 가치를 뒷받침할 수 있는가”다.
AI 전환의 다음 관문은 수익화와 투자 효율이다
바이두는 클라우드 인프라, AI 애플리케이션, AI 네이티브 서비스, 자체 대규모언어모델 ‘어니(Ernie)’를 중심으로 더 넓은 AI 플랫폼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로빈 리 바이두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 후 어니를 다시 AI 기술의 최전선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1
다만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출과 마진이 본격적으로 따라오기 전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 이번 실적은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은 보여줬지만, 그 투자가 회사 전체의 지속적인 매출 가속이나 단기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제한적이었다.
주주 입장에서 이는 결국 ‘시점’의 문제다. 바이두가 장기적으로 가치 있는 AI 역량을 쌓고 있을 수는 있지만, 투자자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광고 매출 감소를 충분히 상쇄하기 전까지 기존 사업의 약화와 개발 비용을 함께 감수해야 한다.
자율주행은 당장의 실적 해법보다 장기 옵션에 가깝다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사업은 바이두의 AI 전략에 또 다른 성장 가능성을 더한다. 회사의 실적 자료와 콘퍼런스콜에서는 AI 인프라, 자체 칩 개발과 함께 로보택시 사업 확대가 언급됐다.
12
그러나 2분기 실적만으로는 자율주행 사업이 광고 매출을 단기간에 대체할 만큼 큰 수익원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 사업은 추가 투자와 운영 역량, 상업적 이용 확대가 계속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자율주행을 당장의 이익 감소를 해결하는 사업이라기보다 장기적인 성장 옵션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알리바바가 상대적으로 강해 보인 이유
알리바바는 바이두와 마찬가지로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유용한 비교 대상이다. 알리바바는 6월 분기에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고, AI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매출은 45% 늘어난 484억4,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17
알리바바는 더 큰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어 기존 고객에게 AI 서비스를 판매하고 확산할 수 있는 경로가 더 다양하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성장은 이미 구축된 상업 플랫폼의 지원을 받는 반면, 바이두의 AI 확장은 기존 광고 사업의 위축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구조로 보인다.
물론 알리바바도 AI 투자 부담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AI 인프라 지출을 늘리면서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17 따라서 두 회사의 차이는 AI 투자에 따른 압박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전체 사업이 얼마나 강한 성장 기반을 제공하느냐에 있다. 알리바바는 전체 매출이 증가했지만, 바이두는 기존 핵심 사업이 축소되는 가운데 새로운 AI 사업을 키우고 있다.
바이두만의 문제였을까?
중국 기술주 전반의 흐름을 살피려면 크레인셰어스 CSI 중국 인터넷 ETF(KWEB)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KWEB가 같은 시기에 하락했다면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 거시경제 여건, 규제 우려 또는 위험 선호도 약화가 바이두 주가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바이두 주가가 2026년 들어 약 35% 하락한 가운데 실적 발표 직후 추가로 약 13% 급락했다는 점은 회사 고유의 문제가 상당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7 투자자들은 단순히 중국 기술주 업종이 약해서 매도한 것이 아니라, 바이두의 기존 사업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AI 클라우드가 충분히 크고 수익성 높은 대체 사업이 될 수 있는지 더 강한 증거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실적에서 확인할 세 가지
바이두의 다음 실적은 다음 세 가지 기준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 온라인 마케팅 매출이 안정화되는가? 19%에 달한 감소세가 이어지면 AI 전환에 필요한 투자를 기존 사업으로 뒷받침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5
- AI 클라우드가 전체 매출과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키우는가? 높은 성장률이 회사 전체의 실질적인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 신규 사업이 지속적인 수익화를 보여주는가? AI 애플리케이션, AI 네이티브 서비스, 자율주행 사업은 기술적 진전이나 장기 잠재력만이 아니라 실제 매출과 이익 기여를 증명해야 한다.
핵심은 바이두의 AI 전환이 허상이 아니라는 점과, 그 재무적 성과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이 동시에 드러났다는 것이다. 2분기 바이두는 사업의 상당 부분을 AI로 옮겨가고 있었지만, 과거의 성장을 뒷받침했던 고수익 광고 사업에서는 여전히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새로운 AI 사업이 이 격차를 메우기 전까지 시장은 바이두의 AI 성장을 유망한 변화로 평가하면서도, 더 높은 기업가치를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성과로 보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