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완강히 거부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중재국을 통한 간접 협상용 조건 목록을 작성하는 단계로 이동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서기 모흐센 레자이는 중재자들이 해협 운항 재개 조건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이 해협 재개방에 동의한 것은 아니며, 선박 운항량도 여전히 평소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91021
8월 28일, 무엇이 달라졌나
레자이에 따르면 카타르와 파키스탄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요구 사항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외교 움직임을 다룬 보도에서는 카타르가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문제를 다시 강조한 반면, 미국은 직접 협상보다 경제적 압박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21
이번 변화의 핵심은 이란이 해협을 계속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는 데서 나아가, 협상 문서가 될 조건 목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최종 합의나 조만간 제한 없는 상업 운항이 재개된다는 뜻은 아니다.
이란이 제시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
이란은 해협 전면 재개방을 미국과의 더 큰 정치적 합의와 연계하고 있다. 레자이가 제시한 요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다.
- 미국 주도의 전쟁과 해상 봉쇄 종료
-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산의 해제
- 가자지구와 레바논을 포함한 역내 전면 휴전 1412
이란 당국은 또 임시 합의에 포함됐던 조건과 해협 재개방을 연결해 왔다. 여기에는 이란 항구와 석유 수출에 대한 제한 해제, 군사적 위협과 작전 중단, 동결 자금 반환 등이 거론됐다. 19
따라서 이번 대립은 단순한 해상 안전 문제를 넘어선다. 테헤란은 호르무즈 통항권을 제재, 군사적 압박, 역내 분쟁, 금융 양보를 둘러싼 광범위한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카타르·파키스탄이 중재…미·이란 직접 협상은 확인되지 않아
카타르와 파키스탄은 이란과 미국 사이의 간극을 좁히려는 중재국으로 지목됐다. 카타르는 중재에 진전이 있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앞서 미국과 직접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주장을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8월 18일 협상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외교 채널은 간접적이고 불안정하다. 중재국이 말하는 진전은 워싱턴과 테헤란 사이의 양자 합의나 이란의 정상 항행 복귀 결정과 동일한 의미로 볼 수 없다.
이란·오만 임시 통로는 ‘해협 전면 재개방’과 다르다
이란과 오만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관리하기 위한 임시 항로와 공동 기뢰 제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안된 통로는 이란 영해와 오만 영해 일부를 함께 활용하는 방식이다. 910
하지만 이란은 오만과의 합의만으로 호르무즈 해협 전체가 자동으로 재개방되는 것은 아니라고 거듭 밝혔다. 해당 합의가 성사되더라도 더 큰 정치적 갈등이 해결될 때까지 일부 상업 선박만 통과시키는 제한적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선 보도에 따르면 테헤란은 들어오는 선박에 대한 통제권과 나가는 선박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필요할 경우 개입하는 방안도 요구했다. 8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되는 특정 항로를 여는 것과 모든 선박이 제한 없이 항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조치다.
기뢰 제거를 둘러싼 주장은 엇갈려
해협의 안전 상황을 두고는 서로 다른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란과 오만은 제안된 임시 통로의 일부로 공동 기뢰 제거 사업을 논의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수역에 있던 기뢰가 제거되거나 폭파됐다고 주장하면서 추가 기뢰 설치를 경고했다.
현재 확인되는 보도에 근거하면 공동 기뢰 제거 방안은 이란·오만 간 사업으로 설명하는 것이 타당하다. 카타르·이란 간 별도 기뢰 제거 사업이 확인됐다는 근거는 없다. 카타르의 확인된 역할은 주로 중재와 긴장 완화 외교에 있다. 11
선박 통항량은 여전히 급감한 상태
상업용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혀 통과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날 통항량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로이터에 따르면 8월 26일 해협을 지난 화물선은 5척으로, 10일 평균 15척보다 적었다. 8월 21일에는 7척이 통과했다. 17
주말 통항량은 더 낮았다. 로이터는 토요일 통과 선박이 5척이었고, 다음 날인 일요일에는 기록된 통과 선박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직전 주말에는 31척이 통과했다.
위기 이전에는 하루 약 130~140척이 통상적으로 해협을 지났다. 18 따라서 해협이 단순히 ‘열려 있다’고 표현하는 것은 현재의 상업 운항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일부 선박은 움직이고 있지만, 운항 규모와 안전 환경은 위기 전 기준과 크게 달라졌다.
제공된 자료만으로는 위기 전 하루 73척에서 최저 2척으로 줄었다는 구체적인 비교나, 석유 수송량이 하루 2,000만 배럴 이상에서 약 500만 배럴로 감소했다는 수치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상업용 선박 통항이 전반적으로 붕괴했고, 선박 공격과 운항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1720
재개방 합의가 어려운 이유
주요 쟁점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 제재와 동결 자산: 이란은 금융 제재 완화와 해외에 묶인 자금에 대한 접근을 원한다. 119
- 군사적 압박과 항구 봉쇄: 테헤란은 미국의 봉쇄와 군사 작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419
- 역내 휴전: 이란은 호르무즈 문제를 가자지구와 레바논을 포함한 광범위한 휴전과 연계했다. 1213
- 해상 안전 보장: 어떤 통로든 선박 공격, 기뢰 설치, 상업 선박에 대한 방해를 막을 실효성 있는 보장이 필요하다. 20
- 통항 관리권: 이란은 선박 통제와 감독에서 공식적인 역할을 요구해 왔지만, 미국과 일부 역내 행위자들은 국제 수로에 대한 일방적 통제를 인정할 수 있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임시 또는 시험 운항 통로가 단기적인 위험을 낮출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논의된 통로 방안은 지속 가능한 정상화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남은 질문은 제한적인 안전 조치를 더 큰 정치적 갈등과 분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아니면 테헤란이 호르무즈 접근권을 포괄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협상 수단으로 계속 활용할지가 핵심이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
단기적으로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해협 전면 재개방보다는 중재를 통한 제한적 운항 합의다. 이란이 조건 목록을 공개할지,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워싱턴의 답변을 테헤란에 전달할 수 있을지, 이란과 오만이 실제 운항 세부 사항을 확정할지, 상업용 선박 통항량이 현재의 한 자릿수 수준을 넘어 꾸준히 늘어날지가 주요 지표다.
현재 상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외교적 움직임은 있지만 재개방 합의는 없다’이다. 이란은 조건을 마련하고 있고 중재국들은 움직이고 있으며 이란·오만 간 별도 통로도 논의 중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적인 항행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9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