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전후 보도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자립과 장기 전략이 어떻게 추진되는지를 보여줬습니다. 핵심은 화웨이의 첨단 반도체 우회 전략, AI 수요에 힘입은 싱가포르 수출, 중국의 장기 우주 체류 및 달 탐사 준비였습니다.
화웨이, 2031년 ‘1.4나노급’ 집적도 목표
화웨이는 상하이에서 열린 반도체 관련 행사에서 새로운 칩 설계 방식인 **‘로직폴딩(LogicFolding)’**을 공개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 방식을 활용하면 2031년 고급 반도체에서 1.4나노미터 공정에 해당하는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12
여기서 주의할 점은 ‘1.4나노 칩을 이미 생산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화웨이의 발표는 기존처럼 트랜지스터 자체를 계속 작게 만드는 방식만이 아니라, 회로 구조와 적층 방식을 바꿔 성능과 집적도를 높이겠다는 기술 로드맵에 가깝습니다. 외부 분석가들도 이를 실제 상용 1.4나노미터 제조 공정의 돌파구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23
미국 제재가 만든 장비와 제조의 벽
미국의 수출 규제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최첨단 칩 제조에 필요한 장비와 기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중국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구형인 심자외선(DUV) 장비와 복잡한 공정 조합에 의존해야 합니다. 이 방식은 비용과 시간이 더 많이 들고, 대량생산 과정에서 높은 수율을 확보하기도 어렵습니다. 12
따라서 로직폴딩의 진짜 시험대는 설계 아이디어 자체보다 실제 제조 현장에서 안정적인 수율과 생산 규모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될 전망입니다. 화웨이는 새로운 구조가 미국의 장비 제한 속에서도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회사가 독립적인 성능 자료를 공개한 것은 아닙니다.
TSMC와의 격차는 어떻게 봐야 하나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와 중국 최대 파운드리인 SMIC가 구현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은 TSMC보다 약 5년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돼 왔습니다. 화웨이가 제시한 2031년은 TSMC가 그때 처음 1.4나노미터에 도달한다는 뜻이 아니라, 화웨이가 1.4나노미터에 상응하는 집적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 시점입니다. TSMC는 1.4나노미터 공정의 양산 시점을 2028년으로 제시하고 있어, 화웨이의 계획이 실현되더라도 격차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13
싱가포르 수출, AI 수요로 예상 밖 호조
싱가포르의 2026년 1분기 비석유 국내 수출(NODX)은 전년 동기보다 9.6% 증가했습니다. AI 산업의 확장으로 집적회로와 디스크 미디어 등 전자제품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혔습니다. 전자제품 수출은 57.8% 급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의 무역 당국은 2026년 NODX 성장률 전망을 기존 24%에서 **35%**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9
물가 흐름도 당초 우려보다는 안정적이었습니다. 4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3월 1.7%에서 **1.4%**로 둔화했고, 연간 물가 전망은 **1.5~2.5%**로 제시됐습니다. 9
다만 수출 호조가 올해 경제 전망 전반의 불확실성을 해소한 것은 아닙니다. 당국은 중동 분쟁이 세계 수요를 약화시키고 교역을 방해할 수 있으며, 에너지와 운송 비용을 높일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럼에도 싱가포르 경제는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해 기존 속보치보다 강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5
선저우 23호, 1년 우주 체류와 달 탐사의 연결고리
중국은 선저우 23호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3명을 톈궁 우주정거장으로 보냈습니다. 탑재체 전문가 **리자잉(Li Jiaying·광둥어 표기 라이카잉, Lai Ka-ying)**은 홍콩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우주에 도달한 우주비행사가 됐습니다. 415
이번 임무의 가장 큰 실험 중 하나는 중국 우주비행사 한 명이 우주정거장에 연속 1년간 체류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누가 장기 체류를 맡을지는 이후 정해질 예정이지만, 실험의 목적은 미세중력 환경에서 장기간 생활할 때 나타나는 인체 변화를 연구하는 데 있습니다. 68
장기 체류 경험은 단순히 우주정거장 기록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의료 관리, 우주선 운용, 보급과 승무원 교대, 임무 지휘 등은 향후 달 탐사에서도 그대로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중국은 이번 임무를 2030년까지 유인 달 착륙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2035년까지 영구적인 달 기지를 구축한다는 목표도 관련 보도에서 언급됐습니다. 68
결국 이날 보도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번의 완성’보다 제약 속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기반 구축입니다. 화웨이는 제조 장비의 한계를 설계 혁신으로 보완하려 하고, 싱가포르는 AI 수요를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지정학적 위험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 역시 장기 체류 데이터를 쌓으며 달 탐사에 필요한 운영 능력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