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왜 떨어졌나
알리바바의 홍콩 상장 주식은 800억 홍콩달러(약 102억1,000만 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이 완료된 뒤 홍콩 거래 초반 약 8% 하락했다. 시장이 AI 투자 자체를 거부했다기보다, 신규 주식 발행으로 인한 즉각적인 주주 희석과 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먼저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24
알리바바는 신주 7억1,000만 주를 주당 112.70홍콩달러에 팔았다. 발행가는 직전 금요일 종가보다 8.4% 할인된 가격이다. 이번 거래는 홍콩 상장사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 후속 발행이며, 2026년 글로벌 후속 주식 발행 가운데서는 알파벳과 인텔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로 평가됐다. 127
투자자 반응은 ‘AI 반대’보다 ‘비용과 실행’에 가까웠다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주문 규모가 약 280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은 기관투자자들이 알리바바의 AI 전략과 성장 가능성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는 의미다. 4 그러나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할인된 가격으로 신주가 발행되면서 보유 지분의 가치와 의결권 비중이 낮아지는 부담이 생겼다.
시장 전문가들도 AI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다만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뒤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할 수 있을지, 그리고 계획대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을지가 핵심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4
조달금 전액은 ‘풀스택 AI’에 투입
알리바바는 이번 발행으로 확보한 순수입 전액을 AI 역량 강화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AI 모델과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자체 컴퓨팅 역량, 반도체 및 서버 인프라, 데이터센터가 포함된다. 특히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고도화해 기업용 AI 서비스와 모델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114
이는 알리바바가 단순히 AI 서비스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모델 개발부터 컴퓨팅·클라우드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사업자로 자리 잡으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14
3년 내 손익분기점, 알리바바가 스스로 건 시한
이번 자금 조달은 AI 투자의 수익률을 더욱 분명한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알리바바의 최고경영자 우디는 현재 평균 매출총이익률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AI 관련 자본지출이 3년 안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46
이 발언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불투명했던 AI 투자 회수 시점을 보다 구체적인 기간으로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AI 서버와 같은 하드웨어는 사용 가능 기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투자 후 회수 속도는 사업성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번 신주 발행은 알리바바가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3년 내 회수’라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한 셈이다. 35
실적에는 이미 투자 비용이 나타났다
알리바바가 서둘러 자금을 확보하는 배경에는 최근 실적 부담도 있다. AI 인프라 지출이 늘면서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5% 감소했다. 반면 클라우드 매출은 45% 증가했지만, 자본지출은 75% 급증했다. 46
즉, AI와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 신호는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는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는 비용이 이익을 크게 압박하는 단계다.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이 이 성장 투자의 장기적 가능성보다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와 실행 리스크를 우선시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존 3년 투자 계획에 추가된 자금
이번 800억 홍콩달러 조달은 알리바바가 이미 밝힌 대규모 투자 계획과 별개의 추가 자금이다.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AI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최소 3,800억 위안(약 565억4,000만 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다. 146
결국 알리바바는 단기적으로 이익 감소와 주주 희석을 감수하고, 지금 컴퓨팅 능력과 클라우드 규모를 키우는 선택을 했다. 회사의 계산대로 AI와 클라우드 수요가 확대되고 투자금이 약 3년 안에 회수된다면 이번 발행은 글로벌 AI 경쟁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수익화가 늦어지면 이번 거래는 알리바바의 비용 부담과 자본 배분 위험을 더욱 부각시키게 된다.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