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의 창업자 잭 마와 핵심 경영진이 대규모 자사주 매수로 회사의 AI 전략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마는 이틀 연속 6,000억 홍콩달러(약 7,650만 달러) 이상을 매수했고, 차이충신 회장과 우융밍 CEO도 약 2,000억 홍콩달러어치를 추가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 투자라기보다, 알리바바 지도부가 AI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기적인 주주가치 희석과 현금흐름 악화를 감수할 만한 비용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회사가 이 자금으로 구축하려는 것은 단순한 AI 서비스가 아니라 칩부터 컴퓨팅, 모델, 기업 고객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클라우드 플랫폼이다.
차이충신과 우융밍은 얼마나 샀나
차이 회장은 홍콩 상장 주식 72만 주를 주당 약 112홍콩달러에 매수해 약 800억 홍콩달러를 투입했다. 이후 같은 규모의 주식을 한 차례 더 사들여, 이번 신주 발행 이후 매수액은 약 1,610억 홍콩달러로 늘었다. 우 CEO는 평균 111.60홍콩달러에 35만 주를 매수해 약 390억 홍콩달러를 투자했다. 910
차이 회장과 우 CEO의 매수액은 이틀 동안 합산 2,000억 홍콩달러를 웃돌았다. 잭 마 역시 같은 시기에 6,000억 홍콩달러가 넘는 규모로 지분을 늘렸다. 경영진이 회사의 자금 조달 직후 직접 주식을 사들였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는 알리바바의 AI 투자 방향에 대한 내부자들의 ‘자신감 표명’으로 해석됐다. 6
1,020억 달러 조달…주가는 먼저 급락
알리바바는 8월 23일 홍콩에서 신주 7억1,000만 주를 주당 112.70홍콩달러에 발행해 약 800억 홍콩달러(약 102억 달러)를 조달했다. 발행가는 직전 거래일 종가보다 8.4% 낮았으며,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률은 약 3.6~3.7%로 추산됐다. 45
기관투자가들의 수요는 강했다. 주문 규모는 약 280억 달러로, 발행액의 거의 세 배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초반 약 8% 하락했고, 장중 낙폭이 10%에 이르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당장 주목한 것은 AI 투자의 장기 효과보다 할인 발행에 따른 희석과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었다. 47
조달 자금은 AI 칩·데이터센터·모델에 투입
알리바바는 순조달금 전액을 ‘풀스택 AI 역량’ 강화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분야가 포함된다.
- AI 칩의 조달 및 자체 개발
-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 확대
-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학습과 성능 개선
- AI 모델 및 애플리케이션의 상용화
AI 경쟁에서는 좋은 모델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안정적인 칩 공급, 대규모 연산 능력, 클라우드 유통망, 그리고 기업 고객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알리바바가 공격적인 투자를 택한 이유도 중국의 AI·클라우드 시장에서 국내외 경쟁사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다. 13
3년간 3,800억 위안 투자…수익성은 이미 흔들려
알리바바는 향후 3년 동안 AI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최소 3,800억 위안(약 565억 달러)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6월 분기 자본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약 100억 달러에 이르렀고, 그 결과 분기 순이익은 75% 감소했다. 현금흐름도 압박을 받았다. 6
이런 상황에서 주식 발행은 내부 현금만으로 투자 비용을 충당하지 않고 유동성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정점에 가까워지는 동안에는, 대규모 자본지출을 차입이나 영업현금흐름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재무 여력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우 CEO는 현재의 평균 매출총이익률을 기준으로 볼 때 AI 관련 자본지출이 향후 3년 안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투자 계획의 최종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19
클라우드 매출 45% 증가…초기 성과는 나타나
AI 투자에 대한 초기 근거도 있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매출은 6월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AI 서비스를 구동하기 위한 컴퓨팅 수요가 커지면서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6
그러나 매출 성장과 투자 수익 실현은 별개의 문제다. 클라우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칩·데이터센터·모델에 투입되는 수십억 달러의 자본이 장기적으로 어느 정도의 이익과 현금흐름을 만들어낼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애널리스트는 긍정적, 시장은 신중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알리바바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홍콩 주가 목표치를 약 168172홍콩달러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자금 조달로 순현금이 약 310억 달러에서 41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나 AI 투자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노무라는 약 3.63.7%인 희석률이 시장 예상보다 낮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54
반면 시장의 첫 반응은 냉정했다. 할인된 가격의 신주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를 낮추고, AI 투자 회수 시점은 불확실하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알리바바가 얼마나 빠르게 AI 매출을 늘리고, 대규모 자본지출을 실제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버리는 왜 회의적이었나
마이클 버리의 회의론은 알리바바가 제시한 낙관적인 시나리오와 정반대에 있다. 핵심 우려는 알리바바가 자금을 조달하거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업계 전체의 칩·데이터센터 투자가 실제로 지속 가능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지나치게 빠르게 늘면 향후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설비 수익률이 떨어지며, 현재의 기업가치와 자본지출 가정이 정당화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검토한 자료만으로는 버리의 이번 주식 발행 이후 발언을 더 구체적으로 단정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AI 경쟁은 ‘자본력 경쟁’으로
알리바바의 이번 거래는 AI 산업 전반의 자금 조달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들은 막대한 컴퓨팅과 인프라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하거나 재무제표를 강화하고 있다. 인텔과 알파벳의 대규모 자금 조달 사례와 비교하면, AI 경쟁은 더 이상 소프트웨어 제품만의 경쟁이 아니다.
결국 잭 마와 알리바바 경영진의 자사주 매수는 회사가 단기적인 주가 부담과 희석을 감내하면서도 AI·클라우드 사업에 장기적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메시지다. 이제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확신의 표현을 넘어, 3,800억 위안 투자 계획이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