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병이 그대로 쿠키 반죽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남일리노이대 카본데일(SIU) 연구팀의 ‘µBites’ 시스템은 PET 플라스틱과 농업 폐기물을 먼저 화학적으로 분해해 탄소 화합물로 만든다. 이후 유전공학적으로 설계된 효모가 이 탄소를 먹고 단백질, 지방, 유기산, 비타민, 향료 분자를 생산한다. 이렇게 얻은 성분을 섬유질·전분·감미료와 섞어 3D 식품 프린터로 쿠키 형태로 출력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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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플라스틱이나 식물 폐기물을 사람이 직접 먹는 것이 아니다. 폐기물 속 탄소를 미생물 발효의 원료로 바꾸고, 미생물이 다시 식품 원료를 만들어내는 ‘탄소 재구성’에 가깝다. 다만 현재의 µBites는 상용 식품이라기보다 초기 단계의 식품 생산 플랫폼이자 시제품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µBites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1. PET와 옥수수 폐기물을 미생물이 쓸 수 있는 형태로 분해한다
연구팀이 사용하는 원료는 탄산음료나 생수병 등에 흔히 쓰이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와 버려진 옥수수 줄기·잎을 비롯한 농업 부산물이다. 이 재료를 잘게 분쇄한 뒤 ‘산화적 열수 용해’라는 공정에 넣는다. 물과 산소를 고온·고압 상태에서 활용해 재료를 물에 녹는 탄소 분자로 쪼개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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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의 PET나 질긴 식물 섬유는 일반적인 미생물이 쉽게 이용할 수 없다. 전처리를 거치면 미생물이 대사할 수 있는 탄소가 풍부한 슬러리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다음 단계의 발효 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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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설계된 효모가 탄소를 식품 성분으로 바꾼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효모 균주가 특정 물질을 만들도록 설계하고 있다. 보고된 생산물에는 단백질, 지방, 유기산, 비타민, 향료 분자가 포함된다. 제빵용 효모를 활용해 바닐라 향을 만드는 연구가 진행됐고, 다른 균주는 베타카로틴과 같은 성분을 생산하도록 의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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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플라스틱을 ‘먹는 쿠키’가 아니라 플라스틱과 식물 폐기물에서 나온 탄소를 효모의 먹이로 활용해 새로운 식품 성분을 만드는 구조다.
3. 섬유질·전분·감미료를 넣어 3D 프린팅한다
미생물 발효로 얻은 슬러리에 섬유질, 전분, 감미료를 섞은 뒤 3D 식품 프린터로 원하는 모양을 만든다. 시제품은 그리스 문자 ‘µ(뮤)’ 모양으로 출력됐고, 여기서 ‘µBites’라는 이름이 붙었다. 발음은 ‘마이크로바이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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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플랫폼은 쿠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보충제나 향신료 등을 추가할 수 있고, 최종 식품도 반고형식에서 액상까지 다양한 형태로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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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할까? 향과 맛에 관한 근거는
현재 공개된 자료는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일반 판매 식품의 안전성을 입증한 수준은 아니다. 시제품 평가 결과와 상용화를 위한 검증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SIU는 이전 쿠키 시제품에 대해 안전성과 영양 관련 지표를 평가한 뒤 사람을 대상으로 관능 분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제품의 전반적인 수용도는 9점 만점에 6.5점이었다. 향은 7.33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색·모양·질감은 모두 5점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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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는 평가에 참여한 패널이 적어도 한 시제품을 어느 정도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의 복합 원료 버전이 누구나 먹어도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개된 보도만으로는 패널 규모, 오염물질 분석 결과, 독성학 자료, 독립적인 동료심사를 거친 안전성 검증의 전체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 다른 보도에서는 정식 맛 평가가 아직 승인 절차를 기다리고 있으며, 쿠키가 인간 섭취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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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가장 신중한 결론은 이렇다. µBites는 향과 일부 관능평가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얻은 식품 시제품이지만, 상업적으로 승인된 간식은 아니다. 대규모·통제된 독립 소비자 시험이 끝나기 전까지 맛과 대중적 수용성을 단정하기도 어렵다.
NASA와 NSF는 어떤 역할을 했나
µBites의 응용 분야를 제시한 계기는 NASA의 ‘딥 스페이스 푸드 챌린지’였다. NASA는 2021년 SIU의 µBites 설계를 미국 내 유망한 18개 아이디어 중 하나로 선정했고, 팀은 2단계 연구를 이어가기 위한 2만5,000달러를 받았다. 제안된 시스템은 물·에너지·보급이 제한된 3년간의 화성 임무에서 4명이 먹을 식량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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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우주비행에서는 저장 식량만으로 버티는 것 외에도 영양, 기호성, 폐기물 처리, 물과 에너지 사용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µBites는 버려질 수 있는 탄소를 미생물 식품 생산의 원료로 활용해 보다 폐쇄적인 식량 순환 체계를 만들려는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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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NSF의 CAREER 지원은 관련된 열수 바이오매스 액화 연구를 뒷받침했다. 지원 과제의 제목은 ‘바이오연료를 위한 바이오매스 열수 액화의 극성 조절’이며, µBites의 전처리 과정과 연결되는 기초 과학에 관한 연구다. 이 지원이 곧 µBites가 시장에 출시될 준비를 마쳤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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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와 지구의 극한 환경에서 쓸 수 있을까
장거리 우주 임무
우주선 안에서 나오는 일부 폐기물과 저장 포장재를 맞춤형 단백질·미량영양소 원료로 바꿀 수 있다면, 보급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물, 에너지, 저장 공간, 승무원 작업 시간이 제한된 임무에서 식량을 현지 생산하는 폐쇄형 시스템의 한 구성요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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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지역과 자원 제한 환경
지구에서도 농지, 냉장 시설, 안정적인 유통망이나 정기적인 보급이 부족한 장소에서 모듈형 식품 생산 장치가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재난 지역, 잠수함, 극지 연구기지 등이 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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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아직 ‘가능한 활용처’다. 각각의 환경에서 실제로 사용하려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안전하며,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별도로 입증해야 한다. 플라스틱 폐기물과 식량 부족이라는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현재로서는 잠재적 효과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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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장벽은 비용과 생산 규모다
현재 알려진 생산비는 ㎏당 약 60달러다. 이는 일반적인 주식이나 간식보다 훨씬 높은 시제품 단계의 추정치다. 또한 이 금액에 에너지, 원료 수거·분류, 장비, 인건비, 품질관리, 규제 준수, 폐기물 처리 비용이 모두 포함됐는지는 공개 자료만으로 분명하지 않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다음 공정들이 동시에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 대량 처리가 가능한 산화적 열수 공정
- 유전공학적 미생물 균주의 안정적인 발효
- 물 회수와 영양분 균형 관리
- 오염물질과 원치 않는 부산물의 일관된 통제
- 자동화된 배합 및 3D 프린팅 장비
- 독립적인 안전성 시험과 실현 가능한 식품 규제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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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심리도 변수다. 화학적 분해와 발효 과정이 충분히 검증되더라도, 출발 물질에 플라스틱 폐기물이 포함됐다는 사실 자체를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수 있다. 연구팀 역시 완전히 통합된 자동화 시스템, 추가 개발, 정책적 뒷받침과 소비자 수용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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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안에 마트에서 볼 수 있을까
현재 근거만으로는 그렇게 말하기 어렵다. SIU는 µBites가 향후 몇 년 안에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는 확정된 출시 일정이 아니라 개발 목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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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판매되기 위해서는 오염물질 관리, 영양 성분의 일관성, 독성학적 안전성, 식품 규제 승인, 생산 비용, 소비자 수용성에 대한 더 강한 자료가 필요하다. 지금의 µBites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쿠키’라기보다, 폐기물에서 얻은 탄소를 미생물로 식품 원료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NASA 연계 연구 시제품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과학적으로는 매우 흥미로운 발상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에서 시작한 쿠키가 곧 일상적인 간식이 된다는 뜻은 아직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