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조달 신흥국 캐리 트레이드는 2025년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을 냈고, 2026년에도 대체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통화와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블룸버그의 한 캐리 지수는 2025년 약 17% 상승해 2009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근 자료는 달러로 자금을 조달하는 이 전략이 2008년 이후 가장 긴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10
12
다만 지금의 시장은 ‘신흥국 통화 전반에 투자하면 된다’는 국면과는 거리가 있다. 금리 차가 여전히 매력적이더라도 국가별 인플레이션, 재정 건전성, 정치 위험과 통화 유동성을 따져야 하며, 변동성이 다시 커지면 그동안 쌓인 이자 수익이 짧은 기간에 사라질 수 있다.
상승세를 이끈 세 가지 요인
2026년 하반기 전망: ‘선별적 낙관’
시장 참가자들의 기본 전망은 전면적인 강세라기보다 신중한 낙관론에 가깝다.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세계 경제가 급격히 둔화하지 않으며 외환 변동성이 낮게 유지된다면 캐리 수익은 이어질 수 있다. 신흥국 채권 운용사들도 경제 회복력과 낮은 변동성, 높은 이자수익을 긍정적 요인으로 꼽으면서 국가별 재정·정치 위험을 더욱 면밀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5
따라서 유리한 대상은 신뢰할 만한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실질금리가 플러스이며, 대외 지급 여력과 시장 유동성이 충분한 국가들이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2026년 금리 인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차의 이점은 점차 줄어들 수 있다. 그만큼 앞으로는 높은 금리 자체보다 통화 가치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가 수익률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진다.
14
달러가 다시 강해지면서 전략의 형태도 바뀌고 있다. 투자자들은 신흥국 자산에 투자할 때 달러만 조달 통화로 사용하는 대신 유로와 호주 달러 등 다른 통화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6
상승 행진을 끝낼 수 있는 위험
과거의 교훈: 수익은 천천히, 청산은 한꺼번에
2008년 금융위기, 2013년 긴축발작, 2024년 8월의 시장 혼란이 똑같은 사건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 시기 모두 자금 조달 비용, 성장 전망 또는 위험 선호가 빠르게 재평가되면서 레버리지가 높은 투자자들이 동시에 포지션을 정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의 거래도 같은 경로를 밟을 수 있다.
금리 차 축소 또는 조달 통화 강세 → 외환 변동성 상승 → 손절매·증거금 납부 → 신흥국 통화와 채권의 강제 매도라는 순서다.
투자자들이 앞으로 주목할 지표는 미국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 전망, 달러와 엔화의 방향, 신흥국 통화의 내재변동성, 유가와 식료품 가격, 신흥국 펀드 자금 흐름, 브라질의 재정·선거 관련 뉴스다. 특히 고금리 통화가 제공하는 캐리 수익보다 통화 가치 하락폭이 계속 작게 유지되는지가 상승 행진의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