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프(Ramp)가 집계한 미국 기업 결제 데이터에서 앤스로픽은 7월에도 오픈AI보다 많은 기업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분기 들어서는 오픈AI의 유료 기업 사용자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기업용 AI 시장의 주도권이 한쪽으로 굳어졌다기보다, 가격과 성능, 데이터 정책에 따라 기업들이 빠르게 선택을 바꾸는 단계라는 의미에 가깝다. 67
5월에 뒤집힌 순위, 7월에는 격차 확대
램프가 공개한 수치는 각 업체에 비용을 지불한 램프 고객의 비중이다.
- 5월에는 앤스로픽이 약 41%로 오픈AI의 약 39%를 앞서며 선두를 차지했다. 5
- 7월에는 앤스로픽 비중이 43.5%로 높아졌고, 오픈AI는 39.7%를 기록했다. 3
- 그러나 이후 집계된 3분기 누적 데이터에서는 오픈AI가 앤스로픽보다 더 빠르게 유료 기업 사용자를 늘리며 격차를 좁히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67
여기서 말하는 비중은 매출이나 계약 규모의 시장점유율이 아니다. 램프 고객 가운데 특정 업체에 돈을 지불한 기업의 비율이며, 한 기업이 오픈AI와 앤스로픽을 동시에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픈AI의 추격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들
램프의 7월 모델 사용 데이터는 양사의 최신 모델 채택 속도에서도 차이를 보여준다. 오픈AI의 주력 모델인 GPT-5.6 Sol은 오픈AI 모델에서 구매된 토큰의 25%, 모델 지출액의 23%를 차지했다. 반면 앤스로픽의 Fable 5는 앤스로픽 모델 토큰의 6%, 지출액의 11.4%에 그쳤다. Fable 5가 만들어낸 추정 지출액은 Sol의 약 75% 수준이었다. 3
가능한 배경 중 하나는 개발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대비 성능과 사용 편의성이다. 램프에 따르면 Fable 5는 성능 평가에서는 강점을 보였지만, 100만 토큰당 비용이 약 10달러로 Sol보다 대략 두 배 비쌌다. 3
규제 산업이나 개인정보에 민감한 기업에는 데이터 보관 정책도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 앤스로픽은 가장 고도화된 모델에 대해 30일간의 데이터 보관을 요구해 왔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기업 고객이 이 데이터를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에 보관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이 약점은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불리함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124
다만 이는 가능한 해석일 뿐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램프의 결제 데이터만으로 기업이 특정 모델을 선택하거나 추가·중단한 정확한 이유를 확인할 수는 없다.
이 데이터로 알 수 없는 것
램프의 표본은 미국 내 7만 곳이 넘는 기업이 램프의 법인카드와 청구서 결제 서비스를 통해 발생시킨 거래를 익명·집계한 자료다. 따라서 미국의 모든 기업이나 모든 기업용 AI 계약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3
특히 다음과 같은 지출은 충분히 포착되지 않을 수 있다.
-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결제
- 리셀러와 조달 시스템을 통한 구매
- 다른 소프트웨어에 포함된 AI 기능 이용료
- 램프 밖에서 처리된 청구서와 계약 지출
또한 Fable 5와 Sol을 비교한 토큰 지출 표본은 램프의 일반적인 AI 지수보다 기술 업종 비중이 높은 편이다. 램프 역시 이 때문에 실제 Fable 5 도입률이 자체 추정치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3
결국 램프 고객과 모델 토큰을 직접 구매하는 기업은 일반적인 미국 기업보다 기술 친화적인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결과를 미국 전체 기업용 AI 시장의 확정적 시장점유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43
기업용 AI, 아직 ‘고착’되지 않았다
앤스로픽이 빠르게 선두로 올라선 뒤 오픈AI가 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은 기업의 AI 지출이 특정 공급업체에 아직 단단히 묶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기업들은 모델의 성능과 가격, 개인정보 보호 조건, 개발자 도구가 바뀔 때 여러 업체를 시험하거나 동시에 이용하고, 필요하면 공급업체를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 67
이는 기업의 AI 지출 자체가 줄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AI를 도입하는 기업은 늘고 있지만, 어느 한 업체에 대한 장기적인 종속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새로운 주력 모델이 출시되면 구매 흐름이 단기간에 바뀔 여지도 크다.
경쟁의 무대 자체도 커지는 중
램프 고객 중 유료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의 비중은 3월 50.4%로 50%를 넘어섰다. 3 7월에는 이 비중이 약 56%까지 올랐다. 3
따라서 오픈AI와 앤스로픽의 경쟁은 정해진 기업 고객을 서로 빼앗는 데 그치지 않는다. AI를 처음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시장 안에서, 두 회사가 새로운 수요와 기존 고객을 동시에 놓고 경쟁하는 구도다.
핵심은 분명하다. 앤스로픽은 램프 표본에서 7월 기준 더 넓은 기업 고객 기반을 유지했다. 그러나 오픈AI의 최근 성장 속도는 가격, 데이터 정책, 개발자 경험이 기업용 AI 구매의 판도를 빠르게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