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본 경기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는 예선에서 다른 로봇이 9.39초를 기록했고, 라이트닝은 9.47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가 보도한 9.32초는 본 경기 전 준비 주행 기록이다.
라이트닝은 올해 4월 베이징 이좡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에서 21km를 50분 26초에 완주하며 주목받았다. 당시 로봇 부문 선두에 올랐지만, 코스에서 장애물에 부딪혀 넘어졌고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다시 일어난 일도 있었다. 이 장면은 빠른 이동 능력과 함께 실제 환경에서의 자율주행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를 보여줬다.
하프마라톤 당시 라이트닝은 키 169cm, 다리 길이 95cm였다. 개발진은 단거리 속도를 높이고 보폭을 키우기 위해 이후 다리 길이를 10cm 늘려 1.05m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은 베이징 국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5일간 열리는 대규모 행사다. 주최 측 발표에 따르면 16개국 666개 팀이 2,056대의 로봇을 앞세워 51개 종목에 참가한다. 미국·독일·일본·브라질 등도 참가했지만, 전체 출전 규모에서 중국 팀의 비중이 가장 크다.
경기 종목은 단순한 달리기에 그치지 않는다. 속도와 정확도를 겨루는 작업형 종목도 포함돼 나사 조이기, 병 열기, 핀셋으로 구슬 집기처럼 실제 산업·일상 환경을 연상시키는 과제가 진행된다.
라이트닝의 9.32초는 인간 선수와 로봇이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 세운 육상 기록이라기보다, 이족보행 로봇의 기계 설계·관절 구동·제어 소프트웨어·자율주행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시연에 가깝다. 특히 장거리 보행과 자율 내비게이션을 선보인 뒤 다리 구조를 개량해 단거리 질주까지 시도했다는 점에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개발 속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동시에 베이징 대회는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국제 무대에 선보이는 전략적 쇼케이스이기도 하다. 로이터는 이번 5일간의 행사를 역대 가장 큰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경기로 평가했다.
따라서 이번 소식의 핵심은 ‘로봇이 볼트의 인간 기록을 공식적으로 깼다’는 데 있지 않다. 공식 기록과는 별개로,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고속 이동과 실제 작업 능력을 경쟁 형식으로 공개할 만큼 기술과 산업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