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옴은 사우디의 경제 다변화 계획인 ‘비전 2030’의 대표 사업으로 제시돼 왔다. 따라서 사업의 속도 조절이나 우선순위 재편은 단순한 건설 일정 변경을 넘어, 국가적 상징성을 지닌 프로젝트의 현실적인 재평가로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중단된 공사와 미완성 인프라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종합적인 공개 계획은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네옴은 당초 홍보된 ‘작동하는 미래 도시’라기보다, 일부만 건설된 대형 구조물과 정리되지 않은 사업 현장이 남은 값비싼 미완성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WSJ의 분석이 지적하는 핵심은 기술과 건축의 야심이 사우디가 실제로 투입할 수 있는 자본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국가의 지원과 막대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도시 전체를 한꺼번에 건설하려는 구상은 예상보다 훨씬 큰 비용과 복잡성을 불러왔다.
따라서 네옴의 현재 상황은 단순한 사업 지연이라기보다, ‘얼마나 대단한 도시를 만들 수 있는가’보다 ‘얼마나 감당 가능한 규모로 줄일 수 있는가’가 핵심 과제가 된 국면에 가깝다.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한 뒤에도 추가로 수십억 달러를 들여 계약을 정리해야 한다는 사실은,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에서 상징성과 재정 현실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