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압바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튀르키예는 팔레스타인의 국제적 대표권을 지지해 온 주요 국가 가운데 하나이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외교 채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자료에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미국 측의 별도 설명은 제시돼 있지 않습니다. 다만 워싱턴이 2025년 비자 제한을 낳은 기본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확인됩니다.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미국이 유엔 본부가 있는 개최국이라는 이유로, 유엔 회의 참석을 위해 뉴욕으로 이동하는 팔레스타인 관계자의 입국을 거부할 수 있는지입니다.
팔레스타인 측과 유엔 전문가들은 1947년 유엔 본부협정이 미국에 유엔 본부 구역으로 이동하는 대표자들의 접근을 방해하지 않을 의무를 부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전문가들은 미국에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의 비자를 발급하라고 촉구하면서 협정의 접근 보장 조항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따라서 쟁점은 단순한 비자 거부를 넘어섭니다. 미국의 입국·안보 권한과 유엔 개최국으로서의 접근 보장 의무 중 어느 쪽이 우선하는지가 법적·외교적 논란의 중심입니다. 현재 비자 조치만으로 미국의 해석이나 팔레스타인·유엔 측 해석이 최종적으로 옳다고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압바스가 끝내 미국에 입국하지 못한다면, 유엔 총회는 2025년과 비슷한 별도 절차를 다시 마련해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능한 방식으로는 압바스의 사전 녹화 연설을 본회의장에서 상영하거나, 실시간 화상회의를 통해 참여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될 수 있습니다.
다만 2025년 결의안은 제80차 총회에서의 참여를 대상으로 작성됐습니다. 따라서 해당 결의가 2026년 회의에도 자동으로 적용되는 상시 허가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난해 사례가 보여주는 실무적 선례는 분명합니다. 미국의 입국 제한은 팔레스타인 지도자의 현장 연설을 막을 수 있지만, 유엔 총회가 별도의 절차를 채택하면 팔레스타인의 참여 통로는 남겨둘 수 있습니다. 2026년에도 같은 방식이 반복될지는 총회의 결정과 9월 회의 전 미국의 정책 변경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압바스의 유엔 참석 논란은 더 광범위한 미국의 입국 정책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2026년 1월 1일 발효된 대통령 포고령 10998에 따라 미국은 39개국 국민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발급하거나 승인한 여행서류로 입국을 신청하는 사람들에 대해 입국 및 비자 발급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중단했습니다.
미 국무부 관련 자료에 따르면, 뉴욕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표부에서 근무하는 관계자에게는 제한적인 예외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구분은 대표부가 업무를 계속하도록 하면서도, 압바스와 같은 고위 PA 인사나 총회 참석을 위한 임시 방문단은 입국 제한에 노출되도록 만듭니다.
결국 이번 논란은 한 지도자의 출장 여부에 그치지 않습니다. 미국의 이민·국가안보 권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외교 행보, 그리고 유엔 개최국이 본부 접근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를 둘러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