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의 전 장관이자 프랑스·카타르·미국 주재 대사를 지낸 이본 바키는 이번 주 통가의 지명을 받아 경쟁에 합류했다. 이로써 후보는 8명으로 늘었고, 바키는 에콰도르 출신으로는 두 번째 후보가 됐다.
75세인 바키는 레바논 내전 당시의 경험을 언급하며 분쟁 예방과 유엔 개혁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바키가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보도나, 도널드 트럼프·빌 클린턴과의 관계가 미국의 공식 지지로 이어진다는 해석은 확인된 사실로 보기 어렵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미국의 공식 지지나 투표 약속이 확인되지 않는다.
현재 경쟁 구도는 다음과 같다.
1차 투표로 확인된 선두권은 그린스판, 로드리게스버킷, 그로시다. 반면 바키는 합류 시점이 매우 늦어 이번 2차 투표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얻었는지가 첫 번째 주요 관심사가 된다.
아날레나 바어보크 유엔 총회 의장은 후보 지명을 서두르고, 공개 후보 대화와 더 폭넓은 회원국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후보들이 유엔 회원국 전체를 상대로 공개적으로 입장을 설명할 기회를 마련하고, 보다 투명하고 포괄적인 절차를 만들자는 취지다.
이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는 총회의장 측의 움직임이 유엔 헌장에 근거한 안보리의 추천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바어보크가 절차를 약화하려 한다고 비판했고, 러시아 역시 그녀가 맡으려는 역할에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스트로 폴 자체는 정치적 의미를 갖는 비공식 절차이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투표는 아니다.
러시아는 아직 추가 후보가 나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현 사무총장의 유엔 운영과 분쟁 관리 성과도 비판해 왔다. 이는 모스크바가 현재 선두권 후보들 가운데 한 명으로 조기에 합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협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러시아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유엔 헌장 제97조에 따라 차기 사무총장은 먼저 안보리가 한 명을 추천하고, 이후 총회가 임명한다. 추천안이 통과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최소 9개국의 찬성이 필요하며, 중국·프랑스·러시아·영국·미국 등 5개 상임이사국 어느 곳도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후속 스트로 폴에서는 통상 상임이사국의 입장과 비상임이사국의 입장을 구분해 표시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이 때문에 단순한 전체 득표수보다 특정 후보가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위험을 안고 있는지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
구테흐스의 두 번째 임기는 12월 31일 끝난다. 이번에는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지역 출신 후보를 선호하는 비공식적인 지역 순환 관행이 작용하고 있다. 이는 법적 규칙은 아니지만, 해당 지역 후보가 다수 나온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된다. 상임이사국들이 계속 갈라져 있을 경우 투표는 10월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2차 투표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누가 ‘지지 권고’ 표를 가장 많이 얻었느냐만이 아니다. 선두 후보가 안보리에서 9표를 모으면서도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 미국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인지가 최종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