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심각한 산불은 베오그라드 북동쪽에 있는 보호 자연지역 델리블라토 사막에서 발생했다. 당국과 현지 보도에 따르면 불은 8월 5일 시작됐고, 8월 7일까지 최소 700헥타르에 영향을 미쳤다. 극심한 더위와 장기간의 가뭄, 강풍이 확산을 부추겼으며 세르비아 곳곳에서도 다른 산불이 이어졌다.
불이 계속되면서 피해 추정치는 커졌다. 현지 매체는 이후 피해 면적을 약 3,065헥타르로 집계하면서 대형 화점 3곳과 소규모 화점 2곳이 계속 감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르비아 응급 대응 당국의 다른 보고서는 8월 19일까지 피해 면적이 3,500헥타르를 넘었다고 전했다. 수치가 서로 다른 것은 화재가 여전히 진행 중이었고 최종 피해 조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기는 한 보호구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세르비아 당국은 전국 여러 지역에서 야외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고했고, 응급 당국과 공영방송 RTS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스메데레보 인근 화재로 한 남성이 사망했다.
델리블라토 사막의 불길이 거셌지만, 인근 주거지를 지키기 위한 방어선은 유지됐다. 강풍으로 불이 주택 쪽으로 번질 때는 보호구역 주변의 한 작은 마을에서 대피가 이뤄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대부분의 보도는 이 항공기를 산불 진화용 Il-76P 급유기 또는 물폭탄 항공기로 소개했다. 다만 불가리아 매체 일부는 기종을 Il-76TD로 표기해 세부 형식에는 차이가 있다.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점은 Il-76 수송기에 산불 진화용 특수 물 투하 장치가 장착됐다는 사실이다.
러시아 비상 당국은 이 항공기가 한 차례 비행으로 최대 42톤의 물을 화재가 집중된 지역에 투하할 수 있으며, 최대 700×65미터 범위를 덮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러시아 측은 델리블라토 사막 상공에서 진행한 첫 투하에 42톤의 물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이 항공기는 호수나 바다에서 물을 퍼 올리는 수륙양용기가 아니다. 대형 수송기를 기반으로 한 육상형 물폭탄 항공기로, 지상 소방대와 헬리콥터가 접근하기 어려운 활성 화선에 한 번에 많은 물을 투하하는 데 강점이 있다.
첫 투하는 항공기의 역할을 보여줬지만,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이 작전이 산불의 전체적인 진행 방향을 얼마나 바꿨는지 단정하기 어렵다. 보호구역에는 여전히 불씨와 화점이 남아 있었고, 당국은 불이 완전히 꺼진 뒤에야 생태계 피해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Il-76의 세르비아 파견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매체와 일부 외신은 러시아 측 발표를 인용하면서, 지원 요청 자체는 세르비아가 직접 했다고 전했다.
이 표현으로 확인되는 것은 러시아 정부가 밝힌 승인 절차다. 푸틴 대통령이 비행 계획을 세우거나 항공기를 직접 선정하고, 현장 진화 작전을 지휘했다는 사실이 독립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실제 작전과 현장 인력 파견은 러시아 비상사태부와 세르비아에 파견된 전문팀이 담당했다.
이번 파견은 러시아와 EU 사이에서 실용적으로 움직여온 세르비아의 외교적 균형을 보여줬다. 세르비아는 EU의 긴급 지원 체계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필요한 규모의 항공기가 당장 उपलब्ध하지 않다고 판단하자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들였다.
이 선택으로 러시아는 세르비아에서 눈에 띄는 인도적 지원 역할을 맡게 됐다. 세르비아는 러시아와 오랜 정치·문화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다. 동시에 불가리아에서는 세르비아가 EU 대신 모스크바에 도움을 요청한 이유와, 러시아 항공기의 인도적 예외를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불편한 논의가 이어졌다.
그렇다고 이번 사건을 유럽에 산불 대응 체계가 없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는 없다. 오히려 여러 국가에서 폭염과 가뭄, 강풍으로 산불이 동시에 발생할 때 공동 대응 체계의 대형 항공기가 다른 현장에 묶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세르비아의 요청이 드러낸 것은 유럽 협력의 부재가 아니라, 지역 전체가 동시에 위기를 맞았을 때 즉시 동원할 수 있는 추가 역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Il-76 파견은 세르비아 당국이 유럽에서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힌 대형 산불 진화 능력을 러시아를 통해 보완한 조치였다. 항공기는 니시에 도착한 다음 날 델리블라토 사막 화재 현장에 42톤의 물을 투하하며 즉각적인 역할을 시작했다. 동시에 이 작전은 재난 대응이 제재, 영공 통과 허가, 외교적 메시지와 분리될 수 없다는 점도 보여줬다.
세르비아의 계산은 현실적이었다. EU를 통해서든 러시아를 통해서든, 당시 이용할 수 있는 가장 큰 산불 진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유럽에 남은 교훈도 분명하다. 지역 공동 대응 장치가 작동하려면 제도만 마련돼 있어서는 안 되며, 여러 재난이 한꺼번에 정점에 이를 때 실제 항공기를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예비 역량까지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