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는 디지털 자산의 분류와 감독 권한을 보다 명확히 하려는 ‘CLARITY Act’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법안의 통과를 촉구했지만, 법안은 상원에서 진전을 보지 못한 채 표결이 미뤄진 상태였다.
CLARITY Act가 통과되면 어떤 디지털 자산을 증권 또는 상품으로 볼지, SEC와 CFTC가 각각 어디까지 관할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법안의 상원 통과 가능성은 낮게 평가됐고, 입법 공백을 메우기 위해 규제 당국의 자체 규칙 제정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더리움은 8월 19일 이른 시간대에 약 1,917달러에 거래됐다. 이후 가격이 크게 오르며 8월 20일 일부 시장 보도에서는 2,255~2,257달러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상승을 백악관 회의나 문제의 지갑 매수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당시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강세를 보였고,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대규모 숏 포지션 청산이 발생했다. 가격이 오르자 하락에 베팅했던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강제로 정리하면서 자산을 되사야 했고, 이 매수세가 상승을 다시 가속하는 숏 스퀴즈가 나타난 것이다.
블룸버그는 약 한 시간 동안 10억 달러가 넘는 비트코인 숏 포지션이 청산됐다고 보도했다. 다른 시장 데이터는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더 광범위한 청산 물결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별도의 온체인 거래 계정은 롱 포지션으로 약 1,304만 달러를 벌었다가 이후 숏 거래 손실을 입어 해당 거래 라운드의 순이익이 약 676만 달러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계정을 ETH를 스테이킹한 지갑과 동일시할 근거는 없다.
고위급 정책 행사를 앞두고 상당한 규모의 매수가 이뤄졌고, 행사가 친암호화폐 정책 신호를 내놓은 뒤 시장이 상승했다는 점이 의심을 키웠다. 특히 해당 지갑은 즉시 매도하지 않고 스테이킹을 선택해 상승에 대한 장기 노출을 확보한 것처럼 보였다.
다만 시간적 선후관계만으로는 내부자 거래를 입증할 수 없다. ETH 5,000개는 개인 기준으로는 큰 규모지만, 이더리움 전체 시장 규모와 기관 투자자들의 통상적인 거래 흐름에 비하면 시장을 좌우할 정도의 물량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온체인 기록 역시 지갑을 통제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거래했는지, 왜 매수했는지를 일반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현재 보도에서도 해당 지갑과 정부 관계자 또는 회의 참석자 사이의 확인된 연결고리는 제시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암호화폐 내부자 거래를 판단할 때는 해당 자산과 거래가 증권, 상품 또는 다른 규제 대상에 해당하는지가 중요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디지털 자산 거래에 동일한 법리가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사실관계와 거래 수단에 따라 집행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CLARITY Act는 이런 관할권과 자산 분류의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법안이지만, 상원에서 표결이 지연되면서 관련 공백은 계속되고 있다. 그 결과 당분간 SEC와 CFTC의 규칙 제정 및 행정 조치가 시장의 규제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관련 발표나 행사를 앞두고 시기적절해 보이는 대규모 포지션이 포착됐다는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런 거래는 조사할 만한 신호일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위법 행위의 증거는 아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거래 내역과 지갑 잔액을 공개하지만, 지갑을 실제로 통제하는 개인이나 법인, 정보의 출처, 거래 의도까지 공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번 5,000 ETH 매수와 다른 ‘고래’ 거래 모두 현재로서는 정황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추가적인 자금 흐름, 소유자 확인, 통신 기록 또는 비공개 정보 접근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내부자 거래라고 단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