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조치는 산불에 노출되는 사람과 시설을 줄이고, 작은 발화가 대형 산불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유난히 건조해진 연료와 강풍이 동시에 나타나면 항공기, 소방 인력, 탐지 장비를 갖춘 지역에서도 진화 역량이 압도될 수 있다.
산불 관리는 피해를 줄이는 수단이지, 극단적인 산불 기상을 만들어내는 기후 조건 자체를 없애는 방법은 아니다.
유럽의 2026년 산불 시즌은 이번 전망을 이해하는 생생한 현재 사례다. 다만 2026년의 상황만으로 세기 말의 결과가 이미 현실화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공동연구센터(JRC)에 따르면 2026년 8월 18일까지 EU에서 606,327헥타르가 불탔다. 이는 같은 날짜 기준 2025년의 957,510헥타르보다는 적지만, 2006~2025년 장기 평균인 243,189헥타르보다는 훨씬 많은 규모다.
산불은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등 남부 유럽 국가뿐 아니라 더 북쪽 지역에도 영향을 미쳤다. 벨기에의 하이 펜스(High Fens)에서는 약 3,000헥타르가 불탔으며, 로이터통신은 이를 벨기에 사상 최대 산불로 보도했다. 8월 19일 기준으로는 8개 국가가 산불 지원을 위해 EU 시민보호 메커니즘을 가동했다.
보도에 따라 2026년 산불 시즌에는 20명 이상이 숨지고 수십만 명이 대피했으며,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만 30만 명 이상이 집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수치는 집계 시점과 보도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연구가 제시한 연간 평균 소실 면적과는 측정 대상이 다르므로 같은 지표처럼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
결국 2026년 산불과 연구 결과의 관계는 ‘방향성’에 있다. 올해의 산불은 유럽에서 극단적인 산불 기상이 더 큰 피해와 더 넓은 지리적 범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와 일치한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시즌만으로 2100년까지의 전망을 검증하거나 산불을 기후변화의 결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이는 진화 장비와 긴급 대응에만 의존하는 방식의 비용과 한계를 반영한 변화다. 유럽 기관들이 인용한 연구에 따르면 산불 예방에 1유로를 투자할 때마다 대응 및 복구 비용 약 4~7유로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는 여러 연구를 종합한 추정치이며, 모든 사업에서 동일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 지역과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한편 21억 유로가 이번 연구나 EU 산불 전략과 직접 연결된 정확한 산불 관리 투자액이라는 점은 제공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해당 금액을 평가하려면 EU 예산만 포함하는지, 회원국의 지출도 포함하는지, 어느 기간의 어떤 예방·대응 프로그램을 합산한 것인지 먼저 명확히 해야 한다.
이번 연구가 제시하는 해법은 선택지가 하나뿐인 대응이 아니다. 유럽은 고배출 경로를 피하기 위해 신속하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지금 당장 산불 예방과 경관 회복력, 조기 탐지, 대피 및 긴급 대응 역량에 투자해야 한다.
저배출 경로에서도 2070~2100년 산불 위험이 현재보다 커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적응 정책은 시급하다. 그러나 적응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이 덜 중요해지는 것은 아니다.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더 위험한 산불 기상을 만들어내는 기후 압력을 낮추고, 예방만으로 막을 수 없는 산불에도 지역사회와 자연환경이 버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