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연구진은 WIYN 망원경에 설치된 NEID 장비로 시선속도 관측을 진행했다. 행성이 공전하면 중력이 중심별을 미세하게 끌어당겨 별이 조금씩 흔들리는데, 이 움직임을 측정하면 행성의 질량을 추정할 수 있다. 통과 관측으로 얻은 반지름과 시선속도 관측으로 얻은 질량을 결합한 결과, GJ 523b의 이례적으로 높은 밀도가 드러났다.
즉, 통과 관측은 ‘얼마나 큰가’를, 시선속도 관측은 ‘얼마나 무거운가’를 알려준다. 두 관측을 함께 사용해야 GJ 523b가 왜 특별한지 확인할 수 있다.
행성은 젊은 별 주변을 둘러싼 가스와 고체 물질의 원반에서 만들어진다. 먼지와 작은 천체가 뭉치면서 암석 핵이 자라고, 핵의 질량이 커지면 주변 물질을 끌어당기는 중력도 강해진다.
이른바 핵융합이 아닌 핵 축적(core accretion) 모형에서는 암석 핵이 대략 지구 질량의 20배 안팎에 도달하면 주변 원반의 수소와 헬륨을 효율적으로 붙잡기 시작할 수 있다. 이후 가스 축적이 급격히 진행되면 핵은 두꺼운 대기 외피를 가진 가스 행성으로 성장한다.
물론 지구 질량 20배라는 수치는 모든 계에 적용되는 고정된 경계선은 아니다. 가스 원반의 온도와 공급량, 원반이 유지되는 기간, 고체 물질이 핵으로 유입되는 속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럼에도 GJ 523b의 질량 23.5배는 통상적인 조건이라면 두꺼운 가스 외피가 예상되는 영역에 들어간다. 그런데 관측 결과는 낮은 대기 질량 비율과 높은 밀도를 가리킨다.
현재로서는 확정된 형성 시나리오가 없다. 연구진은 GJ 523b를 새로운 이론의 증거라기보다 기존 행성 형성 경로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례로 제시한다. 검토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다음과 같다.
행성이 정렬된 원반 안에서 조용히 만들어지고 이동했다면 항성의 적도와 비슷한 방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큰 궤도 기울기는 행성 간 산란, 기울어진 외부 동반 천체의 섭동, 고이심률 이동, 또는 기울거나 휘어진 원시행성 원반에서의 형성 같은 복잡한 역사를 시사할 수 있다. 다만 현 관측만으로 이 가운데 어느 설명이 맞는지는 구분할 수 없다.
기울어진 궤도가 반드시 격렬한 사건이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질량과 밀도, 대기 조성에 이어 궤도까지 비정상적인 특징을 보인다는 점에서 GJ 523b의 형성 과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GJ 523b는 흔히 아해왕성급 행성이 나타나는 반지름 범위에 있으면서도, 평균 밀도는 암석 중심의 행성을 연상시킨다. 이 때문에 행성 핵의 성장, 가스 축적, 원반의 진화, 대기 탈출, 궤도 역학을 설명하는 모형을 시험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가 된다.
연구진은 ‘메가 지구’를 관측적으로 정의하기 위한 기준으로 반지름 2.1지구반지름 이상, 밀도 5.5g/cm³ 이상을 제안했다. 다만 이 명칭은 아직 널리 확립된 행성 분류라기보다 연구에서 제안된 개념에 가깝다.
한 개의 특이한 행성만으로 새로운 형성 경로를 확정하거나 전체적인 경향을 말할 수는 없다. GJ 523b가 드문 형성 과정의 결과인지, 예외적인 원반에서 태어난 것인지, 독특한 역학적 역사를 가진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앞으로 비슷한 메가 지구를 20~30개 정도 정밀하게 연구한다면, 이들의 특성이 항성의 나이와 질량, 금속함량, 공전 거리, 주변 행성의 존재, 궤도 정렬 여부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비교할 수 있다. 그런 상관관계가 드러나면 가스가 사라진 뒤의 늦은 조립인지, 원반에서의 특수한 성장인지, 격렬한 역학적 진화인지를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결과는 2026년 3월 25일 처음 제출된 arXiv 프리프린트로 공개돼 있으며, 논문은 The Astronomical Journal에 제출된 상태로 표시돼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정식 동료평가를 거쳤거나 학술지에 게재된 결과라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후속 관측과 심사 과정에서 행성의 질량·반지름 측정값, 대기 해석, 형성 시나리오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 단계에서 GJ 523b는 ‘암석 행성이 얼마나 크게 자랄 수 있는가’와 ‘언제 가스 행성으로 전환되는가’를 시험하는 흥미로운 초기 사례로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