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약 15억 달러가 창업자들에게, 60억 달러가 투자자들에게 배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넥스트웹은 매체별 보도 금액이 서로 다르며 양사 모두 거래 조건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거래가 실제로 75억 달러에 성사된다면, 오픈라우터의 기업가치는 불과 몇 달 사이 크게 뛰게 된다. 오픈라우터는 2026년 5월 1억1,3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할 당시 약 13억 달러의 투자 후 기업가치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75억 달러는 5월 평가액의 약 5.8배에 해당한다.
다만 비상장사의 투자 라운드 평가액과 인수 가격은 거래 구조와 조건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이 배수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비교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스트라이프가 제시한 인수 이유는 오픈라우터가 기업의 토큰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최적화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AI 소프트웨어가 더 많은 토큰을 소비할수록, 각 모델 호출의 가격과 속도는 제품 설계와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된다.
모델 게이트웨이는 모든 요청을 가장 비싼 모델로 보내는 대신, 필요한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모델을 선택하게 해 비용 구조를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 대규모 서비스에서는 이 선택이 제품의 마진, 응답 속도, 신규 모델 도입 속도를 좌우할 수 있다.
이 전략은 사용량 기반 사업에 대한 스트라이프의 기존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스트라이프는 복잡한 사용량 기반 과금 모델을 관리하는 기업 메트로놈(Metronome) 인수를 2026년 1월 완료했다. 또한 토큰 사용량을 추적하고 토큰 기반 결제를 지원하는 제품도 별도로 소개해 왔다.
두 기업의 역할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이 때문에 이번 거래는 일반적인 개발자 도구 인수보다 의미가 크다. 스트라이프는 특정 AI API에 대한 접근권만 사는 것이 아니라, AI 수요가 어떤 모델로 흘러가고 어떻게 수익화되는지를 좌우할 수 있는 접점을 확보하려는 셈이다.
스트라이프의 패트릭 콜리슨 최고경영자는 토큰이 AI 소프트웨어의 핵심 경제 단위가 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오픈라우터는 이 관점에 운영 계층을 더한다. 토큰 수요를 어느 모델로 보낼지, 그리고 그 요청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할지를 결정하는 역할이다. 스트라이프는 여기에 가격 책정, 청구, 결제와 정산 시스템을 제공한다.
결합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스트라이프는 결제 처리 기업을 넘어 AI 상거래 인프라 기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모델 선택과 AI 제품 운영에 필요한 금융 업무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스트라이프의 확장 행보는 이미 카드 결제 영역을 넘어섰다. 회사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브리지(Bridge)를 보도된 11억 달러 규모로 인수했고, 2026년 2월 공개매수에서 1,59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또 스트라이프와 어드벤트 인터내셔널이 페이팔에 530억 달러가 넘는 인수 제안을 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이는 완료된 인수가 아니라 제안에 해당한다.
오픈라우터의 마켓플레이스형 구조는 다중 모델 생태계를 뒷받침한다. 개발자는 공통 인터페이스를 통해 여러 공급자의 모델을 비교·사용할 수 있고, 신생 공급자는 모든 고객과 직접 연동하지 않아도 새로운 유통 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가격, 안정성, 지연시간, 전문 성능을 둘러싼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 개발자가 기술적 전환 비용 때문에 특정 모델에 계속 머무르는 현상도 완화된다.
다만 스트라이프가 소유주가 된다는 점은 중요한 변수다. 오픈라우터의 가치는 여러 공급자를 연결하는 신뢰받는 중개자라는 정체성에 partly 달려 있다. 플랫폼이 계속 개방적이고 중립적으로 운영된다면 스트라이프는 AI 공급자와 기업을 잇는 핵심 경제적 다리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공급자나 고객이 스트라이프가 특정 모델이나 자사 제품을 우대한다고 느끼면, 오픈라우터의 중립성은 약해질 수 있다.
스트라이프의 오픈라우터 인수는 특정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한 베팅이라기보다 AI 수요를 어디로 보낼지에 대한 베팅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약 75억 달러라는 가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략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모델 선택, 토큰 사용량 측정, 결제와 정산이 하나의 인프라 문제로 수렴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발자에게 이번 거래는 모델 중립적 아키텍처의 가치를 다시 보여준다. AI 공급자에게는 라우팅 계층을 통한 유통의 중요성을 부각한다. 그리고 스트라이프에는 소프트웨어의 결제를 처리하는 기업에서 AI 제품 내부의 경제 시스템까지 관리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