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은 Claude for Work와 Anthropic API를 포함한 상용 제품의 입력과 출력을 기본적으로 모델 학습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고객이 명시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데이터 사용을 허용하는 경우는 예외다.
앤트로픽의 논란이 된 5년 보존 정책은 기업용 데이터가 아니라 소비자 정책에 해당한다. 사용자가 대화나 코딩 세션을 Claude 개선에 활용하도록 허용하면, 비식별화된 데이터가 학습 파이프라인에 최대 5년 동안 보관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오픈AI의 이번 발표를 앤트로픽이 기업 데이터를 기본적으로 학습에 사용한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오픈AI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기업 데이터의 기본 학습 사용 여부보다는 데이터 보존 기간, 안전 처리 방식, 접근 통제와 같은 조건에 더 가깝다.
의료, 금융, 법률, 국방, 독점 소프트웨어처럼 기밀성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AI 모델의 성능만으로 공급업체를 결정하기 어렵다. 기업 조달 담당자는 보통 다음과 같은 항목을 함께 확인한다.
모델 품질은 여전히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비슷한 성능의 모델이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규제 대응 역량이 최종 선택을 가를 수 있다. 오픈AI는 ZDR과 Private Safety Processing을 통해 바로 이 조달 기준을 공략하려는 셈이다.
오픈AI가 모델 성능 외 요소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앤트로픽의 빠른 기업 시장 성장도 있다. 투자자 자료를 바탕으로 한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2026년 2분기 잠정 매출은 115억 달러를 웃돌았으며, 1년 전 7억8,700만 달러에서 14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이 수치는 연환산 추정치와 비상장 기업의 잠정 수치로, 감사가 끝난 재무제표를 직접 비교한 결과는 아니다. 그럼에도 수치가 보여주는 흐름은 분명하다. 앤트로픽이 기업용 도구를 앞세워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오픈AI는 ‘더 좋은 모델’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는 시장에서 데이터 보존과 안전 처리라는 새로운 경쟁축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