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치는 새로운 경제지표나 발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과 2주 남짓한 기간에 확률이 크게 뛴 것은 시장이 9월 인상을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라 ‘가장 유력한 경로’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로이터통신은 일본은행이 이르면 9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으며, 이후에는 현재의 연 2회 안팎 인상 속도보다 공격적으로 긴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는 일본은행의 판단을 잘 아는 관계자 3명이 인용됐다. 한 관계자는 “조기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다만 익명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는 정책위원들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일 뿐, 공식 결정문이나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확약과는 구분해야 한다.
일본은행은 7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1%로 동결했지만, 기조적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돌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에다 총재는 향후 정책 논의에서 물가 상승 위험에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7월 도매물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가격 압력이 일부 품목을 넘어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엔화 약세는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소비재 가격을 끌어올려 가계와 소매업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정책금리 1%만 보면 일본은행이 이미 긴축에 들어선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약 1.6% 안팎이라면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 금리 수준이 경제를 충분히 제약하지 못하고 있으며,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즈호의 글로벌마켓 부문 공동 책임자인 고시미즈 겐야는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을 근거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간격을 줄이고,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로 25bp씩 올릴 경우 정책금리가 1.5%에 이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다만 이는 일본은행의 전망이나 가이던스가 아니라 금융기관 관계자의 시장 전망이다. 다른 기관과 전문가들은 인상 시점과 최종 금리 수준을 다르게 보고 있다. 중립금리, 즉 경기를 부양하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금리 수준에 대한 추정치 자체가 넓기 때문이다.
생산성 향상을 동반한 설비투자가 이어진다면 일본의 중립금리 범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립금리가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도달 가능한 정책금리도 올라갈 수 있지만, 일본은행이 1.5%, 1.75%, 2% 이상 중 어느 수준을 목표로 삼고 있는지는 아직 정해졌다고 보기 어렵다.
일본 당국은 7월 말 미국과 함께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이례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개입 직후 엔화는 달러당 164엔 안팎에서 강세로 돌아서며 한때 큰 폭으로 반등했지만, 이후 상승분 일부를 되돌렸다. 8월 중순 환율은 다시 달러당 159.20~159.30엔 안팎에 머물렀고, 시장에서는 160엔을 중요한 경계선으로 봤다.
외환시장 개입은 급격한 움직임을 완화하고 일본은행에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엔화 약세의 핵심 배경으로 남아 있다면 개입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에는 두 가지 압력이 동시에 작용한다. 당국이 추가 개입에 나서면 당장의 금리 인상 필요성이 낮아질 수 있지만, 개입 효과가 빠르게 사라질수록 금리 차이를 줄이기 위한 통화정책 대응 압력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미국에서는 소매판매 둔화와 비교적 안정적인 물가 흐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즉각적인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졌다. 8월 중순 시장은 9월 연준 인상 확률을 약 31%, 12월까지의 인상 가능성을 약 69%로 반영했다.
일본은행이 9월에 금리를 올리고 연준이 당장 움직이지 않는다면, 양국 통화정책의 방향 차이는 엔화에 덜 불리해진다. 물론 미국과 일본의 실제 금리 차이는 여전히 크게 남겠지만, 추가적인 엔화 약세 압력을 완화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연준이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돌아서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만으로 엔화를 안정시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9월 BOJ 회의 전후로 미국의 고용·물가 지표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일본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율 환산 성장률은 1.1%로, 시장 전망치 2.0%를 밑돌았다. 가계 소비와 기업 지출이 약했던 영향이 컸다.
일반적으로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하면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늦추는 쪽으로 기울 수 있다. 특히 소비가 정체되고 설비투자가 약해진 상황에서 차입 비용을 높이면 내수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이번 성장률 부진만으로 단기적인 금리 인상 전망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은행이 성장 둔화보다 물가와 엔화 약세에서 발생하는 상방 위험을 더 크게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기존의 연 2회 안팎 인상에서 분기별 인상으로 전환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반면 일본의 높은 재정 부담은 금리 상승을 민감한 문제로 만든다. 국채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정부의 이자 비용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엔화가 다시 달러당 160엔을 향해 약세를 보이면 추가 개입 가능성도 커진다.
결국 9월 인상은 점점 유력해지고 있지만, 그 이후 매 회의 또는 분기별 인상이 이어질지는 물가·환율·성장률의 조합에 달려 있다. 현재 증거만으로 연말 정책금리를 1.5%로 단정하거나 2%를 넘는 최종 금리를 일본은행의 공식 목표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종합하면, 9월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신호는 시장 가격, 일본은행의 매파적 물가 경고, 엔화 약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그리고 내부 검토를 전한 보도 등 여러 경로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9월 인상과 더 빠른 긴축은 충분히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다만 약한 성장과 재정 부담이라는 제약이 남아 있어, 실제 정책 경로는 회의 직전 지표와 일본은행의 커뮤니케이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