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로봇 전략은 전기차 산업의 성장 과정과 자주 비교된다. 공공기관의 지원, 제조사 간 치열한 경쟁, 빠른 제품 개선, 부품부터 완성품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구축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비교가 유효한 이유는 로봇 역시 부품 가격, 모터와 배터리, 센서·전자부품의 공급, 제조 노하우, 충분한 사용자 기반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는 전기차보다 어렵다. 전기차는 비교적 기능이 명확하지만, 범용 휴머노이드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다양한 물체를 다루며 새로운 작업에 적응하는 동시에 사람 곁에서 안전하게 작동해야 한다.
따라서 로봇 산업에서 생산 규모 확대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기업들은 로봇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이 단지 시제품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지정학적 긴장도 커졌다. 7월 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사이버 보안과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신규 외국산 휴머노이드 및 4족 로봇을 규제 대상에 추가했다. 이 조치는 이미 미국 내 사용이 승인된 모델을 퇴출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미국 판매 승인을 받지 않은 신규 모델에 적용된다.
중국은 휴머노이드와 4족 로봇의 주요 공급국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영향은 중국 제조사에 가장 크게 미칠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당국은 안보 위험에 대응하는 동시에 자국 내 생산을 촉진하려는 목적도 밝혔다.
이제 중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경로는 더 좁아졌다. 동시에 미국 정책 당국은 첨단 로봇을 일반 수입 장비가 아니라 전략 기술로 취급하고 있다. 베이징 대회는 그 결과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은 셈이다. 중국은 로봇 산업을 키우려 하고, 미국은 그 규모가 자국의 의존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 한다.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50년 5조 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전 세계에서 10억 대가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가장 큰 설치 기반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는 현재 시장을 설명하는 수치가 아니라 여러 조건이 충족될 경우의 장기 시나리오다. 오늘날 판매량은 제한적이고 연구용 비중이 높으며, 신뢰성과 비용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해당 전망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
베이징 세계로봇대회에서 도출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결론은 중국이 이미 로봇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것도, 시연이 모두 과장이라는 것도 아니다.
중국은 대규모 로봇 산업을 뒷받침할 제조·금융·정책 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로봇을 빠르게 생산하고 개선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제 결정적인 질문은 따로 있다. 중국이 가진 규모의 강점을 기업이 감당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으며, 매일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로봇으로 바꿔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