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정은 단순한 ‘제품 교체’와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가르는 핵심이다. 폴더블 아이폰 구매자가 대부분 기존 아이폰 이용자라면 애플은 판매 제품의 가격대만 높일 뿐, 전체 수요를 크게 늘리지는 못한다. 반대로 기존 아이폰을 쓰지 않던 소비자를 끌어들이거나, 기존 고객이 일반 모델 대신 더 비싼 제품을 추가로 선택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Redburn은 애플이 새로운 카테고리에 진입할 때 기존 수요를 나눠 갖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 자체를 키운 사례에 주목했다. 분석에 따르면 AirPods와 Apple Watch가 출시된 뒤 각 카테고리의 추가적인 판매량 증가분 가운데 애플이 차지한 비중은 약 65~75%였다. 이는 폴더블 아이폰도 기존 아이폰 수요를 단순히 재배분하기보다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Redburn은 20262030 회계연도에 아이폰 매출이 시장 컨센서스보다 314%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이익 추정치는 2030 회계연도에 컨센서스보다 8~18% 높을 수 있다고 봤다.
이 전망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가 함께 반영돼 있다.
또 다른 분석 요약에서는 아이폰 판매가 2030 회계연도까지 연평균 12% 성장하고, 시장 전망치를 최대 14% 웃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애플이 제시한 공식 가이던스가 아니라 애널리스트의 전망이다.
Redburn은 애플 인텔리전스와 애플의 자체 기초모델 개발 수준을 ‘미흡하다’고 평가하며, 최첨단 AI 경쟁자들에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애플이 일부 생성형 AI 기능에서 구글의 Gemini에 의존하고 있으며, 구글이 애플에 지급하는 검색 기본 설정 관련 대금도 양사의 전략적 관계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봤다.
그러나 Redburn의 관점에서는 이 같은 약점이 곧 기회이기도 하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능력, 자체 설계 칩, 막강한 기기 유통망, 개인정보 보호 기능, 서비스 생태계라는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가장 강력한 AI 기초모델을 직접 개발하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실제로 쓰는 제품과 서비스에 AI를 깊이 결합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Redburn이 제시한 해법은 ‘패스트 팔로워 2.0(Fast Follower 2.0)’이다. 처음부터 기초모델 시장의 선두에 서려 하기보다, 성능이 검증된 오픈소스 모델을 채택해 애플의 하드웨어·칩·서비스 생태계에 통합하자는 전략이다.
가능한 선택지로는 엔비디아의 Nemotron 계열 모델이 언급됐다. 애플이 엔비디아와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양사의 거래나 파트너십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과거 애플과 엔비디아의 관계가 순탄치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따라서 이 시나리오는 현재 진행 중인 계약이 아니라, 애플이 경쟁력 있는 모델을 확보하고 이를 수십억 대 규모의 기기 생태계에 배포할 수 있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폴더블 아이폰의 가장 직접적인 위험은 출시와 제품 완성도다. 생산이 지연되면 핵심 촉매의 시점 자체가 늦춰진다. 디스플레이 주름, 힌지 내구성, 전반적인 하드웨어 품질 문제가 발생할 경우 초고가 제품에 기대되는 신뢰를 훼손할 수도 있다.
가격도 걸림돌이다. 소비자가 2,199달러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폴더블 아이폰이 기존 스마트폰 사용 경험을 획기적으로 바꾸기보다 점진적인 개선에 그친다면, 높은 가격이 판매량을 제한할 수 있다. 구매자 대부분이 다른 아이폰에서 갈아타는 경우에도 Redburn이 예상한 ‘추가 수요’는 줄어든다.
AI 전략 역시 조건부다. 애플이 계속 외부 업체에 의존할 수 있고,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실제로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픈소스 모델을 도입한다고 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AI 제품이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결국 이번 상향은 애플이 AI 문제를 이미 해결했다는 선언이 아니라, 전략을 바꾸고 실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투자 판단이다.
Rothschild & Co Redburn의 400달러 목표주가는 두 가지 선택적 상승 요인을 전제로 한다. 하나는 약 2,199달러의 폴더블 아이폰이 2027 회계연도에 1,400만 대 판매되고, 그중 일부만 기존 아이폰 판매를 잠식한다는 가정이다. 다른 하나는 애플이 최첨단 기초모델을 직접 개발하려는 접근에서 벗어나 강력한 오픈소스 모델을 생태계에 통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두 가정이 모두 맞아떨어지면 아이폰 ASP와 매출, 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 수 있다. 반대로 폴더블 아이폰이 늦어지거나 수요가 약하고, AI 전략 전환도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400달러 목표주가의 상당 부분은 사라질 수 있다. 이번 상향은 애플의 확정된 신제품이나 체결된 AI 계약보다,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두 가지 촉매에 대한 베팅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