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는 2025년 12월, Manus를 약 2조원(20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2026년 1월, 중국 상무부가 투자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입니다.
NDRC 역시 2021년에 도입되었으나 실제 사용된 적이 없던 '외국인투자안전심사(FISR: Foreign Investment Security Review)' 메커니즘을 가동했습니다.
창업자 출국 금지라는 초강수
상황은 2026년 3월에 극적으로 악화됩니다. 샤오홍과 지이차오는 베이징의 NDRC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고, 이후 중국을 떠날 수 없게 됐습니다. FT(파이낸셜 타임즈)는 당국이 이를 '자문'의 성격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두 경영진의 발이 묶인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2026년 4월 27일, NDRC는 'Manus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금지하고 관련 당사자들은 인수 거래를 철회하라'는 공식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국가 안보라는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NDRC가 '프론티어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의 외국 인수를 저지할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는 중국의 FISR 메커니즘이 공개적으로, 그리고 완료된 국경 간 거래를 뒤집기 위해 사용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베이징이 에이전틱 AI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간주한다는 명확한 신호였습니다.
메타는 즉각 명령을 수용했고, Manus와의 분리 작업은 약 4개월간 진행됐습니다. 2026년 8월 11일, Manus는 독립 회사로 재운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Manus는 메타에 인수된 2025년 12월 29일 이후 생성된 일부 사용자 데이터를 삭제해야 했습니다.
Manus는 사용자들에게 "이는 메타와의 분리 과정의 일부이며, 특정 지역의 규제 요구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창업자들의 출국 금지도 해제되었습니다.
텐센트, 새로운 최대 주주로
메타가 빠져나간 자리에는 중국의 기술 공룡 '텐센트(Tencent)'가 들어섰습니다. 텐센트는 Manus의 초기 투자자이기도 했는데, 2026년 7월부터 메타로부터 Manus를 되사오는 컨소시엄을 주도했습니다. 흥미롭게도 거래 가격은 메타가 지불했던 약 2조원으로 동일했습니다.
텐센트는 중국계 벤처캐피탈인 젠펀드(ZhenFund) 및 HSG(전 세쿼이아 캐피탈 차이나)와 함께 Manus를 되찾아왔으며, 이로써 텐센트는 Manus의 최대 외부 주주가 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글로벌 투자자와 기술 기업들에게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첫째, FISR은 소급 적용될 수 있다. 중국의 국가안보심사 메커니즘이 이미 완료되고 통합된 인수를 무효화한 첫 사례입니다. 이는 중국과 관련된 모든 기술 거래에 소급 위험(retroactive risk)이 존재함을 의미합니다.
둘째, 해외 법인 설립은 안전판이 아니다. Manus가 싱가포르로 이전했음에도, 중국은 창업자와 기술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했습니다. NDRC의 명령은 기술과 인재의 기원이 중국에 있다면 해외 법인 형태가 베이징의 권위로부터 벗어날 수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넷째, 프론티어 AI는 명확한 '레드라인' 섹터가 됐다. 이번 제재는 에이전틱 AI와 같은 프론티어 기술이 회사의 법적 소재지와 관계없이 외국(특히 미국)에 매각될 수 없는 국가 전략 자산으로 취급된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다섯째, 선호되는 결과는 '중국 소유권'이다. NDRC의 조치는 결국 핵심 AI 기술을 텐센트를 통해 중국의 손에 남게 했습니다. 이는 최첨단 AI 기술에 대한 국내 통제를 강화하려는 베이징의 정책을 재확인시킨 것입니다.
Manus 사건은 AI를 둘러싼 지정학적 대립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독점 금지나 수출 통제가 아닌, '국가 안보 심사'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이미 완료된 인수합병을 강제로 되돌린 사례입니다.
한 법률 분석가는 "베이징이 규제 도구함에서 꺼낸, 이전에 공개적으로 사용된 적 없는 무기"라고 평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 전달된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중국 기원의 프론티어 AI 기술이 관련된 거래는, 베이징이 최종 승인을 내리기 전까지는 결코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