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세부 조건은 엔비디아의 보증 한도입니다. 젠슨 황은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엔비디아의 지원은 각 개별 프로젝트당 최대 25% 로 제한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
금액으로 환산하면 엔비디아는 총 5000억 달러 중 최대 1250억 달러까지 잔존가치 보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75%의 금융 리스크는 월가 파트너사들이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
이는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엔비디아가 과도한 리스크를 떠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가 약 3% 하락했다가, 황 CEO의 이 같은 설명 이후 낙폭을 회복했습니다 .
이번 5000억 달러 규모는 확정된 자본이 아닌, 비구속적 양해각서(MOU) 에 기반한 목표치입니다. 구체적인 자금 집행 시한도 설정되지 않았으며, 개별 프로젝트별로 심사 후 자금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
이번 금융 플랫폼은 기존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뿐만 아니라 앤트로픽(Anthropic), 오픈AI(OpenAI) 등 프론티어 AI 연구소와 스타트업까지 광범위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합니다 .
엔비디아는 이미 AI 생태계 전반에 걸쳐 약 530억 달러(약 170건) 를 투자한 바 있습니다. 특히 2026년 7월, 로이터 통신은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데이터센터용 칩을 공급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
엔비디아만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쟁사 브로드컴(AVGO) 은 2026년 6월, 아폴로 및 블랙스톤과 함께 35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플랫폼을 출범했습니다 .
7월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모건스탠리 등 월가 은행들이 이 브로드컴-앤트로픽 패키지의 일부를 거래하기 시작했습니다. BofA 분석가 톰 커쿠루토는 브로드컴의 AI 칩 금융 차량이 2029년 중반까지 3700억 달러의 선순위 부채를 보유할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놓으면서 브로드컴 주가가 5% 이상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계획에 대해 여러 우려를 제기합니다:
순환 리스크(Circular Risk): 엔비디아가 1250억 달러의 백스톱을 보유함으로써 AI 시장이 침체될 경우 연쇄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비평가들은 AI 최종 수요가 아직 이러한 레버리지를 정당화할 현금 흐름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하드웨어 담보 가치 하락: GPU는 시간이 지나면서 급격히 감가상각됩니다. 특히 중국이 저가 컴퓨팅 파워를 시장에 대량 공급할 경우, 대출 담보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
공급 과잉 우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가 엔비디아 칩 담보 대출을 '주택저당증권(MBS)'에 비유한 점은 2008년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분석가들은 AI 컴퓨팅 용량의 공급 과잉과 부풀려진 칩 가치 평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
엔비디아의 이번 발표는 AI 반도체 산업의 금융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칩 공급업체를 넘어, AI 인프라 전체의 금융 중개자 역할로 도약하겠다는 포석입니다. 그러나 확정되지 않은 자금 규모, 명확하지 않은 타임라인, 그리고 구조적 리스크는 투자자들이 면밀히 주시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