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략의 가장 가시적인 예는 중국 최대 DRAM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CXMT다. 2026년 7월, 이 회사는 상하이 STAR Market에서 579억 2,000만 위안(약 86억 달러)을 조달하며 올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IPO를 기록했다 . 거래 시작과 동시에 주가는 약 466% 급등했는데, 이는 2026년 세계 10대 IPO 중 첫날 상승폭이 가장 큰 사례다 . 주가는 49위안으로 마감하며 CXMT의 시가총액은 약 3조 3,000억 위안(약 4,880억 달러)으로 불어나, 단숨에 중국 본토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 기업이 됐다 . 이 모든 것이 정부의 직접 지원이 아닌 공개 시장 투자자들의 수요로 이뤄졌다 .
2025년 글로벌 DRAM 시장의 7.67%를 점유한 이 회사는 IPO 자금을 주로 메모리 웨이퍼의 대량 생산에 사용할 계획이다 . CXMT의 DRAM 칩은 AI 데이터센터부터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기기에 탑재되며, 중국 AI 하드웨어 공급망의 핵심 연결 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 .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스타트업은 단연 딥시크다. 2026년 7월, 항저우에 본사를 둔 이 AI 혁신 기업이 상하이 STAR Market 상장을 앞두고 약 5,000억 위안(약 74조 원)의 가치로 신규 자금 조달을 계획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 딥시크는 2026년 6월에만 텐센트, CATL, 베이징 국립 AI 산업 투자 기금 등 투자자들로부터 74억 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
여러 언론에 따르면 딥시크는 회계 및 은행 자문사와 접촉하며 정식 IPO 준비에 착수했으며,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2027년에 상장할 가능성이 있다 .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약 500억 달러(약 67조 원) 수준으로 평가받던 회사가 이 같은 궤적을 그리는 것은, 중국의 최첨단 AI 연구가 더 이상 정부 지원금이 아닌 민간 및 공공 자본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자본 시장 주도 모델은 CXMT와 딥시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로봇 공학 기업 유니트리(Unitree)는 딥시크를 핵심 전략적 투자자로 맞이하며 STAR Market 상장을 준비 중이다. 딥시크는 이번 공모에서 약 1억 4,100만 위안(약 2,000만 달러) 상당의 93만 4,000주를 인수할 예정이다 . 이른바 '항저우 식스 타이거스' 스타트업 생태계의 교차 수분은 공개 시장이 중국의 차세대 기술 기업들의 주요 투자 회수 및 확장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
중국의 AI 자금 조달 전환은 미국에 비해 구조적인 자본 비용 우위에 힘입은 바 크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올해 3,700억 달러의 AI 자본 지출을 계획하는 반면, 중국의 주요 테크 기업들(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 바이트댄스)은 이 금액의 10% 미만을 투자할 예정이다 .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중국 하이퍼스케일러의 총 자본 지출은 1,240억 달러로, 미국 경쟁사들의 6,940억 달러보다 약 82% 적은 수준이다 .
하지만 이렇게 적은 투자로도 경쟁력 있는 결과를 내고 있다. 일부 추정에 따르면, 중국의 최고 AI 모델들은 훨씬 적은 지출에도 불구하고 이제 미국 성능 수준의 약 90%를 달성하고 있다 . 중국 기업들은 낮은 국내 인건비, 보조금이 지원되는 산업용 전력, 그리고 자본 집약적인 최첨단 연구보다 오픈소스 모델과 광범위한 도입을 선호하는 실용적 전략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 문샷 AI(Moonshot AI)의 키미 K2는 단 460만 달러에 학습시켰는데, 이는 오픈AI가 연구개발에 쓰는 수십억 달러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 이러한 효율성 중심 접근 방식 덕분에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자본 지출 대비 극히 일부만으로도 경쟁력 있는 AI 성과를 낼 수 있다 .
이는 단순한 자금 조달 방식의 변화가 아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산업 정책에 접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28조 달러 규모의 주식 및 채권 시장을 동원함으로써, 베이징은 성공적인 AI·반도체 기업들이 정부의 직접 지출에 의존하는 대신 공공의 자본 수요를 활용할 수 있는 자생적인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 CXMT의 IPO만 보더라도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AI 관련 주식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뒤따를 스타트업들의 행렬은 이 모델이 이제 막 시작되었음을 시사한다 .
딥시크, 유니트리 등 '항저우 식스 타이거스' 스타트업들이 공개 상장을 준비하면서 한 가지 패턴이 명확해지고 있다. 중국의 AI 자금 조달 모델은 더욱 효율적이고, 빠르며, 전통적인 정부 보조금으로부터 점점 더 독립적인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