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실적은 단연 AI 반도체 수요 덕분입니다. TSMC의 첨단 공정인 3나노미터(nm)와 5nm 공정을 사용하는 AI 가속기, 고성능 컴퓨팅(HPC), 스마트폰용 칩 주문이 급증한 것이 주 요인입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의 AI GPU를 독점 생산하고 애플(Apple), AMD 등 주요 빅테크의 핵심 공급사로서 TSMC는 AI 공급망에서 가장 중요한 병목 지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시장 분석가들은 "AI 붐 속 첨단 공정에 대한 전 세계적인 강한 수요"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미 지난 7월 16일 발표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TSMC는 2026년 전체 실적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TSMC의 발표 중 시장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자본 지출(CapEx)' 규모였습니다. TSMC는 2026년 자본 지출 계획을 기존 520억560억 달러에서 **600억640억 달러(약 64조 원)**로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약 15% 증가한 금액입니다.
웬델 황(Wendell Huang) CFO는 자본 지출의 약 7080%가 차세대 N2(2나노) 및 N3(3나노) 같은 첨단 공정 기술에, 약 10%는 특수 기술, 1020%는 첨단 패키징, 테스트 및 기타 기술에 할당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추가로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하여 2나노 이하 공정과 첨단 패키징 생산라인을 증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TSMC 경영진은 향후 3년간 자본 지출이 과거 3년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시사하며, 이번 투자가 일회성 조정이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과 밝은 전망에도 불구, TSMC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 압력을 받았습니다. 시장은 'AI'라는 성장 동력의 지속 가능성보다는 '막대한 투자'가 가져올 단기 수익성 악화와 불확실성에 더 주목했습니다.
투자자들의 핵심 우려는 명확합니다. AI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수백억 달러를 인프라에 쏟아붓고 있는 가운데, TSMC의 자본 지출 증가와 마진 압박은 '이 섹터의 가치 평가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록적인 매출도 AI 투자 심리를 완전히 부활시키지는 못했습니다.
TSMC의 공격적인 투자는 AI, HPC, 5G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다년간 지속될 수요에 대한 확신에 기반합니다. 그러나 N2(2나노) 공정 램프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초기 비용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전까지의 단기 마진 하락, 그리고 천문학적인 자본 지출 규모는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3분기 매출 전망치를 3.4% 상향한 454억 달러, 2026년 연간 매출 전망치를 4.1% 상향한 1716억 달러로 각각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더 높은 투자 강도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TSMC는 AI 산업을 위한 유일한 첨단 칩 제조사로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점점 더 '과연 이 막대한 자본 투자가 앞으로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TSMC의 행보를 두고 "AI 수요의 지속 가능성에 건 640억 달러의 베팅"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