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충격적인 고용 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인상 전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고, 미국 달러는 급락했으며, 금값은 7주 만에 최고치인 4,350달러를 돌파하는 강력한 랠리를 연출했습니다 . 하지만 이번 금값 급등은 고용 보고서만의 힘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이란과 오만 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 진전으로 유가가 급락하며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고용 쇼크가 그야말로 '도화선' 역할을 한 셈입니다.
경제학자들은 80,000~95,000명의 일자리 증가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23,000명이 감소했습니다 . 5월 고용은 129,000명 증가에서 63,000명으로, 6월은 57,000명에서 20,000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
헤드라인 수치만 놓고 보면 암울하지만, 세부 내용은 다소 혼재된 신호를 보냈습니다. 전체 감소분의 상당수는 53,000명 감소한 정부 부문(주로 지방 교육청)에 집중되었는데, 이는 경제학자들이 추후 수정될 가능성이 있는 계절적 요인이라고 분석한 부분입니다 . 실제로 민간 부문은 30,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그러나 소매업(-19,000명)과 레저·접객업(6월 -43,000명에 이어 7월 -4,000명)에서는 확연한 약세가 확인되었습니다 .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도 둔화되어 12개월 기준 3.2%로, 2021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시사했습니다 . 실업률은 6월 4.2%에서 7월 4.1%로 소폭 하락했지만, 이는 264,000명이 노동시장을 이탈한 결과로, 경제활동참가율은 5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
현물 금은 이날 2.3% 급등하며 온스당 4,336.11달러를 기록했고, 장중 한때 4,367.80달러까지 치솟아 6월 17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 키티코(Kitco)는 4,367.80달러, 인덱스박스(IndexBox)는 4,363달러로 보도하는 등 여러 매체가 금값의 4,350달러 돌파를 확인했습니다 . 이로써 금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주간 상승률은 7%를 넘어서며 1월 이후 최고의 주간 성과를 예고했습니다 .
로이터는 "약한 고용 데이터가 금리 인상 기대감을 완전히 무너뜨렸다"고 분석했습니다 . 보고서 발표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지만, 고용 감소와 기존 수치 하향 조정, 그리고 임금 상승 둔화가 더해지면서 매파적 베팅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
이번 금값 급등은 단순히 나쁜 소식에 대한 '깜짝 반응' 이상이었습니다. 고용 쇼크는 일련의 거시경제적 연쇄 반응을 촉발했고, 이는 금에 전형적인 강세 재료로 작용했습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사라지면서 달러는 약세 압력을 받았고, 달러로 거래되는 금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더 저렴해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 동시에 미국 국채 금리도 하락했습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보고서 발표 직전 4.67%에서 약 4.60%로 떨어졌습니다 . 금리는 금 보유의 기회비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집니다 .
금 시장은 이미 주 초반부터 상승 동력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8월 5일 발표된 ADP 민간 고용이 예상치(68,000명)를 밑도는 44,000명을 기록하며 금값을 4,200달러 위로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 금요일의 공식 고용 보고서는 이에 결정적인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금의 급등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은값도 동반 급등했습니다. 고용 쇼크로 인한 금리 하락과 연준 긴축 기대 약화는 은값에도 강한 상승 동력을 제공했습니다 . 주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2027년 상반기까지 금이 5,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7월 고용 보고서가 금값 4,350달러 돌파의 즉각적인 방아쇠였다면, 그 움직임을 증폭시킨 것은 바로 유가 급락이었습니다. 유가 하락은 고용 보고서 발표 며칠 전부터 이란과 오만 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 진전에 힘입어 시작되었습니다.
브렌트유는 8월 3일 5.3% 급락하며 배럴당 79달러 선까지 떨어졌고, 8월 4일에는 3주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습니다 . 8월 5일,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항로의 지리적 좌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고 , 8월 7일에는 미국 관리가 "곧 합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
이는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세계 석유 물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2026년 2월 말 발발한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사실상 봉쇄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 해협 재개방은 유가에 엄청난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낮아진 유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켜 연준의 긴축 필요성을 줄였고, 결과적으로 달러 약세와 금값 상승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
이러한 요인들의 결합은 금과 다른 귀금속에 드문 '완벽한 폭풍'을 만들어냈습니다. 약한 고용 보고서는 방아쇠 역할을 했지만, 유가 하락과 호르무즈 해협 협상 진전이라는 기존의 강한 순풍 덕분에 금값 상승은 단발성 급등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금값은 다음 주 월요일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으로 4,322달러 선까지 소폭 하락했지만 , 근본적인 거시 환경, 즉 약화되는 노동 시장, 사라진 금리 인상 기대, 약달러, 그리고 유가를 끌어내린 지정학적 진전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시장의 다음 핵심 테스트는 9월 연준의 결정을 가늠할 핵심 지표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