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의 핵심 성과는 뇌에 고정된 방식으로 자극을 가하는 대신, 뇌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피드백 받아 자극 패턴을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폐쇄루프(closed-loop)' 시스템을 구축한 점입니다.
연구에는 외상성 뇌손상으로 시력을 잃은 27세 남성 참가자가 참여했습니다. 그는 스페인 엘체의 IMED 병원에서 6개월간 시각 피질에 96개 채널의 전극 어레이를 임시 이식했고, 이를 통해 연구진은 뇌를 자극하는 동시에 뇌의 반응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
이 시스템으로 AI가 설계한 자극 패턴은 기존 방식보다 목표한 뇌 활동을 더 정확하게 재현했을 뿐만 아니라, 더 적은 전류로도 원하는 효과를 냈습니다. 이는 향후 장치의 부작용을 줄이고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데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
연구팀이 개발한 심층 신경망은 단순히 '어느 전극에 얼마만큼의 전류를 흘릴지'만 예측하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점은 **자극 직전 뇌의 휴지기 활동(resting activity)**까지 모델의 입력 변수로 포함시켰다는 사실입니다 .
모델은 먼저 다양한 자극 조건에 따른 뇌의 반응을 학습했습니다. 이후 학습된 모델을 역으로 활용해, 원하는 특정 신경 활동 패턴을 이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자극 설정값을 스스로 탐색했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예측'을 넘어선 '제어'의 단계로, 고정된 공식을 벗어나 뇌의 현재 상태에 적응하는 시스템의 핵심입니다 .
이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전기 자극 신호 자체보다 뇌에서 실제로 기록된 신경 활동이 참가자의 시각 경험(포스펜의 모양, 색, 밝기)을 훨씬 더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점입니다 .
즉, 과학자들이 특정 전극에 특정 전류를 흘려보냈다고 해서 참가자가 항상 같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자극이더라도 그 순간 뇌가 어떤 상태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각 경험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신경보철학의 핵심 난제를 보여주는 결과로, 뇌는 단순한 신호 수신기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감각을 창조하는 기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
이번 연구는 고정된 프로토콜로 작동하던 기존 시각 보철 장치를, 사용자의 뇌 역학을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실시간으로 자극을 조정하는 '지능형 인터페이스'로 진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
주요 시사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 명의 참가자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지만, 이 프레임워크는 뇌졸중, 신경퇴행성 질환, 외상으로 인한 실명 치료제로서 시각 피질 보철 장치를 실험실에서 임상 현장으로 옮기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