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비코카 대학교(University of Milano-Bicocca)의 마르코 구이(Marco Gui) 연구팀은 이탈리아 북부 28개 학교의 5,227명 학생들을 추적 조사했다. 연구진은 학생들이 첫 개인 SNS 계정을 개설한 나이와 이후 이탈리아 전국 표준 학력평가(INVALSI)에서 이탈리아어, 수학, 영어 과목의 점수를 연계 분석했다 .
분석 결과 6학년(11~12세) 때 첫 SNS 계정을 만든 학생들은 9학년(14~15세) 이후에 만든 학생들에 비해 8학년(13~14세) 시점에 이탈리아어에서 약 0.22 표준편차, 수학에서 약 0.18 표준편차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 연구진은 이 0.2 표준편차의 차이가 약 6개월 분량의 학교 학습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
더 충격적인 점은 이 격차가 시간이 지나도 좁혀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10학년(15~16세)이 되었을 때 이탈리아어 격차는 0.22 표준편차로 유지됐지만, 수학 격차는 0.27 표준편차로 오히려 더 벌어졌다 . 7학년이나 8학년에 뒤늦게 SNS를 시작한 학생들도 늦게 시작한 또래보다 성적이 낮았지만, 그 격차는 6학년 시작 그룹보다는 작았다 .
연구진은 이 효과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적되는(compounding)"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즉, 시작 시점이 이를수록 학업에 쌓이는 손해가 더 커지는데, 이는 지속적인 주의 산만, 학습 시간 감소, 그리고 왜곡된 학습 습관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
흥미롭게도, 이 연구에서 영어 시험 점수는 SNS 조기 사용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 연구진은 이탈리아에서 영어는 외국어이기 때문에 주로 교실 수업을 통해 배우고, SNS에서 영어 콘텐츠에 노출되는 정도가 적다는 점을 이유로 추측했다. 또한 학생들이 SNS를 통해 영어 콘텐츠를 접하는 것이 오히려 학습 시간 손실을 일부 상쇄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
이 연구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아동의 SNS 접근을 제한하는 법안이 급속도로 도입되는 시점에 발표되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조기 SNS 사용이 학습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하며" 연령 기반 규제의 논리적 근거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 그러나 이 연구가 관찰 연구(observational study) 라는 점은 분명히 해둬야 한다. 즉, 조기 사용자와 후기 사용자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인과관계를 완전히 증명할 수는 없다 . 자녀의 자기 조절 능력이나 가정 환경 같은 다른 요인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는 명확한 용량-반응 패턴(dose-response pattern)을 보여준다. 즉, SNS를 일찍 시작할수록 학업 결손이 더 컸고, 그 결손은 수년간의 학업 기간 동안 누적되었다. 아이의 첫 SNS 계정 생성 시점을 고민하는 부모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이 연구는 분명한 기준을 제시한다: 최소 14~15세까지 기다리는 것이 학업에 상당한 이점을 가져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