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의 2분기 실적은 어떤 기준으로 봐도 이례적이었다.
이 중에서도 구글 클라우드의 성과는 단연 돋보였다. 82%의 성장률은 올해 1분기 63%, 작년 4분기 48%에서 가파르게 가속화된 수치로, AI 인프라와 기업용 AI 솔루션에 대한 수요 폭발을 그대로 반영한다. 클라우드 부문의 영업 이익은 88억 달러로 1년 전(28억 달러)의 3배로 늘었고, 영업 이익률은 35.6%까지 확대됐다.
시장을 움직인 가장 중요한 숫자는 바로 알파벳의 자본 지출(CapEx) 가이던스였다.
이러한 투자 규모의 증가는 전례 없는 수준이었다. 전체 지출의 약 60%는 서버에, 40%는 데이터센터 및 네트워크 장비에 할당될 예정이다.
탄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알파벳 주식은 7월 22일 시간 외 거래에서 약 5%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기록적인 지출 규모와 데이터센터 투자로 인해 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59억 달러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느꼈다.
중요한 맥락은 알파벳 주가가 실적 발표 전 정규장에서 이미 1.9% 상승한 357.33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시간 외 하락은 AI 성장 테마에 대한 신뢰 상실보다는 단기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 시장은 동일한 실적 보고서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봤다. 단기 잉여현금흐름보다는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AI 칩 수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신호에 주목한 것이다. 그 결과는 광범위한 반도체 주도 랠리였다.
중국 AI 및 기술주도 7월 23일 랠리에 동참했지만, 약간 다른 양상을 보였다.
상하이 종합 지수는 소폭 상승한 반면, 선전 성분 지수는 기술주가 주도하며 0.9% 올랐다. 중국 AI 하드웨어 및 반도체 주식은 이미 2026년 상반기에 60% 넘게 급등한 상태였고, 일부 반도체 공급망 기업들은 1,000%가 넘는 이익 증가를 예고했다. 하지만 수개월간의 랠리 이후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 추가 상승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7월 23일의 상승 동력은 역시 알파벳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었다. 이는 중국 AI 기업들도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붐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7월 23일의 랠리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이는 아시아 반도체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컸던 시기를 거친 후에 나온 결과였다. 직전 몇 주 동안 시장은 지정학적 긴장, 인플레이션 우려, 그리고 상반기 랠리 이후 거품에 대한 공포로 인해 롤러코스터 장세를 겪었다. 게다가 SK하이닉스는 7월 초 약 245억 달러 규모의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이러한 조정 국면 덕분에 긍정적인 재료 하나만으로도 큰 폭의 반등이 가능했던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알파벳의 실적이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정점이 아닌 가속화 단계에 있음을 확인시켜줬다고 입을 모았다.
알파벳 실적 외에도 몇 가지 거시 경제 요인이 이번 랠리에 힘을 보탰다.